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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젊은피 돌아야 경쟁력 커진다
1. 젊은피 돌아야 경쟁력 커진다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3.11.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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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 임금피크제로 고용 늘려…유한킴벌리·P&G 등도 생산성 효과 거둬 한편에서는 ‘고용 없는 성장’의 목소리가 높지만, 꾸준한 고용이 성장의 밑거름이라 주장하는 기업들도 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신규채용을 늘린 신용보증기금도 그런 경우 가운데 하나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고 대신 정년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신용보증기금은 올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고령자 9명에게 적용했다.
도입 전 이들의 연봉은 대략 8500만원 선이었는데,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1인당 약 3700만원의 인건비를 절감했다.
대신 신용보증기금은 줄인 인건비만큼 신규채용을 늘렸다.
원래 50명 채용 예정이었는데 채용인원을 30명이나 늘려 모두 80명을 뽑았다.
물론 도입과정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노조의 합의가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였다.
노조도 임금이 줄어드는 문제라 무조건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워낙 인사적체가 심하다는 사실을 노조도 인정했고, 그대로 간다면 조직형태가 기형적으로 될 수밖에 없어 제3의 대안을 함께 찾은 결과였다.
게다가 신용보증기금에는 채권추심업무, 감리업무 등 경력자들의 노하우를 살릴 일자리가 많다는 이점도 있었다.
결국 신용보증기금은 임금피크제를 통해 인건비도 절감하면서 인사적체 문제도 해결하고, 신규 인력도 공급받는 1석3조의 효과를 본 것이다.
유한킴벌리가 도입한 4조교대제 근무시스템도 업계에는 신선한 충격이다.
보통은 3개조가 8시간씩 24시간을 나눠 일하거나, 2개조가 12시간씩 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유한킴벌리에서는 4조3교대제나 4조2교대제로 운영을 해, 4조 가운데 3개조나 2개조가 교대로 일을 하는 동안 나머지 조는 휴식을 취하거나 교육을 받는다.
3조교대제로 운영할 때보다는 25%, 2조교대제와 비교한다면 50%나 고용을 늘린 것이다.
유한킴벌리에서는 93년 이 제도를 한 공장에 도입한 이후 성과가 두드러져 99년부터 모든 공장에 도입을 확대했다.
재해율이 0%로 떨어진 데다, 생산성도 30% 이상 높아졌기 때문이다.
1인당 제안수도 98년 4.3개에서 2002년 8.1개로 늘어났고, 제안채택률은 51%에서 85%로 늘어났다.
즉 직원들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생산성도 높이는 아이디어를 자발적으로 많이 냈다는 이야기다.
고용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주장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결과였다.
이밖에도 채용을 늘리는 게 궁극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기업들도 많다.
특히 최근 경력자 선호와는 반대로 ‘깨끗한’ 신입사원을 경쟁의 동력으로 보는 기업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P&G는 ‘내부 인력을 키워 미래 CEO를 배출한다’를 채용원칙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다.
P&G 초창기 때부터 세계적으로 유지해 온 원칙이라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경력자는 거의 채용하지 않기 때문에 중간관리자가 나가면 반드시 내부자 가운데 승진이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에게는 동기부여 효과가 크다.
“모든 경쟁이 내부에서 이뤄지니까 성장 가능성도 계속 주어지고 결과적으로 매니저급이 빨리 양성된다”는 게 P&G 관계자의 설명이다.
증권사 가운데서도 일부 대형사에서는 신입공채만을 고수하는 곳들이 있다.
‘첫 직장’에 대한 충성도가 경쟁력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인사팀 이득원 차장은 “증권업은 서비스에 차별이 거의 없어 충성심이 떨어지면 고객까지 다 이끌고 빠져 나갈 우려가 있다”며 신입 공채를 선호하는 이유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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