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편집장 메모] 경기 바닥쳤나?
[편집장 메모] 경기 바닥쳤나?
  • 이코노미21
  • 승인 2003.11.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진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 경제가 수출 주도로 긴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밝혔고, 김진표 부총리는 “경기가 올 4분기에는 회복세에 들어선 뒤 내년 상반기에는 5%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습니다.
금융연구원은 내년 GDP 성장률을 올해보다 2배 정도 높은 5.8%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낙관론에 가장 큰 힘을 실어주는 건 수출 호조세입니다.
10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26.2% 증가하며 2개월째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수출이 늘면 투자와 고용이 증가하고 결국 소비도 증가하는 선순환에 들어간다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논리입니다.
그러나 이 논리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이 많습니다.
수출은 이미 1년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는 여전히 침체되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의 수출품목 중 IT산업 비중이 커져서 연관효과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현재 기업의 설비가동률에 여유가 많아 수출이 늘어도 투자가 늘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정부의 예측은 지나친 낙관론일까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소비심리가 미약하나마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백화점 매출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11월에는 그 감소폭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10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를 보면 앞으로 경기나 생활형편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가구 비중도 약간 늘었습니다.
구직자도 늘었지만 구인자는 더 늘었습니다.
구직자가 는 것은 비경제활동인구가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된 것을 뜻합니다.
다만 이런 변화가 너무 미약해서 앞으로도 이 추세가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회복이 정부가 말하는 것보다 느릴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내년 초쯤이나 돼야 경기회복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거랍니다.
올 겨울은 여전히 춥겠지만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그런대로 견뎌낼 수 있을 거라는 게지요. 사족 하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현재의 불안한 정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들은 기업에 대한 수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합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간삼간 다 태울 거냐는 겁니다.
그러나 이번에 정치인과 기업의 부적절한 관계를 바로잡지 않으면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겁니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