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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재건축 힘들자 리모델링 붐
[부동산] 재건축 힘들자 리모델링 붐
  • 윤진섭/ 부동산뱅크 기자
  • 승인 2003.10.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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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집을 새집으로, 바꾸자 바꿔 재건축 시장이 종세분화와 소형평형 의무비율 확대 등 암초에 부딪치면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아파트들이 부쩍 늘었다.
재건축 규제 등으로 사업 자체가 힘든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틀어 ‘살길’을 모색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재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주요 단지 현황과 수익성을 점검해 본다.
△ 강남구 반포동 미도1·2차 서울 강남구 반포동 미도1·2차 아파트도 리모델링 추진을 서두르고 있는 단지이다.
이 아파트는 그동안 입지조건이 좋음에도 고속버스터미널 뒤편에 위치해 교통 사각지대란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여기에 1260세대의 34평형 단일 평형이란 점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힘들었다.
하지만 9호선 노선 공사로 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리모델링 추진이란 호재가 더해지면서 가파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이런 분위기에 물꼬를 튼 곳은 미도 1차아파트다.
주민들은 리모델링을 통해 7∼8평을 넓히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판단하에 34평형을 42평형으로 만드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경우 동간 간격이 넓고 일부 동은 지하주차장이 있어 리모델링에 따른 경비 절감이 크다는 게 장점이다.
미도 1차 34평형 시세는 4억7천만∼5억2천만원 선이다.
공사비를 최대 250만원으로 잡아 추정할 경우 34평형 세대별 부담금은 1억500만원 선이다.
총 투자금액은 5억7천만∼6억2500만원 선이다.
40평형대 신규 아파트 시세 7억5천만원과 비교해 리모델링 후 추가 가격 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서초구 방배동 삼호아파트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삼호 3차아파트 가운데 14동은 단일 동으론 처음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다.
지난 77년에 지어졌음에도 워낙 튼튼하게 짓다 보니 재건축이 불가능한 안전진단 B급 판정을 받은 후 리모델링으로 급선회했다.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14동 53평형을 헐고 60평형대 고급 아파트를 지을 계획으로 주민 동의까지 마친 상태다.
이 아파트는 계단식으로 지어져 가구별 증가 면적이 없을 것이란 당초 예상을 뒤엎고 가구별 평형을 8.95평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관계자는 “발코니 앞쪽 벽체를 없애는 방식을 채택해 이런 평형 늘리기가 가능했다” 면서 “가구별 증가 면적 쪽으로 설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의 평당 공사비는 약 168만원이다.
녹지 공간이 많아 지하주차장 건립이 쉬운 관계로 공사비 증가가 크지 않다는 게 조합추진위와 삼성물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근거로 수익성을 따져 보면 53평형에서 60평형으로 늘릴 경우 세대당 추가 부담금은 대략 1억1천만원 선이 든다.
지금 삼호 14동을 매입할 경우 7억3천만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볼 때 투자 자금은 약 8억4천만원이다.
최근 입주한 방배동 신동아럭스빌 60평형이 9억5천만원 선인 점을 감안하면 삼호아파트의 가격 경쟁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주변 중개업자는 매물이 귀하고 초기 투자자금이 커 투자자의 접근이 쉽지는 않다.
리모델링 추진위는 올 11월에 조합설립인가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 착공해 오는 2005년에는 입주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 여의도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부근에 위치한 삼부아파트도 리모델링 추진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현재 용적률 150%인 이 아파트는 27∼40평형으로 이뤄진 1∼7동은 복도식, 50평형과 60평형 8∼11동 3개동은 계단식 타워형으로 이뤄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모델링 추진에 발벗고 나선 곳은 복도식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이다.
현지에선 리모델링을 할 경우 대략 5∼8평 정도가 늘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아파트이 경우 내벽 설계 등을 감안할 때 평당 공사비가 250만∼300만원까지 치솟고, 설령 공사비를 부담해 리모델링을 해도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 큰 경쟁력이 없어 주민들 사이에서도 리모델링에 대해선 설왕설래하는 양상이다.
또한 1∼11동이 모두 한 지분으로 묶여 있어 사업 성사를 위해서는 주민 동의가 절실한 상황이다.
주민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업 장기화도 불가피하다.
△ 양천구 목동 11단지 올해로 일부 단지의 건축년도가 20년을 넘어서고 있는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도 재건축 불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추진 바람이 일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리모델링 추진이 거론되고 있는 곳은 목동 11단지이다.
목동 11단지는 용적률 124%에 대지 지분이 많고, 복도식이란 점이 리모델링 추진 최적아파트로 손꼽히게 하는 배경이다.
20, 27평형으로 이뤄진 11단지는 대지지분이 각각 16.6평, 21.4평형으로 인근 12, 13단지보다 높다.
현재 이 아파트는 리모델링 추진 소문과 함께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7평형은 최근 3천만원이 올라 3억1천만∼3억4천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리모델링에 따른 수익성은 아직 속단할 수 없다.
11단지 27평형을 리모델링하면 30평형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시세인 3억2천만원에 추가 부담금 7500만원을 더하면 금액은 3억8천만원에서 최고 4억원이다.
목동과 신정동 일대 신규 아파트의 분양권 가격이 평당 1100만원임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그리 크지 않다.
물론 용적률을 최대 200%까지 받을 경우엔 수익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지하주차장 건립에 상당부분 어려움이 있고, 구조를 건드리지 않고 지하주차장을 건립하면 지하 3∼4층 시공이 불가피하다.
그렇게 되면 공사비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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