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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관리 실무강의] ② 역량 중심 채용
[인사관리 실무강의] ② 역량 중심 채용
  • 민근홍/ 휴먼컨설팅그룹 부사
  • 승인 2003.08.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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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에 따라 차별화된 채용 기준 도입…생산성 향상, 이직률 저하의 지름길


삼고초려라는 말이 있다.
중국 후한의 유비가 난양에 은거하고 있던 제갈량의 집을 세 번 찾아가 간청하여 드디어 제갈량을 책사로 맞아들인 고사에서 온 말인데 인재를 맞아들이기 위해 끈기 있게 노력한다는 뜻이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위의 고사성어가 채용에 있어서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것은 직무별로 요구되는 역량이 다르며, 해당 직무 수행에 적합한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조직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유비는 군대라는 조직이 전투에서 승리하려면 용맹한 장수라는 인재와 함께 지혜로운 전략가의 역량을 보유한 인재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수천년 전에 벌써 역량 중심의 인재 채용을 실시한 것이다.


역량 중심의 인재 채용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전에 역량의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자. 역량이란 직무 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관찰 가능하고 개발 가능한 기술, 지식, 자질·동인 및 행동 양식의 조합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특정한 일을 잘하기 위한 능력이라고 하겠다.
기술이나 지식은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 개발할 수 있지만 자질이나 행동양식 즉, 행동 특성이나 태도, 가치 등은 교육한다고 특별히 더 개발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역량의 이러한 영역은 채용 단계에서 선별되어야만 한다.
바로 이 영역이 역량 중심의 인재 채용에서 초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다.



지원자 인력풀 형성, 지속 관리를

역량 중심의 채용 패러다임이 과거의 그것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과거에는 인적 자원을 조직의 운영에 필요한 생산 요소의 일부분으로 보는 데서 출발해 기업의 성장을 위한 투입(Input) 요소로만 간주했지만, 역량 중심의 채용에서는 조직 역량 강화의 관점에서 출발해 인적 자원이 기업 생존의 필수 요인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채용 패러다임 구성 요소를 ‘계획-실행-관리’의 통합적인 관점으로 구분해 기존 채용 패러다임과 역량 중심의 채용 패러다임의 변화 양상을 비교해 보자.

‘계획’ 요소인 채용 기준에 있어서는 기존 채용 패러다임의 경우 기업은 학교 성적, 영어 성적, 자격증 유무 등과 같은 일괄적 채용 기준을 적용한 결과 직무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
그에 따라 생산성 및 직무 만족도 저하의 문제점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역량 중심의 채용 패러다임 하에서 기업은 지식, 기술, 태도 등의 기준을 직무에 따라 차별적으로 설정한 후 이를 채용 기준으로 활용해 직무별 특성에 맞는 인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의 증대 및 직무 만족도의 향상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채용 제도의 ‘실행’ 측면에서 보면 인사관리 부서가 주관하는 신입사원 위주의 대량 정기 채용에서 인력 선발 권한을 현장으로 이양해 해당 부서별 니즈 발생 시 소수 인력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또한 채용 제도의 사후 ‘관리’ 측면에서 보면 기존에는 지원자의 정보 관리 미흡으로 추후 기존의 지원자 관련 자료에 대한 활용이 불가능했다.
그렇지만 역량 중심의 패러다임 하에서는 지원자를 잠재적 채용 대상으로 인식하고 지원자 인력풀을 형성해서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향후 조직의 니즈가 발생할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토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아울러 채용된 신입 직원 관리 측면에서 살펴보면 기존 채용 패러다임 하에서는 동일한 입직 교육 실시로 교육 프로그램의 효율성 저하를 초래했다.
하지만 역량 중심의 패러다임 하에서는 직무별 특성에 맞는 입직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직무 배치 후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기업 환경과 중장기 전략에 비추어 바람직한 필요 역량을 찾아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바람직한 필요 역량과 현재 기업이 보유한 역량과의 차이를 분석해 직무별로 필요한 역량을 명확히 하는 작업이 다음 단계이다.
물론 기업 내부에서 직무에 따른 인적 자원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다음으로 필요한 역량을 교육, 훈련시켜서 기업 내부에서 확보할 수 없거나 역량의 확보가 시급하다면 외부에서 필요 역량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역량 중심의 채용이 기업에 가져다주는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헤이컨설팅에서 실시한 역량 중심 채용이 성과 및 근속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의 A기업은 채용 시기를 다르게 해서 한 집단은 역량을 기준으로 선발했고 또 다른 집단은 기존 채용 기준을 활용해 선발했다.


직무별 역량에 근거해 채용한 33명의 영업사원과 기존 채용 방식에 따라 선발된 41명의 영업사원의 3년간 근속률을 따져 보았다.
그랬더니 역량에 따라 선발된 직원 중 5명만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해고당한 반면, 그렇지 않은 집단에서는 17명이 회사를 그만두었다.
뿐만 아니라 선발된 영업사원의 판매 신장률은 분기당 평균 18.7%인 반면, 그렇지 않은 집단은 평균 10.5%에 그쳤다.
연간 판매액을 보더라도 역량에 따라 선발된 사람들이 9만1370달러를 더 팔았다.
28명이 근속한다고 보았을 때 총 효과는 255만8360달러에 달한다.



필요에 따라 외부에서 긴급 수혈도

결국 A기업은 역량에 따른 선발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함으로써 신규 직원의 조직에 대한 몰입도 증가, 직무 만족도 증가 등을 통해 이직률 저하, 이직으로 인한 새로운 인력의 채용 비용 및 교육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이라는 세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역량 중심의 채용으로 기업은 생산성, 이직률 등의 측면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채용 패러다임의 변화가 가져오는 성과제고는 채용 이후의 인적 자원 관리 활동인 평가, 보상, 교육, 이동 승진 시에도 역량을 중심으로 한 정합성 있는 인사 제도의 운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조직의 중장기 비전 및 경영 전략 달성을 위해 필요한 역량을 지닌 인재를 확보했다는 것은 기업 활동의 첫 단추인 채용 활동에 있어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조직에 필요한 역량은 현재 시점에서 미래 경영 환경 및 시장 변화에 대한 예측을 통해 도출되었기 때문에 불완전한 것이다.
환경이 바뀌면 필요 역량도 바뀔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인지하고 선발된 인력의 역량을 끊임없이 개발, 육성할 수 있는 통합된 인적 자원 관리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


동시에 최근 GE와 같은 선진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체계적인 역량 평가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즉 조직 내에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 향후 생존에 필요한 성장 엔진과의 갭 분석 및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만 역량 중심의 인적 자원 관리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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