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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파티 마케팅, 귀족들 ‘러브콜’
[비즈니스] 파티 마케팅, 귀족들 ‘러브콜’
  • 한정희 기자
  • 승인 2003.11.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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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수입차·금융권 등, 후원 너도나도…대중화 바람 타고 산업 성장 추세 파티 하면 드는 느낌은? 즐거움, 자유로움, 화려함, 귀족적인 분위기 등등이다.
파티는 서양문화라는 점에서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한편으론 이국적인 멋 때문에 늘 동경의 대상이 된다.
최근 이런 파티 문화가 젊은이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이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파티를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방법이다.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금융기관의 경우 VIP고객을 위한 프로모션을 파티로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VIP고객을 초대할 때 특별히 친구를 초청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VIP고객의 친구들은 또다른 VIP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호텔이나 수입자동차업체, 패션 및 화장품의 명품 브랜드들이 파티를 주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 지는 이미 오래다.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아르마니의 경우엔 남자들에게만 초청장을 보내 여자친구를 데리고 올 수 있게 하는 연인 파티를 열기도 한다.
최근에는 소규모 레스토랑의 런칭 이벤트에도 파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런 궁금증이 생길 법하다.
파티와 이벤트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파티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하고 오프라인에서 파티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파티즌의 이경목 대표는 “행사 자체에 사교가 있느냐가 그 첫 번째 기준”이라고 말한다.
이벤트는 사회자나 주최측이 행사를 주도하면서 대중들을 수동화·대상화하는 반면, 파티는 파티를 주최하는 사람들의 역할은 최소화하면서 사람들이 서로 자유롭게 즐기고, 사귀며,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주가 된다는 것이다.
이경목 대표가 생각하는 또다른 기준은 ‘지속성’이다.
한번 행사를 하고 대중들이 흩어질 경우에는 파티라기보다는 이벤트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파티의 중요한 요소로 ‘커뮤니티’를 꼽는다.
파티즌 등 온라인 커뮤니티 형성 이 대표는 99년 파티즌을 만든 동기가 “파티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정기적으로 파티를 즐기기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파티즌은 정기적으로 파티를 열어 왔는데, 현재 온라인 파티즌의 회원은 3만명 정도다.
‘파티플래너’를 겸하고 있는 이경목씨는 스태프들과 매달 파티의 컨셉을 짜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파티의 운영 전체를 총괄하는 프로듀서 역할을 한다.
파티에 참여하는 파티 마니아들은 평균 150∼200명 정도다.
그들은 파티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사귄다.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고, 자주 보는 사람들끼리 서브 커뮤니티도 형성한다.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 자연스럽게 인맥이 형성되기도 한다.
파티가 지속적으로 열리면서 커뮤니티가 유지되다 보니 점점 비즈니스 영역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업체들한테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들의 상품을 프로모션하는데, 와서 파티를 열어주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파티즌 회원들은 입장료 없이 기업의 협찬으로 파티를 즐길 수 있게 됐고, 기업은 이들 파티즌 회원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파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대부분 자기 관리를 하면서 어느 정도 즐길 줄 아는 고급 소비계층이란 점이 기업들의 구미에 들어맞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파티즌처럼 사교를 강조하는 유럽식 파티 문화가 있는 반면, 미국식 파티문화도 또한 널리 퍼져 나가고 있다.
최근 압구정동이나 홍대앞 클럽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미국식 파티문화는 주로 미국 유학파들이 들여와 댄스파티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 파티 문화의 대표적인 파티플래너는 지미기씨다.
커피 CF에 등장하기도 하는 지미기씨는 모델을 겸하면서 ‘SWAY 프로덕션’을 설립해 파티플래너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의 파티관은 신나게 즐기고, 재미있게 노는 파티, 스트레스도 풀고, 재충전도 하는 파티다.
“파티 액세서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파티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특히 파티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음악을 위해 DJ를 선택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능력있는 DJ를 선정하기 위해 외국의 유명 DJ를 섭외하기도 한다.
한 번의 파티를 만들기까지에는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
파티의 컨셉이 설정되면 그에 맞는 장소, 의상, 음악, 장식, 술, 요리, 댄스 등 종합적인 연출이 필요하다.
파티를 비즈니스로 접근하는 사람들은 파티의 이런 총체적인 면과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 때문에 앞으로 기업들의 파티 마케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사이트 파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파티플래너 윤지현씨도 파티산업에 대해 “시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파티가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감성적인 부분”을 자극하기 때문이며, “고객으로서 최상의 대접을 받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CF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파티를 주로 준비했던 그는 파티의 스타일과 디스플레이를 특히 강조한다.
파티의 분위기 연출이나, 소품, 장식, 파티에 어울리는 음식 등도 그의 관심 영역이다.
파티플래너·파티호스트 등 신종 직업 등장 파티 하나가 만들어지기 위한 영역이 이렇게 다양하다 보니 관련 분야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큰 관심거리는 단연 파티플래너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파티플래너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기관이 전무한 실정이다.
현재 성신여대와 숙명여대 등 대학 사회교육원에서 전문가 과정을 개설하고 있지만 수요를 충족할 만한 여건을 갖추지는 못하고 있다.
파티즌의 이경목 대표는 “파티플래너는 기능적인 일보다는 파티를 총괄하는 프로듀서의 입장”이라며, “파티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많은 경험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파티플래너에 이어 파티 음악을 담당하는 DJ나 파티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게 도와주는 ‘파티호스트’ 등도 떠오르는 직종이다.
파티가 시작되면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서로 친근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또 파티가 원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율하는 이 파티호스트는 사교 파티가 활성화될 경우, 전문적인 인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밖에 파티가 대중화되면, 기업뿐 아니라 소규모 가정단위로 확산될 것이란 점도 비즈니스 관계자들의 관심을 끈다.
파티용품 업체들은 ‘키즈 파티’에 힘을 쏟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파티용품을 전문적으로 수출해 온 파티피아는 현재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연간 200억여원의 파티용품을 수출하고 있는 업체다.
파티피아 영업부 황규찬 차장은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파티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지금은 도입기지만 몇 년 후면 성숙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파티피아는 이대앞, 잠실 등 4곳에 직영매장을 가지고 있고, 조만간 아파트 외곽의 백화점 등에 입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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