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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황덕 중국은행 서울지점 영업부장
[사람들] 황덕 중국은행 서울지점 영업부장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3.07.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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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동반자 관계 긴밀해질 것”


중국은행 서울지점 황덕(35) 부장은 요즘 종로 영풍빌딩에 있은 사무실과 안산을 오가며 업무를 본다.
8월 중순 문을 열 안산지점의 지점장으로 내정됐기 때문이다.
안산역 근처 원곡동에 자리 잡은 점포에선 인테리어 작업이 한창이다.
애초 7월초 개점할 예정이었으나 인허가 과정이 지연돼 연기했다.
“원곡동엔 중국인이 4만명 정도 거주하는 차이나타운이 자연적으로 형성돼 있어요. 서울 구로보다 더 많죠. 시화공단과 반월공단이 바로 옆인데, 여기 중소기업의 70% 이상이 중국과 거래하고 있어요.” 외국환과 무역금융에 강점을 지닌 중국은행이 두 번째 한국 지점으로 안산을 점찍은 이유다.


중국은행은 중국공상은행에 이어 중국 2위이자, 자산기준으로 세계 11위인 거대은행이다.
안산지점은 중국은행의 583번째 해외 점포가 된다.
“중국은행은 1912년 설립돼 90년의 역사를 갖고 있어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탄생과 함께 인민은행 외환관리국으로 흡수됐다 1978년 원래 이름을 되찾고 다시 분리됐죠. 한국은행에서 떨어져 나온 외환은행과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어요.” 중국은행은 92년 한중 수교 당일 발 빠르게 서울사무소를 열었다.


황덕 부장이 서울지점으로 온 것이 97년. 하지만 그가 한반도에서 보낸 시간은 12년이 넘는다.
87년부터 92년까지 국비 유학생으로 평양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전공은 건축학이지만 한국 관련 일을 하고 싶어 중국은행에 들어갔다는 황덕 부장은 한중의 ‘동반자 관계’는 더 긴밀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얼마 전 SK캐미컬과 삼양사 합작법인 휴비스의 임원진과 제 고향인 사천성에 다녀왔어요. 휴비스가 6천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사천성이 유치한 두 번째 해외투자였지요. 중국은 서부대개발에 엄청난 기대를 걸고 있어요.” 황 부장은 같은 문화권인 한국과 중국은 서로 잘 통한다는 걸 이번에도 느꼈다고 한다.
미국인과는 영어로 의사소통은 해도 마음을 나누기는 어렵지만, 한국 사람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금방 친해지더란다.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건 서울지점의 중요한 임무다.
현대자동차, LG전자, 삼성전자, 포항제철 등 대기업들이 모두 중국은행에서 중국투자 자금의 일부를 대출받았다.


중국은행은 9개 시중은행과 제휴해 중국 송금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전에는 중국으로 보내는 송금도 뉴욕을 거쳐야 했답니다.
기간이 3~4일이나 걸리고 수수료도 비쌌죠. 중국은행이 이걸 맡으면 더 효율적일 것이라는 생각에 2001년 시장조사를 해 봤어요.” 황 부장이 시중은행 접촉 등 모든 작업을 진행했다.
중국 송금은 이제 4~24시간으로 단축됐다.
수수료도 내렸고, 사후관리 역시 서울지점에서 완벽하게 처리한다.
중국은행은 한국과의 교류확대에 발맞춰 한국 내 영업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안산지점에 이어 앞으로 구로와 인천에도 지점을 낼 계획이다.


주말이면 중국은행과 중국대사관, 신화통신 직원들과 팀을 만들어 축구를 즐긴다는 황덕 부장은 98년 결혼한 부인과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과정을 마쳤고, 9월에는 박사과정에 입학한다.
항상 열심히 일하는 한국인이 존경스럽다는 그는 안산지점을 열면 꼭 한번 찾아오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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