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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대우인터내셔널, '세계경영' 화려한 부활 날갯짓
[비즈니스] 대우인터내셔널, '세계경영' 화려한 부활 날갯짓
  • 이현호 기자
  • 승인 2003.1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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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 실적 기록 전망…워크아웃 조기졸업 무난할 듯 외환위기 이후 그룹해체라는 ‘수난’을 겪은 옛 대우그룹 계열사들이 다시금 꿈틀거리고 있다.
장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수출활로를 모색하면서 높은 매출과 수익으로 워크아웃을 조기졸업하는 한편, 해외법인들도 잇달아 정상화가 이뤄지며 ‘부활의 전주곡’을 울리고 있다.
대우그룹 계열사 가운데에서도 대우인터내셔널의 부활이 도드라진다.
9월까지 경상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증가한 814억원을, 순이익은 133% 늘어난 577억원을 달성했다.
2000년 대우에서 분할한 이후 최고치다.
LG투자증권 박진 연구위원은 “이런 호황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는 역대 최고치의 실적을 넘어 삼성물산이나 LG상사와 견줄 만한 종합상사로 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점친다.
특히 채권단의 분위기는 대우인터내셔널의 부활을 단적으로 확인해 준다.
지난 9월5일 채권단에 신청한 워크아웃 조기졸업은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2개월여 동안 회계법인 실사를 끝낸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4년여 간 경영 정상화를 위해 쏟은 노력이 열매를 맺고 있다”면서 “채권단 대부분이 워크아웃 조기졸업에 동의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2000년 대우가 워크아웃에 돌입한 지 3년반,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로 쪼개진 지 2년반 만에 일궈 낸 성과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재기할 수 있었던 첫번째 요인으로는 구조조정에 동요하지 않고 해외로 달려나간 상사맨들의 개척정신을 꼽을 수 있다.
과장급 이상 직원 가운데 80%에 달하는 300여명이 해외법인으로 달려나갔다.
이들은 3500여개에 달하는 품목을 1700개의 거래선을 개척해 내다팔았다.
이들이 계약한 장기오더가 전체 오더 35억달러 가운데 65%에 달할 만큼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중국시장에서의 선전도 눈에 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직접 운영하는 고속버스 회사, 청두 및 상하이 운송법인이 짭잘하다.
상반기에만 130만달러의 배당금을 보낸 ‘알짜배기’ 해외법인이다.
제지법인도 제법 많은 배당금을 보내 오고 있다.
헤이룽장성 무단강제지법인(대우제지유한공사)은 같은 기간 동안 70만달러를 보내 왔다.
이러한 실적에 힘입어 내년에는 중국 증권거래소(차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며, 최대의 현금수입원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60여개국에 걸친 47개 무역지사와 6개 무역법인, 47개 투자법인의 완전한 정상화도 한몫 했다.
지난 6월30일 싱가포르 해외법인의 정상화를 마지막으로 모든 해외 무역법인의 정상화를 완료한 것이다.
지난 3년 간의 구조조정 동안 철저한 실사를 통해 기업 청산가치와 미래가치를 분석해서 새로운 신규법인으로 대체했다.
이를 통해 세계 무역법인 간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바이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품목을 받을 수 있도록 바이어의 선택권을 높여 국제경쟁력을 끌어올린 것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부활을 재촉하는 또 다른 요인이 있다.
직원들의 주인의식과 복리향상을 위해 도입한 우리사주신탁제도(ESOP)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직원들의 애사심과 결속력이 강화되면서 영업조직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업계의 자료에 따르면 직원 1인당 매출액이 삼성물산과 LG상사에 비해 5%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사주제도가 인적 인프라의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이런 재기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긍정적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업계 일부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의 호황은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한 결과”라며 근시안적인 전략이라고 폄하한다.
단기적 호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래도 대우인터내셔널은 여유가 넘치는 표정이다.
대우인터내셔널만의 탄탄한 조직력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해결될 미얀마 해상광구개발과 교보생명 지분 매각 등의 호재도 기다리고 있다.
이태용 사장은 “국내 최대의 글로벌망과 무역전문가 등 강점을 더욱 보강해 국제경쟁력을 높여 세계적인 종합상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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