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경제읽기] 내수부진 장기화 가능성
[경제읽기] 내수부진 장기화 가능성
  • 신후식 대우증권
  • 승인 2003.11.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중자금이 단기 금융상품에 집중되면서 금융권 수신의 단기화가 지속되고 있다.
금융권의 6개월 미만 단기 금융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9월말 현재 총수신액(776조원)의 48%인 372조원에 달하고 있다.
당국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첫째로 해외경기 회복 속도와 경기회복의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우리나라 수출회복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3분기중 미국 경기가 7.2%(전기비 연률)로 고성장을 했다고는 하나, 감세정책과 부동산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주도의 성장이었다.
투자회복세 미약으로 4분기 이후 미국 경제는 성장률이 다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회복속도가 매우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미국 경제의 회복기간이다.
미국 경제의 회복기간에 대한 의문은 미국 경제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인 쌍둥이 적자 확대 때문에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는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적자 등 쌍둥이 적자가 GDP 대비 9% 수준으로 85년 프라자회담 때(85년 9월)와 비슷한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 경제도 내년부터는 부동산 버블과 과잉설비 투자를 억제하기 위한 타이트한 통화정책으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내수부진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내수부진이 장기화될 우려는 업종간 차별화가 매우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이 회복되고는 있으나 수출이 전기전자 등 일부 대기업 품목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은 여타 업종과는 달리 전후방 파급효과가 작다.
부가가치가 낮고, 고용유발 효과도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이다.
특정업종 중심의 수출회복으로 수출회복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가 부진하고 고용이 늘지 않고 있다.
과거 경기회복 국면에서는 수출이 늘면 투자와 고용이 늘면서 내수가 동시에 회복되었는데 최근에는 수출회복에도 내수부진이 장기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내수경기가 장기간 위축될 기미를 보이자 비용절감을 위해 내수기업조차도 공장의 해외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IMF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투자금액이 107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 투자한 금액이 국내 전체 설비투자액의 9.3%에 달했다.
공장의 해외이전 확대 추세로 내수가 다시 회복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의 경기회복은 일부 대기업과 일부 수출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이고 대다수 내수 관련기업은 경기회복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기업과 업종의 경기차별화로 주가차별화가 심해지고 있다.
금융권의 수신이 단기화되자 금융기관의 자금운용도 단기화되고 있다.
주식 등 장기 금융상품으로 자금 유입이 줄고 있어 주식시장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상황이다.
은행은 예대마진 축소와 연체율 상승으로 우량기업 중심으로 대출을 하거나, 담보대출 위주로 여신을 취급해 신용도가 낮고 담보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금융기관의 대출 의존도가 큰 중소기업의 경우 장기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설비투자가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자금을 증시나 중소기업으로 유입시키는 정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면 업종간 차별화 심화로 내수산업이 장기간 부진해질 가능성이 큰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