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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털사이트 블로그 열풍
[비즈니스] 포털사이트 블로그 열풍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3.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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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블로그가 뭐지?”


인터넷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최근 자주 등장하는 ‘블로그’라는 말에 궁금증을 느꼈을 법하다.
인터넷 업체마다 블로그 기능을 제공한다는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있고, 여기저기에서 블로그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Blog)란 웹(Web)의 B와 로그(log)의 합성어로, 웹의 게시판과 개인 홈페이지, 커뮤니티 기능을 복합적으로 구성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일컫는 말이다.
기존의 개인 홈페이지에 비해 좀 더 쉽고 편하게 만들 수 있고, 자유롭게 글과 사진,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설명하면 2~3년 전에 유행했던 개인 홈페이지와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여기엔 미국과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차이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우리나라에선 초고속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이미 한 차례 홈페이지 열풍이 분 적이 있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마다 개인 홈페이지용 저장공간을 내주고, 간단하게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템플릿도 제공했다.
하지만 템플릿을 따라 홈페이지를 만들려면 기본적인 웹페이지 언어(html)를 조금은 알아야 했다.
여전히 일반 네티즌들에겐 ‘어렵다’는 장벽이 존재했던 셈이다.
특히 홈페이지는 만들기도 어렵거니와 업데이트도 쉽지 않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또 개인이 만든 홈페이지에는 방문자도 거의 없다는 한계에도 부딪치게 됐다.
그러면서 홈페이지 바람은 잠시 수그러들었다.
대신 개설자만 수고를 하면 되는 커뮤니티 중심으로 유행이 바뀌었다.



1인 미디어, 미국서 큰 호응

한편 미국에서는 우리와 같은 홈페이지 열풍이 없었다.
그러다 최근 개인 사이트 붐이 일기 시작했다.
미국의 개인 사이트들은 우리의 개인 홈페이지와는 다소 다른 형태를 띠었다.
우리의 개인 홈페이지는 화려한 외양, 다양한 메뉴 구성 등 기술적인 면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형식은 단순하지만 정보와 지식을 교류하기 위한 장으로 발전을 해나갔다.
그리고 이를 위해 ‘블로그’라는 형식이 나오게 됐다.


블로그는 마치 신문 사이트와 같이 첫화면에 항상 새로운 글의 내용과 사진이 오르도록 만들어진 사이트라고 이해하면 쉽다.
일단 개설자는 자신의 블로그 사이트를 만드는 게 매우 쉽다.
블로그를 지원하는 곳에 가서 클릭 몇 번만 하면 자신의 사이트가 완성된다.
또 날마다 새로 올린 내용이 늘 맨 위로 올라가도록 만들어져, 사이트 업데이트에 대한 고민도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블로그 링이라는 서비스에 의해 자신과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도 쉽다.
댓글쓰기가 갖춰졌을 뿐 아니라, 친구들의 블로그 사이트를 쉽게 불러다 볼 수 있다.
자신이 늘 가는 커뮤니티나 게시판을 자신의 블로그 사이트에 연결해 놓으면, 자기가 쓰는 글들을 한번에 모두 그 게시판에 올릴 수도 있다.
또 자기의 블로그 사이트를 연결해 놓은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어, 동일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만들기도 쉽다.


미국에서 이런 형식으로 발전해 가던 블로그는 최근 이라크전을 계기로 매우 주목받게 됐다.
이라크전 취재를 하던 리포터들이 자신들의 개인 블로그 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알린 것이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블로그가 1인 미디어를 만들기에 적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 사이트를 통해 이라크 뉴스를 접하고 논의하면서, 블로그는 빠른 속도로 전파됐다.


그러자 우리나라에서도 블로그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생겼다.
블로그 www.blog.co.kr, 블로그인닷컴 www.blogin.com 등 블로그 전문 사이트들도 생겨났고, 한미르 www.hanmir.co.kr에서도 블로그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불을 댕긴 것은 파급력이 큰 포털 사이트들이었다.
커뮤니티가 강한 싸이월드 www.cyworld.com와 네오위즈의 세이클럽 www.sayclub.com이 블로그를 지원하는 미니홈피 사이트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드림위즈 www.dreamwiz.com도 ‘홈피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얼마 전 NHN의 네이버 www.naver.com가 ‘페이퍼’라는 이름으로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음 www.daum.net과 야후코리아 www.yahoo.co.kr도 하반기에 블로그를 시작할 계획이다.
빠른 시간 안에 블로그는 포털의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블로그가 우리나라에 토착화되는 모습은 미국과는 조금 다르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에선 블로그 사이트 꾸미기를 통해 수익에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바타가 나온 이후, 개인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자신을 알리려는 욕구가 크게 늘어났다.
그 욕구를 이젠 블로그를 통해 분출하고 있는 셈이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선 ‘한국적 블로그’의 양상이 두드러진다고 이야기한다.
즉 커뮤니티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네티즌들이 이젠 개인 블로그 사이트끼리 소통을 나누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바타로 자신을 표현하던 네티즌들이 블로그 사이트로 자신을 표현하고, 그곳에서 블로그를 통해 대화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네티즌, 커뮤니티에서 블로그로 이동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내용 위주의 블로그보다도 꾸미기 위주의 블로그들이 많이 늘어났다.
싸이월드와 세이클럽의 미니홈피는 모두 미니룸과 플레이룸 꾸미기를 통해 수익을 거두고 있다.
아바타와 같이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기 위해 아이템을 사는 네티즌들이 무척 많기 때문이다.
드림위즈도 스킨꾸미기를 통해 수익을 거둘 계획을 갖고 있다.
사진을 많이 올리기 때문에 더 많은 저장공간을 유료로 팔 수도 있다.
“네티즌의 반응도 홈페이지에 비해 폭발적이다”는 게 드림위즈 관계자의 설명이다.


물론 네이버의 페이퍼와 같이 블로그의 원개념에 가까운 서비스도 있다.
페이퍼는 단순하게 내용과 이미지를 올리는 기능만 제공한다.
네이버가 검색서비스 기반이라 개인들의 정보를 나누는 개념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미디어 포털을 선언한 다음은 그래서 고민이 깊다.
이미 칼럼서비스, 카페서비스 등을 통해 비슷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는 다음은 어떤 서비스와 시너지를 내는 방식으로 블로그를 등장시킬지 고심하고 있다.
여하튼 블로그는 아바타의 뒤를 이을 차세대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포털들의 기발한 창의력이 또다른 대어를 낚을지 모르는 순간에 이른 것이다.








프리챌 유료화 ‘없던 일로’

프리챌이 커뮤니티 유료화 7개월 만에 다시 무료 커뮤니티를 제공한다.
프리챌은 지난해 11월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키며 커뮤니티를 유료화로 전환했다.
최고 120만개까지 달했던 프리챌 커뮤니티는 유료화 논란 이후 40만개로 줄었고, 이 가운데 유료로 전환한 커뮤니티는 27만개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프리챌 커뮤니티를 이용하던 네티즌들은 유료화 전환문제로 매우 뜨거운 논쟁을 벌여야 했다.
하지만 프리챌 측은 “27만개의 커뮤니티를 유료화로 이끈 것은 성공적”이라는 자평을 해왔다.


그러나 프리챌은 또다른 문제로 손을 들고 말았다.
바로 신규 커뮤니티 개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존 이용자들을 유료화로 이끄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유료라는 진입장벽 때문에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에는 실패하게 된 것이다.
특히 프리챌은 최근 미디어적 성격을 강화한다고 밝혀, 신규 가입자 감소는 큰 문제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미디어적 성격을 펼치기엔 트래픽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국 프리챌은 지난 3월말 20살 이하의 미성년자들에게 무료 커뮤니티를 허용한 데 이어, 전면적으로 유무료 커뮤니티를 병행하기로 결정했다.
유료 커뮤니티는 300M의 용량과 통계기능, 마스터 관리기능 등을 제공받고 배너광고도 없지만, 무료 커뮤니티는 50M의 용량을 제공받고 배너광고를 다는 게 다를 뿐이다.
유료로 전환하지 않아 사용이 정지됐던 커뮤니티들도 다시 이용 가능하고, 유료 커뮤니티를 무료로 전환할 수 있다.
이로써 프리챌은 사업의 긴 흐름을 보지 않고 유료화를 단행해, 이용자들에게 혼란을 안겼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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