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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현대오토넷, 종착역은 어디?
[비즈니스] 현대오토넷, 종착역은 어디?
  • 이현호 기자
  • 승인 2003.11.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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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버그핀커스 ‘바이아웃’ 가능성 커…현대차그룹·현대모비스 최종 후보로 떠올라 11월3일 현대오토넷의 대주주인 하이닉스와 현대투신증권은 현대오토넷의 지분매각에 대한 입찰결과 우선협상 대상자로 미국계 투자회사 워버그핀커스를 선정했다.
양측은 매각의 전제조건과 시기는 추후 논의하기로 하는 한편, 오는 11월까지는 실사를 거친 뒤 본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번 현대오토넷의 매각 작업에는 워버그핀커스와 국내 투자회사인 KTB네트워크가 막판 경합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예비협상자로는 KTB네트워크가 선정됐으며, 워버그핀커스와 협상이 깨지면 예비협상자인 KTB네트워크와 다시 협상을 시작하게 된다.
이번 지분매각은 하이닉스의 경영정상화 계획안에 따른 절차로 현대그룹이 직접 추진한 것이다.
때문에 현투증권 지분도 이번 매각대상에 함께 포함됐다.
따라서 매각가격은 고 정몽헌 현대 회장이 금융계열사 부실책임으로 현투증권에 사재로 출연하면서 잡은 장부가격이나 하이닉스의 장부가격보다 높은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현대오토넷 매각작업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현대오토넷의 회사가치 때문이다.
현대오토넷은 옛 현대전자에서 분사한 이후 3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왔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40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또한 국내 자동차부품전문회사로는 선두업체 격이다.
그러나 이번 입찰에 현대차그룹과 세계적인 카오디오그룹 하먼 등이 참여하지 않은 배경에 무엇보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 중 다수는 워버그핀커스가 투자목적으로 인수하려는 의지가 강해 적극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용대인 세종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하는 ‘바이아웃’ 방식으로 다시 내다팔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나 하먼으로서는 결국 워버그핀커스가 되팔면 그때 인수해도 늦지 않다는 이야기다.
증시 반응도 이런 분석과 맥을 같이 한다.
11월 이전까지 급등하던 현대오토넷 주가는 발표 다음날인 11월4일 전날보다 6.79% 급락한 3225원으로 마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손종원 연구원은 “워버그핀커스는 투자목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장기적으로 M&A에 따른 회사의 영업상 시너지 효과는 반감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현대오토넷이 마지막에 누구의 손아귀에 들어갈지 소문이 무성하다.
근접한 후보로는 예비협상자인 KTB네트워크가 꼽힌다.
KTB네트워크는 10월 이전부터 인수의사를 선언하고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자체 인수팀을 구성해 사전실사까지 마쳤다.
이미 3천억원을 웃도는 자금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KTB네트워크 역시 투자회사이기에 다시 내다팔 수 있다고 전망한다.
KTB네트워크가 최근 동신제약과 금강공업, 팬택앤큐리텔 등의 바이아웃 투자에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KTB네트워크 관계자도 “2∼3년 동안 수익 위주 경영으로 기업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고 귀띔한다.
최종적인 현대오토넷 인수자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는 현대차그룹의 현대모비스가 꼽힌다.
결국 투자회사들이 인수할지라도 재매각할 때는 영업상 시너지 효과가 큰 현대모비스에 넘길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본텍이 현대오토넷을 대신하고 있다”며 “현대오토넷을 인수하는 등의 중복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수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모비스 입장에서는 매출선 다변화와 기술력 증대 등 기대효과가 높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
실제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현대오토넷을 인수하려고 시도했지만 가격결정에 난항을 겪어 무산됐던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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