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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소비자 지갑 여는 ‘체험 마케팅’
[창업] 소비자 지갑 여는 ‘체험 마케팅’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 승인 2003.08.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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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번 해 보시라니깐요”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자 ‘소비자 지갑은 철지갑’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내게 꼭 필요한 물건만 구입하겠다는 합리적인 구매 스타일을 보이고 있는 것. 이럴 때일수록 소비자의 감성과 충동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법. 최근 들어 소비 심리를 자극하기 위한 전략으로 체험 마케팅이 인기를 얻고 있다.
체험 마케팅이란 소비자들의 감성이나 감각, 지성에 호소해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한편 상품의 체험을 통해 새로운 구매로 연결하고 구매 결정을 자극하는 전략이다.


체험 마케팅은 주산식 암산 학습, 외국인 가정방문 영어 교육 등 아동교육 사업과 국·죽·과일 등 배달 사업, 숯·커피 판매 등 다양한 업종에서 시도되고 있다.
고객의 반응이 좋아짐에 따라 더욱 많은 영역으로 확대 실시되고 있는 추세다.
체험 마케팅이 인기를 끈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업종을 살펴보고 그에 맞는 방법을 써야 할 뿐 아니라 쓸 수 있는 자금의 범위도 알아야 한다.



△참숯 체험실 -‘고향참숯 체험방’ 부천점

“직접 체험한 고객들이 영업사원이 되어 줍니다.


경기도 부천에서 참숯 체험방을 운영 중인 김은자(44)씨. 그는 요즘 창업 후 신바람이 났다.
본인이 생각한 체험을 통한 상품 판매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 전 업종은 정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를 공략할까’가 가장 큰 문제였다.
가장 먼저 타깃으로 잡은 대상은 주부. 주부들은 좋다고 생각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는 로열티가 높다.
본인들이 자청해서 입소문을 내고 다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들을 상대로 숯 체험실을 오픈했다.


15평 매장 중에 5평 크기로 별도의 공간을 만들었다.
친한 주부들끼리 와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아이들의 교육 정보도 얻을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체험방에서 숯팩 마사지도 해주고 숯 공예품 조각 강습도 실시한다.
숯 구이판으로 고기를 구워서 사람들에게 대접하기도 한다.
또 숯 분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제공하고 고객들이 직접 만들어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 또한 인기다.
일반 숯 분재보다 가격이 30~40% 이상 저렴하기 때문이다.


월 2~3회는 강원도에 있는 숯 공장을 방문해 ‘숯가마 체험 행사’도 진행한다.
일반인들은 2만원, 고객들은 조금 더 싸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숯가마 체험 행사는 동네 인기 행사로 자리 잡았다.


김은자씨는 그 후 참숯 체험에 대한 종류와 대상의 범위를 넓혔다.
주부 혼자가 아닌 부부들, 20대 직장인들, 그리고 실버 계층까지. 한 가정의 구성원 모두가 함께 체험하고 쇼핑할 수 있는 매장을 만들었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 시간표를 만들고 시간에 따른 예약제도 도입했다.
퇴근 후와 휴일만 시간을 낼 수 있는 직장인들에게는 특별 시간을 낼 수밖에 없었다.


체험한 고객들은 모두 숯의 신비한 효능에 놀란다고 한다.
말로만 들었을 때는 대부분 효능을 믿지 못하다가 직접 체험해 보고서야 인정하게 됐다고 한다.
김씨가 창업에 들인 비용은 점포를 제외하고 총 3천만원 선. 현재 하루 평균 매출은 50만~60만원 선. 월 순수익은 700만~800만원 정도다.



△허브 체험실-커피 전문점 ‘후에버’ 부천 미소점

“커피와 음료를 파는 곳이 아닌 문화와 향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습니다.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후에버를 운영하는 이영춘(31)씨는 치열한 커피 전문점 경쟁을 체험 마케팅으로 극복하고 있다.
주변의 100평 이상의 대형 커피 전문점과 경쟁을 하자니 웬만한 마케팅 전략으로는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가 생각해 낸 건 체험 이벤트였다.
먼저 생과일 주스, 빙수 만들기 등 직접 음료수를 만들어 시식하는 체험 이벤트를 시행해 주변 유동 인구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이후에도 음악회 등 문화 체험 이벤트로 꾸며서 지나치는 사람들을 매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이씨의 가게는 50평 중 10평이 허브 체험실로 꾸며져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물씬한 허브향이 고객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씨는 향기로 심신을 치유하는 아로마 테라피를 체험할 수 있도록 아로마 램프를 가동하는 한편, 현장에서 각종 허브용품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매일 그날의 날씨에 따른 허브향을 맡을 수 있다.
월요일이나 기분이 처지는 날은 라벤다 향을 추천하는 등, 요일과 날씨에 따라 향이 바뀐다.
특히 에센셜 오일과 향초, 램프 등을 이용해 원하는 허브 향을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각각의 허브에는 향의 이름과 효능을 알아보기 쉽게 적어 놓았다.
현재 하루 평균 매출은 140만원 정도. 전체 매장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씨는 아로마 체험실 외에도 4평 공간에 문화 체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홈시어터 시설과 DVD, 빔프로젝터 등을 갖추어 놓아 영화와 위성방송 등을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매장 내에 마케팅 서적과 소설, 시집 등도 구비해 놨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그 밖에도 이곳에선 세미나도 할 수 있다.
하루에 3건 정도의 이용률을 기록하는데, 일주일에 3팀 이상이 예약을 하고 있다.
이씨는 앞으로 허브 강좌와 커피 강좌를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싶다고 한다.
나아가 소모임까지 만들 계획이다.
창업에 들인 비용은 50평 매장 기준으로 가맹비 1천만원을 포함해 총 2억2400만원이 들었다.
현재 객단가는 8천원. 월 평균 318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중 순수익은 700만~800만원 선. 62%~63%의 마진율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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