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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내집 마련, 급등 지역은 피해라
[부동산] 내집 마련, 급등 지역은 피해라
  • 안명숙/ 스피드뱅크 부동산연
  • 승인 2003.10.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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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29일 예정인 정부의 ‘초강도’ 집값 안정대책 발표를 앞두고 주택시장은 폭풍전야를 방불케하는 분위기다.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이번 발표에 따라 집값이 더 떨어질 수도, 또는 반등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거래가 없이 보합세 판도가 이어지면서 중개업자들은 어떤 대책이든 빨리 발표됐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다.
그들 입장에서는 오르든 내리든 거래가 활발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주택시장은 추가 하락과 보합의 사이에서 올해를 마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과거와 같이 경제 성장률 둔화라는 악재와 초강도 정부의 규제정책으로 앞으로 집값도 하락 또는 보합으로 이어지는 하락기를 걷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렇다면 가격이 하락하는 약세 시장에서 수요자들은 주택마련을 마냥 미루는 것이 합리적일까?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의 합리적인 주택 투자법은 무엇일까? 가격 하락기의 주택투자는 상승기보다 더욱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
집값이 오를 때에는 더 오르는 곳과 덜 오르는 곳의 상대적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
하지만 가격이 하락할 때에는 실질적인 자산가치의 하락과 연결되므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가격이 오를 때 덜 오르는 곳을 선택한 수요자보다는 가격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더 떨어지는 곳을 매입한 사람이 타격이 크다.
따라서 지금은 더욱 신중하고 철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입 목적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하락기에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택을 구입하는 목적과 어떤 주택을 필요로 하는지를 스스로 점검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아들이 성장기에 있는 집에서 투자가치보다는 주거가치를 더 중요시한다면 우수한 학교가 인접한 지역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한편 맞벌이 부부는 서로 직장과의 출퇴근이 용이한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노년을 바라보는 나이에 오붓하게 마련하는 주택이라면 주거환경의 쾌적성이 우수한 곳을 바랄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목적에 따라 중요한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살면서 느끼는 편리함이나 만족감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이 설정된다면 그에 부합한 지역을 선택해야 하는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합리적인 대안은 가격이 하락한다 해도 하락폭이 크지 않을 곳을 고르는 것이다.
가격 하락이 일시적 충격이나 단편적 이유에서 비롯된 경우라면 지역에 따라 국지적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전반적인 대세라면 지역에 관계없이 영향을 받는다.
그렇다면 어느 곳이 가격이 덜 떨어지는 곳일까? 과거 데이터를 보면 일정기간 상승폭이 높았던 곳은 하락기 하락폭도 높았다.
예를 들어 최근 상황과 비유되고 있는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의 경우 89년 1월 기준 강동구 아파트 평당가가 247만원, 영등포구는 277만원 선이었다.
그러나 가격이 치솟으면서 고점에 달했던 91년 6월 강동구는 658만원, 강남구는 788만원으로 불과 2년6개월 만에 강동구는 167%, 영등포구는 184% 주택가격이 상승했다.
상승률이 높았던 강동구는 91년 6월을 기점으로 바닥을 쳤던 92년 7월까지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91년 6월 대비 28%나 떨어졌다.
영등포구 역시 91년 6월 대비 바닥이었던 92년 7월의 주택가격은 27%나 하락한 시세를 나타냈다.
반면 비슷한 기간 하락폭이 가장 낮았던 용산구는 89년 1월 평당가가 437만원이었으나 정점이었던 91년 6월 970만원으로 120% 상승했다.
다른 지역보다 상승폭이 낮은 편이었던 용산구는 바닥을 쳤던 92년 7월 평당가가 884만원으로 9% 하락에 그쳐 서울에서 가장 낮은 하락폭을 보였다.
강남지역 투자는 당분간 관망세 바람직 아울러 전통적으로 수요층이 두텁고 일시적으로 하락폭이 큰 곳은 하락기에도 바닥을 치고 반등하는 시점이 비교적 짧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곳은 가격 하락세가 비교적 오래 지속된다.
IMF 외환위기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던 97년 말부터 98년 말까지 서울의 구별 아파트 가격을 보면 지역에 따라 가격 회복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송파구와 양천구는 97년 11월 아파트 평당가가 894만원, 759만원을 유지했으나 IMF 관리체제로 들어선 97년 12월부터 큰 폭의 가격 하락세가 이어져 서울에서는 가장 빨리 98년 7월 바닥을 치고 반등세로 돌아섰다.
당시 평당가가 송파구 691만원(-23%), 양천구 608만원(-20%)이었다.
반면 동대문구는 97년 12월부터 아파트 값이 떨어지기 시작해 99년 4월에나 바닥을 치고 반등하는 국면을 보였다.
동대문구 아파트 평당가가 97년 11월 518만원에서 99년 4월 428만원으로 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하락폭은 비교적 작았지만 하락세가 빨랐던 지역보다 반등이 늦었다.
얼마나 떨어져야 바닥인지 또는 하락세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갈등으로 요즘 부동산시장은 문의만 늘고 거래는 없는 빈수레와 같다.
소나기를 피해가듯 지금 부동산 시장은 섣부른 투자보다는 침착한 판단을 요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선 강남 등 최근 집값이 급등한 지역은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과거에 경험을 봐도 집값이 급격히 오른 지역은 단기간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강북권 등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던 지역은 정부 대책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좋은 물건이 나오면 매입하는 것 좋다.
특히 실수요자라면 다주택 보유자들이 내놓는 급매물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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