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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연말연초 내집마련 호기
[부동산] 연말연초 내집마련 호기
  • 김지홍/ 부동산007 소장
  • 승인 2003.1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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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물 봇물 터질 가능성 높아 일련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시장의 거품이 많이 빠지고 있다.
실수요자들은 집값 바닥을 눈으로 확인한 뒤 구매에 나서고 싶은 심정이겠지만 언제 어디서 집값이 바닥을 칠지 판단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집을 언제 사는 것이 좋으냐는 질문에 답하는 것은 상당히 곤혹스러운 일이다.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지금은 분명 투자에 나설 시기가 아니다.
하지만 정말로 내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라면 지금이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
이렇게 말하면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이라고 비난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반드시 가격상승을 염두에 둔 행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실수요자들은 단기적인 가격 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수도권 토지에 부동자금 쏠릴 수도 부동산 경기를 전망한다는 것은 점치는 행위와 비슷하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더구나 부동산 가격은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어떤 것을 중요하게 보느냐에 따라 예측이 달라질 수 있다.
또 예측은 단지 예측일 뿐이다.
우선 아파트 투기 바람이 재현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전원주택으로 투기바람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아파트처럼 수요층이 폭넓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 여력이 있는 일부 계층으로 한정될 공산이 크다.
물론 호재가 있는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토지의 경우 수요에 비해 개발 가능한 물건은 많지 않아 투자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경매 시장에서 낙찰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2억~3억원 정도로 구입 가능한 수도권 토지시장은 또 한 차례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어느 부동산 상품이 유망한지에 대해서도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유망한 지역의 좋은 물건이라도 과대 평가돼 있다면 구입할 필요가 없다.
예컨대 강북 뉴타운으로 지정된 지역은 앞으로 개발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
올해 들어서 뉴타운 후보지로 알려지면서 땅값이 두 배 가까이 폭등해 평당 1천만원 이하인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유망 상품, 유망 지역을 찾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싼 물건을 잡을 수 있느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지금이 집을 살 시점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시장동향을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내년 집값은 하향 안정세 혹은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집을 당장 사지 않아도 손해 볼 일은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를 잘하는 것은 단지 가격 동향을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개별 물건을 얼마나 싸게 살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필자가 보기에 집을 사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12월에서 1월까지이다.
우선 연말이 되면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소기업들이 늘어난다.
직원들 봉급이나 세금 정산 등 당장 급전이 필요해 부동산을 싸게 던질 확률이 높아진다.
당분간 부동산 가격 급등은 힘들 듯 아울러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더 커진다.
우선 양도세와 보유세 부담을 느끼는 다주택 보유자들이 내놓은 매물이 있을 것이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연장이 까다로워지면서 빚을 지고 집을 산 사람들이 내놓은 물건도 있다.
이처럼 올해 연말에는 급하게 나오는 매물을 건질 수 있는 확률이 높다.
급한 사람이 내놓은 물건을 되도록 빨리 잡는 것이 좋다.
그 시기를 놓치면 가격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정이 급한 사람과는 가격 조정이 수월하지만 일단 급한 불을 끄면 협상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4년 전 필자의 친구는 시세 2억원 가량의 아파트를 1억5천만원에 매수하기로 한 적이 있다.
매도자는 자금 사정이 원활치 못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내놓은 상태였다.
그는 매도자의 급한 사정을 알고 2천만원을 더 깎으려 했다.
하지만 1주일 사이에 매도자의 다른 부동산이 팔리면서 자금 사정이 좋아지자 다시 매물을 회수해 갔다.
현재 그 아파트의 시세는 약 5억원이다.
더구나 겨울이란 계절은 부동산이 갖고 있는 허물을 적나라하게 보여 줄 수 있다.
해가 짧은 겨울에 일조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
예컨대 재작년 전원주택을 구입한 이는 처음에는 오랫동안 꿈꿔 온 전원생활을 할 수 있어 무척 좋았다고 한다.
그런데 겨울이 되자 도로 결빙으로 도저히 출퇴근을 할 수 없게 돼 다시 서울로 이사 오게 됐다고 한다.
나무에 새순이 돋고 잎이 나기 시작하면 화려함이 허물을 덮어 눈에 보이지 않는 수가 있다.
하지만 겨울에는 허물을 감추기 어렵다.
올 겨울에는 현재 시세보다 5% 정도 낮은 매물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당분간 부동산 가격의 급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실소유 목적이라면 지금처럼 냉각된 시장 분위기가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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