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말부터 5개 증권사서 판매…원금 손실 위험 감안, 가입 전 충분히 상담해야 주식투자 3년차인 김아무개씨는 얼마 전 마음에 쏙 드는 상품을 하나 찾았다.
바로 증권사 전문 인력이 주식투자를 알아서 대신 해준다는 ‘일임형 랩 어카운트’. 몇몇 증권사가 지난 10월말부터 선보인 신종 투자 상품이다.
김씨는 나름대로 노력은 노력대로 다 들이면서도 실제 수익률은 마이너스에서 왔다갔다 하는 초보 투자자 유형에 속한다.
팔면 오르고 사면 떨어지는 사나운 운세다.
차라리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에 가입할까 관심도 가져봤지만 이것도 마땅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자기 의견을 투자에 반영하는 게 처음부터 불가능한 데다, 마음이 바뀌어 중간에 해지하면 이익금의 70~90%를 별도 수수료로 떼줘야 한다.
올초 카드채 사태처럼 편입 자산에 문제 채권이 끼어 있기라도 하면, 환매가 중단되거나 큰 손해를 입는 상황까지 각오해야 한다.
아무래도 갑갑한 노릇이다.
김씨가 일임형 랩에 끌린 건 간접투자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도 투신사 펀드와는 달리 이런 문제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임형 랩은 자기 계좌에 들어 있는 종목을 언제든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문제 종목이 있으면 바로 교체를 요구할 수 있고, 적극적인 투자의견이 있으면 이를 반영할 수도 있다.
별도의 해지수수료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중도 해지해도 수수료 없어 현재 일임형 랩을 취급하는 곳은 대우증권, 대한투자증권, 동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LG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다.
김씨는 일단 가까운 대우증권 영업점을 찾아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다.
대우증권 자산관리영업팀 채석환 팀장은 “지난 10월22일부터 판매한 안정형의 수익률이,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KOSPI) 상승률인 1.7%보다 훨씬 높은 8%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저금리 탈출에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한다.
대우증권 일임형 랩은 맞춤형, 리서치형, 추세형, 인덱스형, 안정형, 혼합형30, 혼합형60 등 7종류나 된다.
유형에 따라 자산배분 비율과 최저 가입금액, 수수료에서 차이가 난다.
이 가운데 고객 지향의 ‘1대1 펀드’라는 개념에 가장 충실한 건 맞춤형이다.
다른 상품은 기본적인 투자의 틀이 미리 정해져 있지만, 맞춤형은 모든 게 고객 선택에 달려 있다.
주식 투자비중을 0~100%까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 한 종목만을 매매하도록 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 주식의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대우증권의 머니매니저에게 일임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맞춤형에 가입하려면 적어도 5천만원은 있어야 한다.
여유 자금이 3천만원뿐인 김씨는 대신 리서치형에 가입하기로 했다.
리서치형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제시하는 추천종목을 중심으로 운용한다.
채 팀장은 계약권유문서와 약관을 보여주며 ‘투자일임’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일임형 랩 어카운트는 지난 2001년 나온 자문형 랩 어카운트 상품이 한 단계 발전한 것이다.
‘자문형’ 랩은 말 그대로 증권사의 투자자문을 받지만 실제 주문은 고객이 하는 형태다.
반면 일임형은 증권사 머니매니저가 모든 걸 일임받아 처리한다.
고객이 언제든 투자 내용을 투명하게 확인하고, 의견도 제시할 수 있지만, 투자일임을 한 이상 규정을 어긴 불법적인 거래가 아니라면 손실이 생겨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는 의미다.
가입 전에 이런 한계를 잘 알고 있어야 나중에 불필요한 분쟁을 줄일 수 있다.
투자 종목 언제든 실시간 확인 가능 그러나 투자일임을 받았다고 해서 머니매니저가 마음대로 매수 종목을 고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 리서치 센터에서 제시한 투자가능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 종목은 전산적으로 매수 처리가 안 된다.
작전 종목의 편입가능성을 처음부터 막아놓은 것이다.
수익률 관리도 중요한 관심사다.
대우증권은 최소한 벤치마크 지수, 예를 들면 KOSPI 이상의 수익률을 내게 하는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
고객자산운용센터는 자체적으로 전략적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각 고객의 개별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전략적 포트폴리오 수익률보다 떨어지면, 즉각 이를 복제한다.
또 전략적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항상 벤치마크 지수의 수익률과 비교된다.
여기서도 수익률이 떨어질 경우 자동적으로 복제가 이루어진다.
대우증권 자산운용팀 이기헌 팀장은 “고객이 3단계로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선 일임형 랩에 가입할 때 투자 위험을 얼마나 감내할지 미리 정해 상품을 고르면 된다.
또 로스컷 수익률과 전환 수익률을 입력해 두는 방법도 있다.
투자 종목을 언제든지 확인해 적극적으로 위험을 통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단 일임형 랩에 가입하면, 가입자 이름으로 신용계좌, 위탁계좌, 선물옵션계좌가 개설된다.
기본적으론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선물, 옵션 등도 투자 대상이다.
자산운용업법이 시행되면 부동산이나 금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일임형 랩의 수익률을 좌우하는 것은 역시 주식이다.
채 팀장은 “일임형 랩은 결국 각 증권사의 리서치 역량에 의해 우열이 가려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물론 증권사별 ‘실력’이 드러나려면 아직은 운용 초기라 좀더 지켜봐야 한다.
다른 증권사의 일임형 랩 상품도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대부분 증권사가 본사에 자산관리운용팀을 따로 둔 반면, 대한투자증권과 동원증권은 지점별로 운용인력을 두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동원증권 김덕곤 과장은 “본사에 자산운용팀을 두다보면 몇몇 거액 고객을 제외하고 실질적인 맞춤형 서비스가 어렵다”며 “지점별 운용은 1대1 서비스에서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표1/주요 투자 방법 비교 (자료:삼성증권) 구분/직접 주식투자/펀드투자/일임형 랩 어카운트 전문적인 투자관리/X/O/O 분산투자효과/-/높음/높음 맞춤형 투자 효과/높음/없음/높음 포트폴리오 내 유가증권 소유권/O/X/O 포트폴리오 매니저와의 접근성/불가/불가/일부 가능 수수료/거래 기준/거래 및 자산 기준/자산 기준 표2/일임형 랩 어카운트 상품 비교 (자료: 각 증권사) 증권사/브랜드/운용인력/수수료(분기)/상품 종류/특징/최소가입금액 대우증권/마스터 랩/4명/주식편입비에 따라 0.375~0.625% 맞춤형/1대1 맞춤/5천만원이상 리서치형/리서치센터 추천종목/3천만원 이상 추세형/시황과 시장 테마주 중심/1천만원 이상 인덱스형/KOSPI 추종, ETF 0~80%/1천만원 이상 안정형/파생상품 이용 위험 최소화/2억원 이상 혼합형30/주식과 주식관련 파생상품 0~30%/3천만원 이상 혼합형60/주식과 주식관련 파생상품 0~60%/3천만원 이상 대한투자증권/클래스원 랩/152명(FP자격 보유자)/주식 0.7%(3억원이상), 0.8%(3억원이하), 기타수익증권 0.025% 보수형/주식 0%/3천만원 이상 안정형/주식 30%이하/3천만원 이상 균형형/주식 50%이하/3천만원 이상 적극형/주식 70%이하/3천만원 이상 공격형/주식 0~100%/3천만원 이상 동원증권/트루프렌드랩/12명/주식 0.75%, 기타 유가증권 0.01% 위험회피형/주식 0~20%/개인 5천만원 이상, 법인 1억원 이상 안정선호형/주식 30~40%/개인 5천만원 이상, 법인 1억원 이상 안정수익형/주식 50~60%/개인 5천만원 이상, 법인 1억원 이상 수익추구형/주식 60~70%/개인 5천만원 이상, 법인 1억원 이상 적극추구형/주식 80~90%/개인 5천만원 이상, 법인 1억원 이상 미래에셋증권/맵스랩/5명/주식 0.8%, 기타 0.025% 이자소득형/주식 10%이하/3천만원 이상 안정형/주식 30%이하/3천만원 이상 자산배분형/주식 0~100%/3천만원 이상 삼성증권/삼성랩/5명/-간접투자형, 5억 이상 0.3%, 5억 미만 0.4%. -직접투자형, 1억 이하 0.8%, 5억 이하 0.7%, 10억 이하 0.6%, 10억 이상 0.5% 간접투자형/8개 전용 펀드 섞어서 구성, 안정형, 중립형, 공격형/3천만원 이상 직접투자형 절대수익추구형/선물거래로 위험 해지/5억원 이상 코어밸류형/내재가치 우량주/3천만원 이상 코어그로스형/성장주 중심/3천만원 이상 LG투자증권/WM랩/3명/0.75%, 투자금액에 따라 5%(1억-2억), 10%(2억-3억), 15%(3억이상)할인 코어플러스/핵심종목 투자/3천만원 이상 마켓플러스/시장지수 대비 추가수익 목표, ETF+종목/3천만원 이상 밸류플러스/내재가치 우량주, 저평가주, 중장기 투자에 적합/3천만원 이상 노블리스/고객 1대1 맞춤/5억원 이상 * 주식 비중, 11월19일 현재 최대 투자 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