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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안방을 극장처럼
[생활경제] 안방을 극장처럼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3.10.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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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TV 제대로 고르려면 가을은 독서의 계절인 동시에 ‘결혼의 계절’이다.
9∼10월 혼수철을 맞아 가전업계의 이벤트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혼수품목도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신접살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의 대표적 품목은 TV다.
이제 육중한 덩치를 자랑하는 ‘헤비급 TV’를 자랑 삼아 거실 한가운데 세워 두고 위세를 부리던 시절은 지났다.
디지털 방송이 태동하고 화질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과 부품이 발전하면서, 극장 수준의 고화질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디지털TV’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TV를 구입하러 가전제품 매장에 나가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고전적인 브라운관TV에서부터 프로젝션, PDP, LCD 등 종류도 가격도 천차만별인 제품이 눈앞에 가득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디지털 방송 시대를 앞두고 정해진 예산 범위 안에서 ‘잡티 없는 안방극장’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려면 어떤 점을 살펴야 하는지 알아보자. 디지털 방송은 선명도에 따라 SD급 디지털 표준화질과 HD급 고선명 화질로 나뉜다.
둘 다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화질이 월등히 뛰어나며, 특히 HD급의 경우 DVD 화질보다 6배나 뛰어나 극장용 35mm 필름 수준에 이를 정도다.
(<표> 참조) 이 방송을 수신·재생하는 디지털TV는 영상을 표시하는 디스플레이 형태에 따라 PDP(Plasma Display Panel), 프로젝션, LCD(Liquid Crystal Display) 등으로 나뉜다.
이들 중 가장 대중화된 제품은 프로젝션TV다.
프로젝션TV는 TV 내부의 소형 액정화면이 영상신호를 받은 다음 이 액정화면 뒤에 있는 프로젝터가 렌즈를 통해 빛을 쏘아 화면을 확대해 스크린에 재생하는 방식이다.
간단히 말해 원래의 작은 화면을 확대 재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밝기나 화질, 해상도 등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PDP나 LCD TV보다 값이 싸고 큰 화면으로 방송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 덕분에 현재 판매되는 디지털TV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프로젝션TV, LCD·PDP에 비해 저렴 특히 최근에는 PDP급 화질을 재현하면서 가격은 절반 수준인 LCD프로젝션과 DLP프로젝션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브라운관 방식의 프로젝션TV보다 화질은 좋으면서 무게나 두께가 훨씬 적게 나가기 때문이다.
LCD프로젝션은 3개의 LCD 패널을 사용해 강한 빛을 LCD판에 투과시켜 스크린에 화면이 확대돼 비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DLP프로젝션은 92만여개의 미세한 거울이 신호에 따라 반사각도를 조절하며 이미지를 구현하는 DMD 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브라운관과 LCD에 이은 3세대 프로젝션 모델로 평가받는 기술이다.
프로젝션TV는 주로 40∼60인치의 대화면 TV가 주를 이룬다.
국내에선 LG전자가 LCD프로젝션TV에, 삼성전자는 DLP프로젝션TV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프로젝션TV 중 DLP프로젝션TV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25∼30%다.
모두21종의 프로젝션TV가 나와 있으며, 200만∼7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LG전자는 43∼64인치급 13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PDP TV는 두께가 얇아 벽에 걸어놓고 시청할 수 있는 제품으로, 흔히 ‘벽걸이TV’라고 부른다.
두 장의 유리기판 사이에 네온이나 아르곤 가스를 채워 발생시킨 자외선이 화상을 표시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두께가 10cm 안팎으로 프로젝션TV의 5분의 1 수준이며, 무게도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프로젝션 방식보다 화질이 훨씬 좋고 시야각도 넓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데다 소음이 많고 소비전력이 높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LCD TV보다는 상대적으로 값이 싸기 때문에 30∼63인치급에서 제품군을 형성하고 있다.
40인치급 제품이 400만∼700만원, 60인치급의 경우 1400만∼1600만원대다.
마지막으로 LCD TV는 박막액정표시장치인 TFT-LCD를 디스플레이로 사용하며, 일반적으로 ‘액정TV’라고 부른다.
두 장의 얇은 유리 사이에 액정을 주입해 영상을 맺게 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의 디지털TV 방식 중 가장 장점이 많다.
우선 PDP TV보다 화질이 좋고 수명도 PDP TV보다 2∼3배 길다.
소비전력이 낮으며 소음도 적은 등 상용화된 제품 중 가장 선진화된 것으로 꼽힌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대형TV에 적합하지 않은 데다 시야각이 좁아 화면 정면에서 조금만 비껴보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비싼 가격 탓에 주로 30인치 이하 소형 벽걸이TV나 탁상용TV에 많이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40인치급 대화면 제품들이 등장해 PDP TV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15인치급 제품이 90만원대, 20인치는 200만원대이며 30인치의 경우 6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디지털TV는 주사방식에 따라 화질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따라서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어떤 주사방식을 적용하고 있는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요즘 출시되는 디지털TV는 대부분 순차주사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순차주사방식은 일반 비월주사방식(인터레이스 스캔)보다 주사선이 2배 많아 선명한 화질을 구현해 준다.
외국산 프로젝션TV 중에는 순차주사방식이 적용되어 있지 않은 제품이 많으므로, 구매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같은 모델도 유통업체 따라 가격 달라 ‘셋톱박스’라 불리는 디지털방송 수신기가 내장돼 있는지의 여부도 중요하다.
일체형 디지털TV의 경우 셋톱박스가 내장돼 있어 별도의 장비 구입 없이 바로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시청을 할 수 있지만, 위성 및 케이블방송의 경우 별도 수신기를 연결해야 한다.
반면 분리형 제품은 디지털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셋톱박스를 따로 구입해야 한다.
따라서 위성방송이나 케이블방송을 중심으로 디지털방송을 시청하려는 경우 분리형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프로젝션TV의 경우 집안 평수를 고려해 제품 크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집안 평수를 고려해 인치 대비 2.5배 정도의 시청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TV와 2∼3m 정도 거리를 두면 시청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32평형 아파트의 경우 30∼40인치 제품이면 적당하다.
가전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자사의 가전제품에 대해 ‘오픈 프라이스’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가전업체가 공장도 가격만 제시하고, 여기에 마진을 얼마나 붙일지는 유통업체가 결정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 출시된 디지털TV에도 ‘소비자가격’이란 게 붙어 있지 않다.
따라서 같은 모델이라 하더라도 백화점이나 할인점, 대리점에서 파는 가격이 각각 다를 수 있다.
다소 다리품을 팔더라도 주요 유통상가들을 돌며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 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비결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TV의 보급을 위해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게 디지털 방송 콘텐츠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아직은 우리나라가 디지털 방송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자신의 경제적 능력과 필요성, 제품의 기능 못지않게 디지털 방송 사업 일정을 고려해 구입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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