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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미래에셋그룹 겹경사 났네
[비즈니스] 미래에셋그룹 겹경사 났네
  • 이경숙 기자
  • 승인 2003.11.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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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순이익 증가·코리아ELF 설계 맡아…공격 경영으로 대형사에 도전장 11월5일 오후, 미래에셋증권 금융상품마케팅팀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예, 드림타겟이요?” 이관순 팀장의 설명이 조목조목 이어진다.
고객이 가입 때 정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시스템적으로 자동환매되는 전환형 펀드다.
다른 고객들이 정한 목표수익률은 평균 20%대다…. 10여분이 지난다.
고객과 통화를 끝낸 이 팀장이 바로 전화기를 든다.
“강승희 매니저님? 인천 고객 한분 연결시켜 드릴게요. 그런데 질문이 아주 꼼꼼하네요. 부담스러운 손님 같은데요. 엊그제 연결해 드린 분도 부담스러우셨을 텐데…. 하하, 편지까지 쓰셨다고요?” 이 팀장의 얼굴이 활기로 빛난다.
신상품을 내놓은 지 사흘째인 이날까지 팔린 드림타겟 펀드의 수탁고는 72억원이다.
반면 투신협회가 집계한 주식형 펀드 수탁고 규모는 같은 기간 1300억여원이 줄어들었다.
이 팀장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자평한다.
“일반투자자들이 종합주가지수 800도 높다고 느끼는 상황입니다.
부동자금이 움직일 가능성이 적어요. 그런데 순수개인, 그것도 신규 고객들로만 사흘 만에 이만한 수탁고를 올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드림타겟은 미래에셋증권 마케팅팀원들이 그동안 들었던 고객들의 요구를 상품개발 파트에 전달해 설계된 상품이다.
미래에셋그룹이 2년 만에 내놓은 신상품이기도 하다.
그런 상품이 잘 팔리니, 마케팅팀 직원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만도 하다.
주식형 펀드 운용서 두각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800을 넘었지만 개인자금이 움직이지 않아 위탁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권사들은 여전히 쓸쓸한 가을. 그런데 미래에셋은 봄날이다.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 투신운용 등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은 벌써 지난 회계연도 실적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
4월부터 다섯달 동안 미래에셋증권은 275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2억원, 미래에셋투신운용은 18억원의 세전순이익을 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실적은 벌써 2002년 회계년도 1년 순이익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 9월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들 홈트레이딩(HTS) 약정실적의 9.7%를 점유해 처음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에 희소식은 또 있다.
금융권 최초로 은행, 증권, 투신업계가 모두 참여해 판매하는 대규모 주식투자펀드 ‘코리아ELF’(주식연계펀드)의 설계를 미래에셋투신운용이 맡은 것이다.
이달중 발매될 이 상품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다.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의 하나로 부동자금을 금융시장으로 끌어들이려는 목적이다.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사장은 큰 자부심을 나타낸다.
“지수가 30% 이상 떨어져도 원금을 보장해주는 주식연계펀드를 국내에서 처음 내놓은 것도 우리 회사입니다.
시스템캡펀드라는 상품이죠. 지금도 6천억원에서 1조원 잔고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수 860 때 들어간 인디펜던스, 디스커버리 펀드들도 20% 이상 수익을 내고 있어요. 우리가 코리아ELF 설계를 맡은 건 그런 실력을 인정받은 덕분입니다.
” 미래에셋은 특히 주식형 펀드 운용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미래에셋투신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주식형 펀드들은 한국펀드평가, 제로인 등 펀드평가회사들이 매긴 평가순위에서 상위에 올라 있다.
운용사별 평가를 봐도 주식형 펀드 분야에서 두 회사 모두 열손가락 안에 들었다.
두 회사의 주식형 펀드 설정액 규모는 4300억원에 육박한다.
삼성투신, 한국투신, 대한투신 등 대형사를 앞지르는 규모다.
홍콩 법인 설립…특화 상품 판매 전략 미래에셋그룹은 이참에 대형사들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태세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10월 말부터 잇따라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미래에셋을 ‘자산 20조원 규모의 자산운용그룹’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박 회장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최고의 자산운용사를 꿈꾼단다.
일단 계획대로 미래에셋이 SK투신운용의 지분 55%를 인수하면 자산 규모(수탁고) 8조3천억원으로 업계 7위에 올라선다.
다음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식형 뮤추얼펀드, 미래에셋투신운용은 채권과 밸런스펀드, SK투신운용은 사모펀드와 M&A펀드를 특화할 계획이다.
내년엔 30억원의 자본금으로 홍콩에 미래에셋 해외법인 자산운용사를 연다.
금융규제가 없는 홍콩을 기점으로 상하이, 서울을 잇는 아시아 거점을 확보하는 것, 새 거점을 통해 특화되고 검증된 계열사 상품을 판매하는 것. 이것이 박 회장이 내놓는 미래에셋의 성장전략이다.
미래에셋의 약진에서 업계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다.
투신업계 한 관계자는 “위탁수수료에 의존하는 다른 증권사와 달리 미래에셋은 상품 판매에서 많은 수익을 내면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힘받은 김에 선두로 도약할 수 있을까? 창립 6주년, 한창 성장기를 맞은 미래에셋에 여의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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