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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KT(030200) 게임사업 진출 선언
[뷰포인트] KT(030200) 게임사업 진출 선언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3.11.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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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기대 vs 수익성 글쎄 ‘통신 공룡’ KT가 게임시장 정벌을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손을 댄 게임 장르도 다양하다.
KT는 11월12일 나온테크, 키프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9개 게임개발사와 각각 온라인·콘솔·캐주얼게임 등 9개 게임에 대한 판권 투자 계약을 맺었다.
통신과 게임, 어찌 보면 관계있는 것 같으면서도 ‘KT=게임업체’란 등식 앞에선 모두들 낯설음을 느낀다.
그만큼 KT의 시장 진입은 게임업계에선 흥미로운 사건이다.
국가대표 기간통신 사업자인 KT가 ‘게임’이라는 낯선 분야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이 ‘돈이 되는’ 콘텐츠라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의 이면에는 말 못할 사정이 있다.
유선전화와 초고속 인터넷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야심차게 추진하는 유·무선 통합서비스도 좀체 계획대로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앞으로 먹고 살 일이 막막해진 셈이다.
통신 강자를 자처해 온 KT로선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 10, 11일에는 KT와 12개 계열사의 사장 및 임원진이 비전경영회의를 갖고, 차세대 동력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그 결과 위성DMB, 휴대인터넷, 텔레매틱스 등과 함께 KT가 선택한 것이 게임이다.
KT의 밑그림은 이렇다.
우선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5년 동안 매년 200억원씩 모두 1천억원을 투자해 유망 게임의 판권을 확보한다.
확보한 게임의 판로 개척은 자회사인 KTH가 맡는다.
유명 포털사이트를 통해 서비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해외 게임을 개발·배급·서비스하는 일은 KT 글로벌 사업단이 맡는다.
KT는 판권에 대한 투자를 맡고, 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분배한다는 구상이다.
일단 시장 반응은 신중하다.
우선 새로운 수익사업을 개척하려는 시도에 대해선 대체로 박수를 보냈다.
한투증권 김상윤 선임연구원은 “네트워크 사업자에서 콘텐츠 사업자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수익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는 게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 김성훈 연구원도 “KT가 가진 마케팅력과 결제 자원, 콘텐츠 유통망으로 활용 가능한 네트워크 자원 등을 고려할 때,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불확실한 점들이 더 많아 보인다.
우선 장기적 성공 가능성이 미지수다.
김상윤 연구원은 “12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KT가 전체 시장규모가 1조2천억원에 불과한 게임시장에 뛰어든 건, 본질적인 의미의 성장엔진을 찾은 것으로 보기엔 미약하다”고 내다봤다.
“금융, 카드, 부동산 개발업 등 최근 벌이고 있는 신규 사업의 하나일 뿐”이라고 김상윤 연구원은 진단했다.
KT와 게임사업의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김성훈 연구원은 “벤처적 특성이 요구되는 콘텐츠 유통사업에 KT의 조직구조는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투자는 KT가 진행하고 퍼블리싱은 KTH가 수행하는 이중적 사업추진방식은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사업추진 형태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게임 투자가 KT 기획조정실 산하 소규모 전담팀에서 진행된 데다 투자규모 등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라기보다는 테스트 정도의 의미가 강하다고 김성훈 연구원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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