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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거상] 지식 거래 사이트 해피캠퍼스 www.happycampus.com
[인터넷거상] 지식 거래 사이트 해피캠퍼스 www.happycampus.com
  • 이태호/ 객원기자
  • 승인 2003.08.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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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화 장벽, 포인트제로 훌쩍


에이전트소프트의 김정태 사장은 인터넷에서 대학 논문이나 리포트 같은 학술 지식을 거래한다면 꽤 괜찮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 2000년 3월 대학 논문 및 리포트의 온라인 거래를 중개하는 해피캠퍼스 www.happycampus.com를 오픈했다.
사실 그는 미국 유타 주립대를 나와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경영정보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었다.
따라서 누구보다도 이런 지식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익숙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지식 콘텐츠를 혼자서 수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이를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중개할 수만 있다면, 좋은 수익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인데…. 그래서 그는 같은 학과의 대학원생 2명과 의기투합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



콘텐츠·회원수, 경쟁 사이트 압도

그러나 이 사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인터넷 세계에서 유형의 상품이 아닌 지식 콘텐츠를 유료로 산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거래였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사업 초기부터 유료 판매를 시도할 경우 크게 낭패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유료 서비스에 버금가는 무료 지식 콘텐츠 제공 사이트를 기획했다.
그러므로 단단히 마음먹지 않으면 전자상거래를 시도할 기회도 찾지 못하고 고사할 수 있었다.
자린고비처럼 재정을 이끌어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사업 초기에는 시설 투자를 아예 고려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사무실이 없어 대학 연구실 한켠에서 새우잠을 자며 피곤함을 달래야 할 정도로 고단한 삶을 감수해야 했다.
그나마 오아시스의 물처럼 이들의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었던 것은 삼성SDS 등의 자금 투자였다.
아마도 이들의 재정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해피캠퍼스는 존재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김 사장은 계속해서 지식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다가 사업을 포기하는 결과를 자초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때부터 세 사람은 브레인 스토밍을 시작했다.
어설프게나마 사업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이들에게는 괜찮은 거래 수단이 있었다.
‘포인트제’가 바로 그것이다.
사업 초기에 회원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1만포인트 정도의 적립금을 제공한 뒤, 이 포인트로 지식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 거래 방식은 회원들의 참여 실적에 따라 포인트가 쌓일 뿐만 아니라 유료로 거래하는 것과 유사한 습관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그래서 2001년 초부터는 ‘포인트’를 현금환산 단위인 ‘원’으로 거래하도록 유도한 뒤, 누적 포인트를 현금으로 거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 현금 거래가 활성화되려면 인터넷에서 모든 거래가 완료되는 결제 수단이 있어야 했다.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주요 고객이 대학생이어서 거래를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마침 다날, 인포허브 등이 휴대전화 및 ARS를 통해 결제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선택의 여지 없이 해피캠퍼스에 장착했다.


진입 초기의 마케팅 수단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검색 포털에서 해당 키워드를 치면 상위에 등록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좀 더 풍부하게 가공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포스터를 곳곳에 붙이거나 전단지를 돌리는 일이었다.
타깃을 명확히 한 뒤, 돈 안 드는 게릴라 홍보를 전개한 것이다.


이들의 어설픈 판단, 아리송한 사업 전략은 적중했다.
지난 2001년 6월 지식 콘텐츠의 유료화를 단행한 지 2년 만에 100만명의 회원을 돌파했고,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실적 기준으로 12억원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지식거래 건수는 1만∼1만5천여건에 이른다.
이 중 휴대전화 결제 방식이 60% 정도를 차지한다.
10% 정도는 ARS, 나머지가 신용카드 및 기타 결제 방식으로 거래된다.


“당시에는 지식 경영이 기업을 중심으로 붐을 일으키던 때였고, 휴대전화 결제가 매우 흥미로운 거래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학술 지식 콘텐츠를 인터넷으로 판매한다는 것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죠.” 솔직히 김 사장은 최근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대해 재수가 좋았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무료로만 제공되던 지식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한다는 것은 넘어서기 어려운 장벽이다.
이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요인은 뭘까. 지식은 과학적으로 검증받아야 하는 가치 상품이다.
따라서 이를 회원과 회원간의 거래를 통해 활성화한다는 것은 ‘신뢰도’의 측면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식은 품질 면에서 우수해야 하죠. 가치 있는 지식으로 평가받고 객관화돼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평가를 받는 지식이 소비자들이 찾는 상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실용성’이 지식을 거래하는 중요한 잣대라고 생각합니다.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지식이라고 해도 소비자가 필요한 때에 필요한 내용을 확보할 수 있다면, 이미 지식의 이용 가치는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지식의 가치는 전문가가 아니라 소비자가 평가하죠. ”


대학생 타깃, 논문이나 리포트 인기

그랬다.
사실 지식은 객관성과 과학성을 띠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을 검증받으려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려면 심사 관련 용역비를 어마어마하게 투자해야 한다.
구미는 당기지만 투자하기 어려운 사업모델인 셈이다.
그러나 대학 논문이나 리포트는 좀 달랐다.
적어도 대학 교수들의 눈을 거친 콘텐츠이고, 이미 비공식적으로나마 거래가 활성화되어 있는 무형의 상품인 것이다.
단지 유료화를 단행할 만한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을 뿐이었다.


해피캠퍼스는 이런 점에서 유료화를 단행하는 데 가장 좋은 조건에 놓여 있었다.
우선 학술 지식 콘텐츠의 수집 및 거래량, 가입 회원수는 다른 경쟁 사이트를 압도했다.
콘텐츠가 무료로 제공되기는 했지만 유료 거래와 비슷한 포인트 거래 방식을 취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특히 유료화에 돛을 단 결정적 조건은 대학생들의 구매 동기였다.
리포트 작성은 대학 생활의 일부다.
학점을 따야 하는 대학생들로선 교수들의 구미에 맞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돈으로 사서라도 괜찮은 리포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고객의 욕구가 있었던 것이다.


지난 5월에는 표지 서식 2만5천건과 학술 논문 65만건 등 총 90만건의 자료를 보강, 획득해서 ‘지식거래 포털사이트’로 탈바꿈하기 위해 마케팅 엔진을 가동시켰다.
퍼블리시티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홍보 전문 대행사의 문도 두드렸다.
이제 작은 닷컴 회사가 거대한 지식 시장을 놓고 포문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지식 거래 사이트 어떤 게 있나


경영 서식서 시험 족보까지 다양


온라인상의 지식 거래 시장은 수요자층에 따라 약간씩 성격을 달리한다.
우선 대학생들의 논문 및 리포트 작성을 염두에 둔 사이트를 생각할 수 있다.
리포트뱅크 report.zip.org는 의대, 공대, 경상대, 사범대, 가정대 등 단과 대학별 리포트가 디렉토리 형식으로 제공된다.
학과별, 교양 과목별 리포트 자료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부가 서비스로 웹 다이어리, 북마크, 일기장 서비스도 제공돼 미리미리 계획적인 공부를 할 수 있다.


또한 리포트월드 www.reportworld.co.kr는 논문이나 표지, 리포트 이외에 대학가 소식, 미팅, 아르바이트 정보도 제공한다.
컨닝페이퍼 www.cunningpaper.co.kr는 대학 선배들의 기출 문제나 각 과목별 정리 노트까지 볼 수 있다.


창업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이트로는 특허 기술 등 지식 재산권을 거래하는 인터넷 특허기술 장터 www.patentmart.or.kr를 꼽을 수 있다.
직장인이나 전문가 그룹을 염두에 둔 지식몰닷컴 www.jisikmall.com이나 헬프포유 www.help4u.co.kr는 기업 및 전문가 그룹에게서 확보한 지식을 주로 제공한다.
경영 서식이나 계약서, 주요 법률 서식만을 제공하는 비즈폼 www.bizforms.co.kr이나 예스폼 www.yesform.com도 거래가 크게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다.


반면 이런 거래 방식과는 달리 회원들이 부담없이 참여해 가볍게 궁금을 해소할 수 있는 지식 검색 서비스가 새로운 포털 문화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네이버 www.naver.com가 ‘지식iN’ 서비스를 오픈한 데 이어 엠파스도 지식거래소 kdap.empas.com를 개설했다.
또한 야후코리아 www.yahoo.co.kr, 드림위즈 www.dreamwiz.com, 프리챌 www.freechal.com 등도 지식검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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