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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삼성전자·소니 등 디지털TV 기술경쟁
[비즈니스] 삼성전자·소니 등 디지털TV 기술경쟁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3.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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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TV를 두고 국내외 전자업체들 사이에 기술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4월말 삼성전자가 자연 영상을 그대로 재현해주는 ‘DNIe’ 신기술을 적용한 디지털TV를 출시한 데 이어, 브라운관 TV의 강자인 소니도 최근 자체 영상처리 기술을 탑재한 디지털TV를 국내에 출시했다.
여기에 LG전자와 대우일렉트로닉스 등도 자체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어서, 고화질 경쟁을 둘러싼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6월18일 소니코리아는 42인치 디지털TV ‘KE-42MR1K’를 출시하며, 자사의 고화질 영상 구현 기술인 ‘베가 엔진’(Wega Engine)을 처음으로 탑재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베가 엔진은 시스템 안의 모든 신호를 통합적으로 처리해 디지털화하는 것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상신호 저하 현상이나 잡음 등을 줄인 기술이다.
소니코리아는 우선 42인치 PDP TV 한 모델로 시장을 두드린 다음, 올 가을께는 50인치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PDP TV보다 값이 비싸고 화질이 뛰어난 LCD TV는 올해 안에 32인치 모델을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제품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소니코리아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는 맞수인 삼성전자가 자체 신기술을 내놓은 뒤 곧바로 이어진 것이기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6년부터 화질개선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들어간 이래 7년여 만에 완성한 고선명·고섬세 기술인 DNIe를 내놓으며 “어떠한 압력 신호에서도 자연스럽고 깨끗한 화질을 구현해준다”고 자랑한 바 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홍창화 상무는 “삼성전자는 PDP와 LCD 패널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지만, 소니는 둘 다 없다”며 “소니가 브라운관 TV에 강점을 갖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취약점을 드러낼 것”이라며 디지털TV 부문에선 삼성전자가 우세할 것임을 은근히 내세웠다.
덧붙여 “기존 소니의 기술은 브라운관 TV에서 잘 재현되는 화질구현 기술”이라며 “DNIe는 PDP·LCD·프로젝션 TV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에 맞는 화질재현 기술”이라고 우월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소니쪽도 기술적인 자부심에 있어 물러서지 않는다.
소니쪽은 1960년 세계 최초로 휴대용 트랜지스터 TV를 출시한 이래 TV 기술에 관한 한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과 노하우를 앞세워, 디지털TV 부문에서도 기술적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직녀성’을 뜻하는 ‘베가’ 브랜드’도 1996년 세계 최초로 완전평면 TV(28인치)를 내놓으며 탄생시킨 것으로, 이미 앞선 기술을 채택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또한 이번에 내놓은 제품은 받침대를 투명 유리 소재로 제작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플로팅 디자인’을 채택, 디자인 면에서도 경쟁력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소니가 내놓은 베가 엔진을 탑재한 PDP TV 가격은 1400만원대로, 삼성·LG전자의 동급 제품보다 두배 가량 비싸다.
하지만 소니쪽은 기술적 우위를 내세워 충분히 시장에 먹혀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군호 소니코리아 이사는 “국내에서 삼성·LG전자 등과 양적인 경쟁을 벌일 생각은 없다”며 “글로벌 시장전략에 맞춰 제품을 출시할 것이며, 질적인 면에서 승부를 벌일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이밖에 LG전자도 지난 4월말 화질개선 기술인 ‘XDR’의 기술개발을 끝내고 자사 디지털TV에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대우일렉트로닉스 또한 밝기와 명암비를 향상시킨 ‘어드밴스드PLE’와 자연색 재현기술인 ‘CCP’ 등으로 맞서고 있다.


주요 전자업체들이 디지털TV 관련 신기술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기존 브라운관 TV와 차별화되는 디지털TV의 핵심 요소가 바로 화질이기 때문이다.
또한 ‘베가’나 ‘DNIe’처럼 기술 자체를 브랜드화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올해 전 세계 PDP TV 시장규모는 120만대, LCD TV는 이보다 3배나 큰 360만대 규모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PDP TV 부문에서 10%, LCD TV 시장에서 2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니코리아 또한 2008년께면 PDP·LCD TV의 시장점유율이 49%까지 오르는 등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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