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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하나로통신(033630) 주총서 2개 외자유치안 택일
[뷰포인트] 하나로통신(033630) 주총서 2개 외자유치안 택일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3.10.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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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걷힌다 vs 아직 자욱 이러다가 하나로통신이 ‘두개로’ 분해되는 건 아닐까. 외자유치를 둘러싼 하나로통신의 진통이 좀체 가라앉지 않는다.
하나로통신의 1대 주주인 LG가 미국계 투자회사 칼라일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7300억원 규모의 외자유치안을 10월15일 제시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말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이 5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안을 내놓은 데 따른 것으로, 10월21일 하나로통신 임시주총을 눈앞에 두고 나온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LG-칼라일 컨소시엄이 제안한 유치안은 이렇다.
우선 신주 발행가를 뉴브리지쪽이 제안한 3200원보다 높은 3400원으로 조정했다.
외부 차입금을 포함한 전체 외자유치 규모도 뉴브리지쪽 방안보다 2700억원 정도 늘어났다.
LG와 칼라일쪽이 25%씩 지분을 똑같이 확보해 하나로통신을 공동 경영하고, 주식 맞교환(스왑)을 통해 데이콤을 하나로통신 자회사로 두겠다는 것도 눈에 띈다.
정일재 LG그룹 부사장은 “공동 경영으로 하나로통신은 재무구조 개선을, LG는 통신부문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나로통신을 흡수하려는 LG의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올해 7월 초, LG는 정홍식 통신총괄담당 사장을 영입하면서 하나로쪽에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제안은 8월5일 열린 하나로통신 주총에서 부결됐다.
이후 뉴브리지쪽이 5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안을 재결의하면서, LG쪽도 기존 증자안을 수정해 이번에 새로운 외자유치 밑그림을 내놓은 것이다.
LG쪽은 자신들의 방안을 하나로가 수용하면 “2007년까지 1조6천여억원의 시너지효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히 남는다.
우선 당사자인 하나로통신이 “LG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하고 나섰다.
윤창번 하나로통신 사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LG-칼라일이 주당 가격을 부풀려 산정했고, 데이콤을 하나로통신 자회사로 분리시키는 것도 데이콤의 막대한 부실을 하나로쪽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나로통신의 2, 3대 주주로 LG쪽의 경영권 확보를 줄곧 견제해온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움직임도 변수다.
삼성전자와 LG텔레콤은 지난 8월 열린 하나로통신 주총에서도 LG의 유상증자안을 반대한 바 있으며,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의 투자유치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단 첫 번째 갈림길은 10월21일 열리는 하나로통신 주총이다.
이 자리에선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이 내놓은 외자유치안의 표결이 이뤄진다.
정홍식 LG그룹 정보통신부문 사장은 “LG쪽이 20% 정도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주총 참여율이 60%를 넘지 않으면 부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브리지쪽 외자유치안이 부결되면 LG가 제시한 유상증자안이 다시 이사회와 주총의 결의를 거치게 된다.
하지만 이 역시 험난한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주식시장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증권 이시훈 연구원은 “LG쪽 제안이 성사될 경우 기대되는 시너지효과가 크고, 유일한 부정적 요인인 하나로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해소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도이치은행 또한 “하나로통신이 곧 자금유치 방안을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매수’ 추천과 목표가 5천원을 유지했다.
반면, 한투증권 김상윤 연구원은 “LG쪽 증자안이 이사회 및 주총 통과 여부가 불확실하며, 자금 조기 투입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지적하며 “보수적 투자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전원배 연구원도 “기존 안이 가결되면 하나로통신 주가에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이겠지만 추가 상승은 제한적이고, 기존 안이 부결될 경우 하나로통신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고 LG의 외자유치안에 대한 주총 가결 여부도 불투명해져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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