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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영화계 두 공룡 ‘방학 사냥’
[비즈니스] 영화계 두 공룡 ‘방학 사냥’
  • 류현기 기자
  • 승인 2003.07.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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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와 플레너스, 제2 라운드…국내외 대작 앞세워 흥행 맞대결


한국영화계의 투톱 CJ엔터테인먼트와 플레너스의 흥행대결이 여름방학을 앞두고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전반기에는 CJ엔터테인먼트가 62% 투자한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492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고, 연이어 70% 투자한 <살인의 추억>은 이미 관객동원 500만명을 넘어섰다.
전반기는 일단 CJ엔터테인먼트의 승리로 볼 수 있다.
CJ엔터테인먼트의 선전에 자극받은 플레너스는 흥행대작들로 방학특수를 노리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를 들어서면 먼저 입구에 8월 개봉예정인 <4인용 식탁> 포스터가 <살인의 추억> 포스터 옆에 걸려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바쁘게 일하는 직원들의 밝은 표정에서는 지난해 연이은 흥행실패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활력이 넘치는 사무실 풍경만 봐도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들이 내놓는 ‘실적호전’, ‘목표가 상향’ 소식이 빈말은 아닌 듯하다.


스크린쿼터 축소 논쟁도 한창 달아오른 CJ엔터테인먼트의 분위기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CJ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CGV 입장에서는 스크린쿼터 축소가 영화선택권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도 “스크린쿼터 축소가 CGV 매출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서 그칠 기세가 아니다.
여름방학을 대비한 비장의 카드로 애니메이션 <신밧드의 모험>, 호러물 <4인용 식탁> 외에 외화 3편을 줄줄이 대기시켜 놓고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박신양과 전지현을 주연으로 내세운 <4인용 식탁>은 두 배우의 캐스팅만으로도 화제에 오르면서 단연 세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방학맞이는 CJ엔터테인먼트만의 몫은 아니다.
최근 CJ엔터테인먼트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플레너스도 분위기는 CJ엔터테인먼트와 별반 다르지 않다.
플레너스는 방학도 되기 전에 <장화, 홍련>을 내세워 본격적인 방학 준비에 들어갔다.
CJ엔터테인먼트가 <살인의 추억>을 내세웠다면 플레너스는 <장화, 홍련>으로 응수한 셈이다.
개봉 3주째에 접어든 <장화, 홍련>은 어느새 200만명을 넘어섰다.
물론 <장화, 홍련>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자회사인 ‘청어람’을 통해 배급만 했기 때문에 4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도 플레너스에 떨어지는 수익은 4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연이은 흥행몰이의 분위기는 방학특수에 대한 기대치를 더욱 높게 만든다.


또한 플레너스는 분위기를 바꿔 6월말에 개봉된 코믹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의 흥행에 기대를 걸고 있다.
플레너스는 이미 5월부터 홍보 및 광고, 각종 행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이미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를 각인시켜 놓은 상태다.
플레너스는 특히 이 영화에 80% 이상 투자했기 때문에 흥행에 거는 기대가 만만치 않다.
뒤를 이어 12년 전에 “I’ll be back(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약속을 남기고 떠난 ‘터미네이터’가 드디어 7월말에 돌아온다.
플레너스는 제작비 1억9천만달러가 들어간 <터미네이터 3> 배급을 통해 연이은 히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 뒤를 <여고괴담 3-여우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모든 준비는 끝난 듯하다.
이제 투자배급사들은 극장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학생들의 선택이 CJ엔터테인먼트의 <4인용 식탁>이 될지, 플레너스의 <여고괴담 3>가 될지는 필름이 돌아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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