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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읽기] 동아시아 통화 절상의 득실
[경제읽기] 동아시아 통화 절상의 득실
  • 신후식 대우증권 수석이코노미
  • 승인 2003.10.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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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안화는 중국의 막대한 외환보유고와 직접투자 자금의 지속적인 유입 등을 감안해볼 때, 시기와 속도의 문제이지 결국 절상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 엔화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동시에 상승할 것이다.
그러나 동아시아 국가간 통화가치 상승폭은 크게 차이가 날 것이고, 위안화와 엔화의 절상폭이 상대적으로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지난해 대미 흑자폭이 1040억달러로 미국 무역적자의 20%에 달했고, 일본도 700억달러가 넘는 대미 흑자를 본 데다 경제가 회생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내수부진이 심각하고 대미 흑자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우리나라와 대만, 싱가포르 등의 통화가치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다.
먼저 동아시아 통화가치가 동시에 상승할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둔화로 인한 이들의 수입 수요 약화를 들 수 있다.
이 경우 대 중화경제권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은 원화가치 상승폭만큼 원화표시 매출이 하락하여 채산성이 악화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우리나라 수출제품의 대 일본 및 중국의 가격경쟁력은 오히려 강화될 것이다.
위안화와 엔화의 절상폭이 원화의 절상폭보다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한 원부자재 수입부담이 큰 기업들의 원가 부담 규모가 줄 것이다.
이 외에도 달러 표시 부채가 많은 기업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완화될 것이다.
이상을 종합해볼 때, 동아시아 통화가치의 동반 상승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동아시아 통화가치가 동반 상승할 경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론적으로 동아시아 통화가치가 동반 상승하면 미국의 수출이 늘고 수입이 둔화되어서 경상수지가 개선되고, 미국 경제 성장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동아시아 통화가치가 상승(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 표시 자산, 특히 미국 국채 매입을 줄일 것이다.
이 경우 미국으로 자본 유입이 줄어든 만큼 미국 경상수지가 개선되지 않으면 미국의 기초수지 악화(달러화 부족)로 달러화 가치가 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면 미국 채권과 주식 가격도 동시에 하락할 것이다.
채권 가격 하락으로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미국 주가와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떨어질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미국은 이같은 달러화 가치 급락의 위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 하락을 매우 완만히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UFJ종합연구소는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미국 경제 성장률에는 오히려 부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은 지난해 대미 흑자가 718억달러였는데 일본 투자자들은 미국증권을 이보다 6.4배나 많은 4450억달러어치나 샀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일본 투자자들은 미국 증권 구입을 줄일 것이고, 이에 따라 미국은 자금 부족으로 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10엔 수준에 머물면 4분기 이후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0.17% 하락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미국채권 구입을 지속시키기 위해 상당 기간 채권 가격도 안정화(저금리 기조 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가치 하락 속도가 완만하고 미국채권 가격이 안정될 경우 미국 경제는 달러화 약세의 긍정적 효과를 볼 것이다.
미국 경제 회복은 세계 경제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외에도 동아시아 통화가치가 동반 상승할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동시적인 내수부양 정책으로 인한 역내무역이 늘 것이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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