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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이도형 이가엔터테인먼트 사장
[사람들] 이도형 이가엔터테인먼트 사장
  • 류현기 기자
  • 승인 2003.09.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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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업계, 나무보다 숲을 봐야 ”

온라인 음악제공업체와 음반 기획사들 사이의 오랜 법정 싸움에 ‘솔로몬의 해법’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수 이수영의 소속사인 이가엔터테인먼트 www.yiga-enter.com 이도형(41) 사장은 최근 벅스뮤직, 맥스MP3, 푸키 등 3개 대형 온라인 음악제공업체 사장들을 일일이 만나 타협안을 내놓았다.


이 사장은 가수 이수영의 5집 앨범인 ‘디스 타임’을 포함해 이수영의 모든 음반을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제공하지 않도록 온라인 음악제공업체 사장들과 합의한 것이다.
네티즌 입장에서 언뜻 보기에는 무료 가요 서비스에 가수 이수영 혼자 빠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온라인 음악제공업체와 음반 기획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음반 판매량도 증가시키면서 온라인 음악제공업체에게도 숨통을 틔우는 해법이다.
이 사장은 온라인 음악제공업체가 앞으로 2~3개월 동안 이수영의 곡을 서비스하지 않는 대신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약정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합법적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의 합리적인 선택이 필요했다”고 설명한다.


이 사장은 업계에서 차분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상당수의 음반 기획사들이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성명서를 낼 때도 이 사장은 중간자 입장에 서기 위해 일부러 빠졌다.


이 사장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우연이었다.
8년 전 이 사장이 커피숍을 운영할 때 우연히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가수 이지훈과 인연을 맺으면서 부업으로 시작한 기획사가 이제는 본업이 됐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한때는 단칸방을 전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수와 연기자를 캐스팅하는 데 남다른 안목이 있어 가수 이수영을 발굴하고, 최근 드라마 ‘여름향기’에서 열연하는 한지혜를 키워 냈다.


최근 음반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이 사장은 다르게 본다.
그는 “현재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불법적인 면이 있지만, 모바일과 인터넷의 존재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음반 산업 종사자들이 나무를 보기보다는 숲을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사실 이가엔터테인먼트는 2002년에만 가수 이수영과 리즈 둘이서 모바일 서비스로 1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03년에는 20억원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음반시장은 줄어들지만 모바일과 인터넷 음악시장은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이 사장은 포털 사이트와 연결해 온라인을 적극 활용할 참이다.
마치 99년에 이수영의 이미지만을 부각시키는 신문 마케팅을 통해 성공을 거둔 것처럼 무작정 거부하기보다는 합리적인 타협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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