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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새옷 입은 월마트, 본격 외출?
[비즈니스] 새옷 입은 월마트, 본격 외출?
  • 황보연 기자
  • 승인 2003.11.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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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리모델링 끝내고 최저가격 경쟁…초대형 물류센터 설립 위해 부지도 매입 월마트코리아가 한국시장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11월14일 월마트코리아는 일산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을 마친 3군데 점포에서 매출 및 고객수가 10% 이상씩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에서도 미국식 창고형 할인점을 고집해온 월마트가 앞으로는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월마트코리아의 간부들은 연신 자신감을 내비쳤다.
월마트코리아 정기성 전무는 “월마트가 죽을 쑤고 있다고들 하는데 우린 나름대로 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월마트코리아의 총 매출은 7474억원. 올해도 8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다보고 있어 새로운 신규점의 출점 없이도 매출성장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오히려 성급한 출점전략을 앞세우는 한국기업과 단순 비교해선 안된다는 말까지 잊지 않았다.
사실 그동안 세계 1위 유통기업인 월마트의 한국 성적표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지난해 293조원의 매출을 올린 월마트는 미국을 비롯한 10여개 국가의 자사매장에서 매주 1억4천만명이 쇼핑을 즐기는 거대 유통기업이다.
하지만 지난 98년 한국에 상륙한 월마트는 업계 5위로 쳐져 있어 대형 할인점 중에서는 최하위나 다름없다.
게다가 월마트코리아는 대형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2008년까지 현재 점포수(15개)를 두 배가량 늘리겠다고 발표해놓고 올해 사업가능성을 검토한다며 추진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올해 국내에서 신규점을 한곳도 출점시키지 않은 것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읽혀졌다.
외국계 할인점인 까르푸나 삼성테스코가 비교적 일찌감치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전략을 택한 것에 비해 전형적인 외국계 할인점의 영업방식을 유지해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월마트코리아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우선 기존 점포에 대한 대대적인 리모델링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5월 대구 시지점을 시작으로 현재 일산점(7월), 인천점(8월)의 리모델링이 끝났고 12월16일에는 대전점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리모델링의 기본 방향은 다른 대형 할인점의 추세를 따랐다.
3m나 됐던 매대의 높이를 한국 소비자의 키에 맞게 조절하고 실내 조명도 훨씬 밝게 했다.
바닥도 암스트롱 타일바닥으로 바꾸는 등 매장내 인테리어도 한층 고급스런 분위기가 풍기게 했다.
패션의류나 악세서리샵 등 임대매장을 종전보다 2배 이상 늘려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월마트는 업계에 가격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확실한 저가정책으로 고정고객층을 늘려가고 있다.
예컨대 ‘롤백’(Roll Back)으로 지정된 2300여개의 상품은 매주 가격조사를 통해 경쟁점의 최저가격과 같거나 더 싸게 판다.
또한 ‘우리지역 파격 초저가’라는 이름을 단 23개의 상품은 매일 가격조사를 실시해 경쟁점보다 10% 더 싸게 팔고 있다.
월마트코리아 일산점 강명구 지점장은 “미국에서 K마트가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런 월마트의 철저한 가격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경기도 여주에 5만7천평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 부지 매입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것도 향후 투자를 확대시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부지 규모가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삼성테스코가 동양 최대 규모라며 건립한 충남 목천 물류센터는 4만5천평이다.
월마트코리아 박찬희 상무는 “추가로 4만평 이상을 더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애초 출점 목표로 잡은 30여곳에서 더 나아간 계획을 아직까지 밝히고 있진 않아 좀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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