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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읽기] 하반기 경제 어디로 가나
[경제읽기] 하반기 경제 어디로 가나
  • 신후식 대우증권 수석 이코노
  • 승인 2003.07.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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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4일 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국내 경기의 회복이 지연되거나 국내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매우 완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도 정부의 경제운용계획과 비슷한 경기 전망을 발표했다.
하반기 국내 경제가 부진할 것으로 보는 가장 주요한 이유는 내수, 특히 소비가 쉽사리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 국내 경제가 대만이나 싱가포르 등 여타 경쟁국에 비해 내수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인 것은 금융부채 확대를 통한 과도한 소비 때문이었는데, 금융권의 가계대출 억제 조치로 소비거품이 꺼지면서 소비가 상당기간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이를 반영해 2분기 들어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가 급속히 감소했고 서비스생산 활동지수도 마이너스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5월까지 실물경제 지표 움직임을 보면 정부와 주요 국책기관의 하반기 국내 경제 전망 근거에 이견을 달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정부와 주요 국책연구기관들의 경제 전망치를 보면 3월 중순 이후 초강세 국면을 보이고 있으며 미래의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국내외 주가급등 현상을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다.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은 과거나 현재의 거시경제지표에 크게 의존한 전망으로 하반기 경제 전망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는 과거 미국 주가와 미국 경기를 보면 경기침체 국면에서 주가가 회복된 경우 미국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경우가 없었고(주가는 경기에 6개월 가량 선행한다는 것이 미국경제조사학회의 분석), 미국 주가가 상승하면 국내 주가는 미국 주가와의 동조성 때문에 상승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주가가 상승하면 국내금융시장이 불안 요인이 크게 해소되고,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 우리나라 수출 환경이 개선되면서 투자가 늘면서 경기회복이 빨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수출과 투자가 늘면 소득환경 개선과 자산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Wealth)의 효과로 소비 환경도 점차 개선될 것이다.
하반기 국내 경기의 핵심은 미국 주가 향방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정부나 국책연구기관의 하반기 국내 경제 전망에 따르면 크게 오른 국내외 주가가 다시 조정국면을 보일 것이라는 점을 전제한 전망으로 보인다.
미국 주가도 실물경제지표 특히 고용관련 지표들은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해 주가 상승세가 더 이상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는 점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91년 걸프전이 끝나자 미국 주가는 경기침체 하에서도 전쟁의 불확실성 해소로 큰 폭으로 올랐다.
당시에도 지금과 같이 경제지표 특히 고용관련지표가 거의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다.
그러나 노동관련지표의 개선이 지연되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주가가 일시적(3개월)으로 조정을 보였다는 점이 주가조정론의 근거인 것이다.


그러나 이는 미국 주가 상승을 이끄는 또 다른 축인 기업 수익성 개선을 설명하기는 부족한 감이 있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개선은 아이러니하게 고용관련지표의 개선을 지연시키는 주범인 고용조정 때문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고용 조정 등 유연한 경제시스템으로 생산성이 오르면서 미국 기업 이익이 기대 이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관련 지표 등 거시경제지표는 부진한 반면에 기업수익 등 미시경제지표는 빠르게 개선되는 ‘구성의 모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린스펀은 생산성 개선 추세는 일단 한 단계 높아지면 또다시 급격히 하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고용관련지표의 개선 지연으로 미국 주가가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는다 하더라도 생산성 개선에 다른 기업수익 개선 효과로 미국 주가는 대세적인 측면에서 상승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럴 경우 하반기 특히 4분기 이후 국내 경제는 정부나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치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나 과거지표 혹은 국내거시경제지표 움직임보다는 다소 변동성이 크기는 하나 미래 기대지표 혹은 미국의 미시경제지표에 바탕을 둔 국내 경제 전망에 베팅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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