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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잘 익은 배당株 받아볼까
[재테크] 잘 익은 배당株 받아볼까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3.10.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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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진주' 발굴해야 수익 짭짤…종목 선정 어려울 땐 펀드나 코덱스 코디 선택


회사원 김아무개(35)씨는 연말이 가까워지자 올해도 배당투자 맞춤 종목을 가려내느라 정신이 없다.
김씨가 배당투자의 매력에 처음 눈뜬 건 지난해. 김씨는 지난해 500만원을 2개월 동안 투자해 10.5%의 썩 괜찮은 수익을 올렸다.
당시 4.7% 하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훨씬 앞지르는 높은 수익률이다.
시중 금리가 지난해보다 1% 가량 더 떨어진 상황이라 김씨는 올해 배당투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배당투자의 인기 비결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익에 있다.
주가 변동에 관계없이 배당이라는 확실한 보너스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익금을 주주에게 배당 형태로 나눠주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주주 중심 경영이 강조되는 데다, 내부유보로 돌려도 마땅히 투자할 데가 없는 탓이다.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지난해 현금 배당을 한 기업은 거래소가 350개사, 코스닥은 365개사였다.
이들의 평균 배당률은 시가 기준으로 거래소 4.75%, 코스닥 3.5%였다.
전체적으로 배당률이 은행 예금 금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약간 낮다.
배당투자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올리려면 종목 선택이 중요하다.



장기 보유 땐 배당소득세 면제

그러나 배당투자를 배당금만 노리고 하는 건 아니다.
12월 결산법인의 배당 실시 여부와 배당률은 내년 2~3월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그때까지는 모든 게 예상일 뿐이라는 뜻이다.
배당투자 유망 종목으로 관심을 모은 기업이 뜻밖에 배당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배당률 역시 불확실한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보통 투자를 하기 전에 최근 몇년 동안의 배당 실적과 올해 각 분기별 영업실적을 잘 챙겨보라고 충고한다.
물론 100% 확실한 방법은 없다.


배당락도 배당투자에서 중요한 변수다.
배당을 받으려면 배당 기준일에 해당 종목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올해 12월 결산법인 배당 기준일은 12월30일이다.
결제에 걸리는 기간까지 고려하면 최소한 12월26일까지는 주식을 사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날이 바로 주가 흐름의 분기점이다.
배당투자 유망주 주가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일종의 테마를 형성하며 대부분 꾸준히 올라간다.
그러다 이날을 기점으로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선다.
기준일만 지나면 주식을 팔아도 배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당락이 진정되고 주가가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짧아도 1~2개월은 걸린다.


배당락은 매도 시점 결정에 핵심적인 고려 요소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장기 보유다.
어차피 배당주와 우량주는 겹치는 경우가 많다.
기다리면 주가는 다시 오르게 돼 있다.
1년 이상 보유하면 배당소득세도 면제받는다.
이게 어렵다면 배당투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라 주가가 정점에 오를 때나 배당 권리가 생긴 직후에 팔아야 한다.
물론 전자의 경우 배당금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선택은 배당락폭에 달려 있다.


김씨의 경우를 살펴보자. 김씨는 지난해 10월21일 500만원을 투자해 대표적인 고배당주 KT&G 주식을 1만6750원에 298주 매수했다.
애널리스트 추천이 잇따르고 언론에서도 배당투자를 크게 다루면서 12월 중순 주가가 1만8700원까지 올랐다.
그러다 12월27일 배당락과 함께 주가는 전날보다 10.27% 빠진 1만6600원까지 떨어졌다.
다행히 김씨는 배당락을 우려해 12월26일 1만8500원에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두달 남짓 투자해 10.5%, 52만원가량 수익을 올린 셈이다.


만약 김씨가 하루를 더 기다려 12월27일 주식을 매도했다면 어떻게 계산될까. 살 때보다 주가가 떨어져 이것만 보면 오히려 손해다.
그러나 배당금이 있다.
KT&G는 지난해 시가 기준으로 7.6% 배당했다.
12월26일 종가 1만8500원을 기준으로, 1주당 배당금이 1406원이었다.
여기서 16.5%(주민세 포함)의 배당소득세를 빼야 한다.
그러면 주당 1174원이 된다.
김씨가 거둔 배당수익은 최종적으로 35만원가량 된다.
투자수익률은 6.1%로 떨어졌다.
주주총회가 끝나고 한달쯤 지나서야 배당금을 실제 지급받을 수 있다는 것도 단점이다.



대표종목 이미 올라…수익률 높지 않을 듯

그러나 김씨가 올해 KT&G로 지난해처럼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KT&G를 비롯해 전통적인 고배당 종목의 주가가 벌써 크게 올라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일제히 오르던 주가가 대부분 한 차례 빠졌지만, 이들 종목은 시장 분위기와는 반대로 계속 올랐다.
동원증권 정훈석 애널리스트는 “보통 11월 들어서야 배당투자가 시작되는데 올해는 관심이 조금 빨라졌다”고 말한다.
정훈석 애널리스트의 분석으론 지난 10년 동안 1994년만을 제외하고 고배당 종목의 10~12월 주가가 평균 종합주가지수(KOSPI)보다 강세였다.
그는 “KT&G나 S-Oil처럼 잘 알려졌고 주가흐름이 견조한 종목에선 큰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며 “이젠 배당을 하는 기업이 적지 않기 때문에, 그 중에서 잘 고르면 의외의 높은 수익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배당은 사전공시 의무가 없다.
전혀 이야기가 없던 기업이 내년 주주총회서 전격적으로 배당을 결의할 수 있다.
종목을 고를 때 배당 여력이 있는 기업을 먼저 추려보는 게 좋다는 뜻이다.


종목 선정의 위험을 피하면서 배당투자를 하고 싶다면 투신사에서 운용하는 배당투자펀드에 가입하거나, 지난 10월13일 상장된 배당지수(KODI) ETF를 매수하는 방법이 있다.
배당투자펀드는 상품 성격이 여러 가지다.
증권거래소에서 지난 7월부터 발표하고 있는 배당지수의 흐름을 좇는 인덱스 펀드도 있고, 기존 주식형이나 혼합형 펀드 가운데 단순히 배당투자 유망 종목의 편입 비율만 약간 높인 것도 있다.
펀드 편입 종목의 배당이 늘어날수록 펀드 전체의 수익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배당지수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일반 주식처럼 사고 팔면 된다.
편입 종목의 배당금은 분기마다 ETF 보유 고객에게 분배금으로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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