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비즈니스] 인터파크 ‘뚝심 경영’ 결실
[비즈니스] 인터파크 ‘뚝심 경영’ 결실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3.08.2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매·물류 직영하는 종합쇼핑몰 7년째 고수…7월 첫 영업이익 흑자 달성

몇 년째 매출이 두 배 이상씩 늘어나는 고성장 분야가 있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매출이 그렇게 뛰는데도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바로 우리나라 인터넷 종합 쇼핑몰들의 이야기다.
인터파크, 한솔CSN, 롯데닷컴 등 인터넷 기반의 종합 쇼핑몰들은 인터넷 쇼핑몰의 폭발적인 성장 속에서도 아직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전 실적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았다면 “아니, 이 기업들이 아직 적자란 말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 가운데 인터파크 www.interpark.com가 지난 7월에 처음으로 월 영업이익 흑자 성적표를 받았다.
7년째 뚝심으로 버텨 온 인터파크의 저력이 이제야 발휘되기 시작한 것이다.


인터파크를 뚝심의 기업으로 이야기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좀 더 손쉽게 돈을 버는 형태를 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현재 인터넷 쇼핑몰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다음쇼핑과 같이 점포들을 입점시켜 수수료를 받는 쇼핑몰과 인터파크같이 직접 물건을 구입하고 물류까지 책임지는 종합 쇼핑몰이다.
99년까지만 해도 인터파크와 같은 쇼핑몰이 대세였다.
그러다 2000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쇼핑몰을 열면서 다른 가능성이 열렸다.
재고 처리 등 복잡한 과정은 입점 업체에게 맡기고, 사이트는 입점 수수료와 판매액의 일정 수수료를 받는 모델이 주목받은 것이다.
비용은 거의 들지 않고 수수료만 챙기는 형태라 성과도 더 빨리 나타났다.
후발이었지만 다음쇼핑은 영업이익 흑자를 이미 거뜬히 넘어섰다.


인터파크 입장에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좀 더 빨리 이익을 낼 수 있는 방법으로 바꿔야 한다는 중압감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인터파크는 기존 방법을 고수했다.
초기엔 다소 힘이 들지만 직접 운영을 해야 쇼핑몰이 큰 폭으로 성장했을 때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마진이 3천원인 상품을 팔았을 때 입점 모델에서는 수수료 1500원밖에 기대할 수 없지만, 직접 운영을 하는 형태라면 3천원 마진을 모두 얻을 수 있다.
투자비를 거두는 수준을 넘기면 이익은 몇 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인터파크는 이 열매를 생각하며 기존 방식을 줄곧 고수한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 또 다른 시련도 있었다.
바로 홈쇼핑 계열 쇼핑몰들의 대거 진입이었다.
LG이숍, CJ몰 등 홈쇼핑을 등에 업은 이 쇼핑몰들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내세우며 시장을 무섭게 잠식했다.
순수 인터넷 기반인 인터파크로서는 이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부담까지 생겼다.
그래서 올 상반기에는 한동안 중단했던 TV 광고를 40여억원이나 들여 다시 시작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가까스로 근접했던 영업이익 흑자 고지가 또 한 번 멀어지곤 했다.


그러다 이번 7월에 영업이익 흑자를 거둔 것이다.
이미 지난해 2분기에 한번 첫 분기 흑자를 맞이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월드컵 티켓 판매에 따른 반짝 효과라 금세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월 영업흑자는 정상적인 영업 활동에서는 처음으로 거둔 실적이라 의미가 크다.
“지난 상반기에 진행한 TV 광고, 도서에 이어 화장품까지 확대한 무료 배송 등이 성과를 거두면서 사이트 전반에 시너지가 발휘됐다”는 게 인터파크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무료 배송 등은 쇼핑몰이 함부로 시작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종합 쇼핑몰로서 무료 미끼가 다른 상품 판매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믿고 과감하게 실시했다.
그 결과 도서 매출은 150% 정도 상승했고, 방문자들이 사이트에 더 오래 머물면서 1인당 구매액도 늘어나는 게 수치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결국 뚝심으로 밀어붙인 인터넷 쇼핑몰 7년 실험의 성과가 이제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인터파크가 여세를 몰아붙일 수 있을까. 결과는 3분기 실적에 드러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