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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정윤연 라드웨어코리아 사장
[사람들] 정윤연 라드웨어코리아 사장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3.10.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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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은 마라톤과 같다

4명의 직원으로 지난해 70억원의 매출을 올린 외국계 기업이 있다.
올해 매출은 이보다 두 배 이상은 무난히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네트워크 보안장비 업체 라드웨어의 한국지사 얘기다.
라드웨어는 국내 ‘레이어7’(L7) 스위치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정윤연(42) 라드웨어코리아 사장이 싱글벙글할 만도 하다.
L7는 네트워크 최상위층에서 트래픽을 관리하고 바이러스와 해킹 정보 등을 차단하는 네트워크 연결장비다.


“지난 1월 터진 ‘1·25 인터넷 대란’이 결정적인 계기였어요. 홍보 효과가 엄청났죠.” 당시 라드웨어의 L7 스위치가 KT 혜화동지점의 웜바이러스를 차단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라드웨어 스위치는 단숨에 업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국내 대부분의 유·무선 통신업체가 라드웨어 제품을 쓰고 있으며, 금융과 대학 등도 점차 L7 스위치를 채택하는 추세다.


정윤연 사장은 라드웨어가 한국지사를 설립하던 2001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사령탑을 맡고 있다.
올해 상반기 라드웨어코리아가 올린 매출은 라드웨어 본사 전체 매출의 10%에 이른다.
“다른 외국계 기업이 보통 1∼3%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죠. 덕분에 한국지사 위상도 상당히 높습니다.
본사와의 연락도 다른 과정을 거치지 않고 CEO와 직접 할 정도거든요. 그러니 의사결정 과정도 상당히 빠를 수밖에요.”

모기업인 라드웨어가 속한 이스라엘의 ‘라드그룹’은 이스라엘 젊은이가 가장 일하고 싶어 하는 기업으로 꼽힐 정도로 인기있는 대표적 정보기술(IT) 그룹이다.
라드그룹의 17개 계열사 중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건 라드웨어가 처음이다.
정 사장은 “앞으로 17개 계열사가 모두 한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나름의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조심스레 포부를 밝힌다.


이런 꿈을 실현하기 위한 정윤연 사장의 밑천은 튼튼한 체력과 노력이다.
2년 전 지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정윤연 사장은 담배를 끊었다.
그러면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 집 근처를 10km씩 달리는 일을 거르지 않는다.
오는 11월에는 정식 대회에 나가 기나긴 완주에 처음 도전한다.
“나이는 40대지만, 체력지수는 아직도 20대 후반”이라며 내친 김에 ‘마라톤 전도사’로 나설 태세다.


정 사장의 마라톤 사랑은 곧 경영으로 이어진다.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려면, 각 구간에 따라 페이스를 적절히 조절해야 합니다.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기에 따라 체력과 시간, 속도 등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긴 호흡을 유지하는 것이 꼭 닮은꼴이더군요.” 정 사장은 ‘장거리 경영’을 위해 올가을부터 한 대학의 최고경영자 과정에 등록해, 늦깎이 공부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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