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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합병 1년 굿모닝증권, 안녕할까
[컴퍼니] 합병 1년 굿모닝증권, 안녕할까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3.08.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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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전산통합 이후 시너지 효과 발휘…‘한 지붕 두 노조’ 불씨 여전 “2005년까지 증권업계 ‘빅3’로 올라서겠다.
” 시너지 효과를 노린 증권업계 최초의 합병 사례로 받아들여지는 굿모닝신한증권이 8월1일로 합병 1년을 맞이했다.
7월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기권 사장은 “오는 2005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을 현재의 1.7%에서 15%대로 대폭 높이고, 주식위탁점유율을 8.5%까지 끌어올리겠다”며 공격 경영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이쯤 되면 빅3와도 충분히 견주어봄 직하다는 자신감을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지난 1년간의 성적표를 놓고 볼 때, 대체적인 반응은 일단 후한 점수를 주는 쪽에 훨씬 가깝다.
때마침 지난 1분기(4.1.~6.30.) 동안 4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는 내용이 공시된 7월31일, 굿모닝신한증권의 주가는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7월28일 현재 주식위탁점유율이 6.56%로 올라선 것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인 수수료 수입을 좌우하는 변수가 바로 주식위탁점유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합병 이후 몇 개월 동안 굿모닝신한증권의 주식위탁점유율은 합병 이전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한 것에도 한참 모자라는 6%대 초반을 기록해 세간의 날카로운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올해 2월 이후 통합전산시스템이 가동되면서 합병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HTS나 온라인 수수료 분야의 전산 통합이 순조롭게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합병 효과는 더욱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서광민 실장은 “두 회사가 통합하면 한동안 주춤했다가 곧 효과가 나타나는 V곡선을 그리는 게 일반적”이라며, 굿모닝신한증권의 경우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합병 당시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예상했던 것보다도 ‘소프트랜딩’하고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신한금융지주그룹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통장 하나로 업종 간의 장벽을 허물고 신한은행, 굿모닝신한증권, 신한카드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FNA(Financial Network Account)를 선보인 이후, 현재 24만개의 계좌가 개설될 만큼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모든 게 금융지주그룹이라는 울타리 아래서 가능한 일임에 틀림없다.
이 점에서 조흥은행이 신한금융지주그룹에 편입되는 오는 9월은 굿모닝신한증권의 행보에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업금융 부문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6월 IB센터를 신한은행 본점으로 옮겨 6만명의 법인 고객을 상대로 연계 영업을 펼친 결과, 올해 이 부문에서만 100억원 이상의 이익이 예상될 정도다.
도기권 사장은 “지주회사 차원의 강력한 리더십이 타 금융 그룹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며, 은행계열 증권사가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반박하기도 했다.
다만 합병회사에서 으레 나타나는 조직 갈등 문제를 어떻게 완전히 극복하는가의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물론 전산 통합이 완전히 마무리됨에 따라 두 회사 직원들이 한데 섞여 배치될 수 있게 된 건 조직 통합에 있어 큰 변화다.
그간 ‘1회사 2노조’라는 기이한 구조를 유지해 왔던 노조가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것도 고무적이다.
그럼에도 두 노조 사이에는 여전히 지도부 선출 방식 등을 둘러싼 쟁점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두 노조 관계자들 모두 “통합이라는 대원칙에는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태이나, 여전히 모든 쟁점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증권업계 구조조정의 첫 신호탄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굿모닝신한증권의 1년 성적표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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