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생활경제] 차 월동준비 하셨나요
[생활경제] 차 월동준비 하셨나요
  • 류현기 기자
  • 승인 2003.11.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험회사 영업사원인 김아무개(41)씨는 지난 겨울 설악산에 갔을 때 겪은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린다.
서울을 출발할 때만 해도 날씨가 좋아 월동장비 갖출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은 채 길을 떠났던 것이다.
그러나 한계령을 넘어 눈이 내리기 시작할 때만 해도 거의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생각에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가던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자 김씨는 순간 죽을 고비를 맞았다.
김씨의 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180도 회전을 한 것이다.
마침 뒤를 따라오는 차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식은땀이 절로 나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자동차 월동준비를 소홀히 하다간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꼼꼼하게 점검해 겨울을 안전하게 보내자. 타이어 겨울철 운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빙판길 안전사고다.
빙판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스노체인과 스노타이어가 필수적이다.
스노체인은 철제와 우레탄 소재 두 종류가 널리 사용된다.
철제 체인은 가격이 2만5천원에서 5만원선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타이어 마모가 심하게 일어나게 하고 체인에 녹이 슬 우려가 있다.
특히 눈길과 일반도로를 번갈아 달리다보면 체인이 끊어져 타이어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SK네트웍스 스피드메이트 반포점 라일 소장은 “특히 중국산이나 동남아 수입품의 경우 질이 낮은 경우가 많으니 무작정 싼 제품만을 선택할 게 아니라 믿을 만한 회사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한다.
우레탄 체인은 부식되지 않고 반영구적인 장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다.
때문에 눈길이나 빙판길을 단거리로 운행하는 운전자는 스프레이체인을 이용하기도 한다.
스프레이체인은 1만원 이하의 저가로 끈적임이 좋아 한번 뿌리면 대략 1시간 정도는 운행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비상시에 사용해야지 이를 너무 과신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배터리 겨울철에 문제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 배터리다.
기온이 내려가면 배터리의 기능이 떨어져 시동이 잘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배터리는 2~3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데 시동을 걸 때 평소에 비해 소리가 시원찮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으면 배터리를 점검해 봐야 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배터리는 표면에 지시등이 있다.
지시등 색깔이 초록색이면 정상이고 흰색이면 충전량이 부족하니 전해액을 보충해야 한다.
지시등이 빨간색이면 방전된 경우이므로 배터리를 교환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배터리는 지시등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 지시등이 초록색임에도 시동을 걸 때 시동소리가 평소와 다르다면 점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다른 차의 도움을 받아 시동을 거는 이른바 점프를 해야 한다.
이럴 경우 암페어에 상관없이 전압이 일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승용차끼리라면 부담갖지 말고 도움을 받도록 한다.
하지만 화물차는 시동을 걸 때 많은 힘이 필요해 고전압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점프를 하기 전에 이를 꼭 확인해 차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동액 자동차 월동준비 1순위는 역시 부동액이다.
부동액은 엔진 내부의 동파를 방지하고 냉각기 계통을 청소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일반냉각수를 넣고 운행하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실린더 내부에 균열이 발생해 낭패를 볼 수 있다.
특히 엔진수리를 경험한 운전자는 정비공이 일반냉각수가 아닌 부동액을 수리차량에 넣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현대자동차 고객서비스팀 이광표 차장은 “겨울철 엔진동파차량의 상당부분은 동파사고 이전에 추돌사고를 경험한 차량이 대부분”이라고 귀띔한다.
정비업소에서 게이지를 넣고 측정하면 부동액의 빙점이 표시되는데 서울지역은 대략 영하 25~30도로 맞추면 적당하다.
부동액이 부족할 경우 물과 5대 5 배율로 섞어서 보충하고 혹시 부동액 색깔이 푸른색을 띠지 않고 갈색이나 붉은색을 띠면 녹이 슨 것이므로 엔진보호를 위해 부동액을 교환해야 한다.
디젤·LPG 차량 디젤차량과 LPG차량은 특히 겨울에 손길이 많이 간다.
디젤차량의 연료필터에는 이물질이나 물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연료필터 옆에는 수분분리기가 있으니 고인 물을 배출구를 통해 자주 내보내야 한다.
또한 디젤차량은 외부온도와의 차이로 인해 연료탱크에 물이 차는 경우가 많아 가급적 연료를 가득 채우고 운행하는 것이 좋다.
디젤차량은 예열기가 보통 4개가 있는데 시동을 걸 때 평소와 다른 소리가 나거나 시원찮게 시동이 걸리면 4개 가운데 1~2개의 예열기에 이상이 있는 것이므로 교환을 해야 한다.
LPG차량의 월동준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타르제거이다.
LPG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타르’라는 불순물이 생기는데 이것이 축적되면 엔진의 출력이 저하된다.
때문에 매달 1회 정도 엔진이 가열된 상태에서 기화기의 코크를 열어 타르를 빼줘야 한다.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타르를 빼준 다음에는 코크를 닫아야 한다는 것이다.
차량에서 LPG 가스 냄새가 나는 경우는 대부분 이 코크를 닫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LPG를 넣은 차량이 강원도에 가서 멈춰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반적으로 LPG에는 부탄가스가 혼합되어있는데 지역에 따라 그 혼합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부탄가스를 혼합하지 않은 LPG를 쓴다.
때문에 운전자는 자신이 장기간 머무르는 지역의 LPG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밖의 점검사항 겨울에는 아무래도 난방장치의 사용이 많아진다.
특히 창문을 닫고 운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내공기가 탁해지기 쉽다.
때문에 겨울이 다가오면 실내공기필터를 한번쯤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1997년 이후에 출고된 차량들은 대부분 실내공기필터가 있고 대부분의 차종은 운전자가 직접 필터를 교환할 수 있기 때문에 1만5천km 운행간격으로 실내공기필터를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
차량 실내온도와 바깥온도가 차이가 많이 나면 실내에 김이 서릴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차량 내부에 수분이 생길 만한 곳을 점검해야 한다.
운행중 김이 서리면 에어컨을 켜는 것도 한 방법이다.
김서림 방지제를 사용해도 되지만 자주 쓰면 오히려 김 제거가 힘들어지고 유리창이 지저분해질 수 있다.
현대자동차 이광표 차장은 “김서림 방지제에 의존하기보다는 수분 제거에 더욱 신경쓰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유리세정액 점검도 필수적이다.
유리세정액은 일반적으로 여름용과 겨울용으로 나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원액과 물의 배합에 따라 나뉠 뿐이다.
여름에는 보통 물과 세정액을 5대 5 비율로 배합해 사용하지만 겨울에는 원액을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
여름용 세정액을 겨울용 원액으로 교환하지 않으면 세정액이 얼어붙어 밖으로 뿜어나오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세정액이 분출된다 하더라도 앞 유리창에 달라붙어 얼음막을 형성하기 때문에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