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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고급화·차별화, 카페풍 매장 인기
[창업] 고급화·차별화, 카페풍 매장 인기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 승인 2003.10.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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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색깔’을 찾아라

독일에 호프하우스(HOF HAUS), 영국에 펍(PUB)이 있다면 프랑스에는 카페(CAFE)가 있다.
거리마다 의자를 내놓은 카페는 프랑스의 인상적인 풍경 중의 하나다.
사람들은 비만 오지 않으면 날씨가 춥거나 덥거나 상관없이 밖에 내놓은 카페 의자에 앉아 카페오레를 마시며 혼자서 책이나 신문을 보기도 하고, 여럿이 앉아 수다를 떨거나 프랑스인 특유의 손짓을 섞어가며 격론을 벌이기도 한다.


‘비스트로’는 프랑스에서 카페를 부르는 명칭으로 그 어원이 특이하다.
비스트로(Bistro)란 러시아 말로 ‘빨리빨리’라는 뜻이다.
1851년 나폴레옹이 몰락한 뒤 파리에 입성한 성격 급한 러시아 연합군들이 카페에 몰려와 마실 것을 달라고 “비스트로! 비스트로 !”라고 외친 것이 오늘날 카페의 어원이 되었다.
카페는 프랑스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다.
크루와상과 커피로 아침식사를 하고 저녁에는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만남과 사교의 공간이지만, 동시에 프랑스의 문학과 철학, 예술이 논해지는 프랑스 문화의 ‘아이덴티티’(Identity)가 묻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이 ‘아이덴티티’는 현대인들의 소비 트렌드에서 주요한 컨셉트가 되고 있다.
현명한, 까다로운, 합리적인, 남들과 다른, 나만의 분위기 등등은 다른 매장과는 차별되는 자기 매장만의 독특한 점포 컨셉트를 표현하면서 나온 말들이다.


최근 들어 카페풍 매장들이 인기를 끌는 것도 SI(Store Identity)가 중시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카페풍 매장이 확산되는 이유로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술 따로, 커피 따로, 음식 따로가 기존의 외식문화였다면, 최근에는 술과 식사, 음료와 식사를 동시에 해결하면서 음식점을 단지 허기를 때우는 장소로 보지 않고 만남과 친교의 장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1, 2, 3차로 과음하는 기존 음주문화에서 개인적인 사교나 사회적인 목적을 위해 음주와 식사를 겸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도 카페형 매장 확산의 원인이다.
카페풍 매장들은 일반 점포에 비해 고급스러우며, 독특한 점포 컨셉트를 연출하기가 쉬워 고객에게 차별화된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쉽다

창업자나 사업자 입장에서 볼때 카페형 매장은 객단가를 올리기가 쉽고, 평당 매출을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다.
특정 시간에 손님이 몰리는 일반 음식점과 달리 점심·저녁·오후 시간대에 꾸준히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다.



카페형 포장마차, 섬마을이야기 가락점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에서 카페형 포장마차 주점 섬마을이야기를 운영 중인 서충자(47)씨는 포장마차와 카페형 컨셉트를 결합해 성공한 사례다.
전업 주부이던 그는 일본에서 생활할 때부터 창업에 관심을 갖고, 3년 전 한국에 들어온 뒤 1년간 점포 컨셉트가 독특한 섬마을이야기 매장을 지켜봤다.
외국 생활 동안 머릿속으로 그려온 이미지와 가장 맞았다는 게 그가 섬마을이야기를 선택한 주요 이유다.
가장 마음에 든 점은 매장 컨셉트와 인테리어다.
점포 전면을 가변성 창문으로 처리해 창문을 위로 올리면 전체 벽면이 들어올려져 외부 공간과 내부공간이 서로 통하는 점, 좁은 점포 매장을 200% 이상 활용할 수 있는 과학적인 동선, 그리고 일반 주점과 달리 주방이 오픈돼 있어 동적이고 개방적인 점 등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점포 전면을 테라스처럼 연출한 것이나 일부 매장의 경우 바깥에 소나무 등을 심어 한국적이면서도 사랑방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 게 가슴에 와 닿았다고 한다.


서씨의 매장은 저가 고품질 정책을 쓰고 있다.
회 한 접시 가격은 7천원. 양을 줄이는 대신 다양한 안주를 원하는 고객의 욕구를 감안해 선택폭을 넓혀주었다.
술은 잔술로 판매해 기존의 포장마차처럼 저렴하고 부담없는 가격을 무기로 삼았다.
잔술을 팔기 때문에 식사를 하러 온 손님이나 술을 못하는 사람들도 부담없이 술과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한식과 볶음 등의 퓨전요리,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해조요리 등 다양한 메뉴가 구성돼 있어 단위 메뉴당 가격은 저렴하지만 실제 테이블 단가는 여느 주점 못지않게 높다.


서씨가 꼽는 인테리어의 강점은 투박한 멋스러움이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움이 묻어나 프랑스의 카페가 그랬듯이 한국적인 사랑방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산 경험도 도움이 많이 됐다.
일본의 음식점 종업원들의 친절함을 한국에서 구현해 보고 싶었다.
친절한 서비스를 위해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해외연수의 기회도 주고 있다.
그의 가장 큰 재산 1호는 바로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쟁력을 기반으로 방문 손님 80%가 단골일 정도로 마니아층이 두텁다.
가맹비 500만원, 평당 인테리어비 135만원, 보증금 300만원 등 건물 임대 보증금 6천만원을 포함해서 총 2억1천만원 정도 들었다.
월 평균 매출은 5300만~5500만원선이다.
순수익은 1천만원 정도다.


그 밖에 고깃집에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카페풍 분위기로 젊은층의 인기를 끌고 있는 점포도 있다.
신씨화로 www.sinssi.co.kr는 화로구이 전문점에 카페 컨셉트를 도입해 30, 40대는 물론 20대 고객들을 주타깃으로 삼아 성공한 사례다.
재즈 음악을 틀어 자유스러우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했고, 삼겹살 구이에 와인을 곁들일 수 있도록 해 젊은 데이트족이나 분위기파들을 공략했다.
일반 음식점들이 대부분 환한 직접조명인 데 반해, 테이블별로 간접조명을 설치해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도 특징. 또 카페 분위기에서 고기 냄새나 연기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과학적인 배기 시스템으로 깔끔한 매장 분위기를 연출했다.
앞으로 카페풍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www.changupok.com

카페풍 매장
업종/브랜드/홈페이지/창업자금(점포비용 제외)/연락처
가격파괴 뷰티숍/이지은레드클럽/www.leeredclub.co.kr/5950만원(25평 기준)/02-873-1141
퓨전카페형 주점/섬마을이야기/www.4ufranchise.com/8600만원(20평 기준)/02-431-4951
여성 맥주 전문점/큐즈/www.qz-i.com/9천만~1억원/031-978-6900
(자료: 한국창업전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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