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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국제 해운업계 “차이나 띵호와”
[세계경제] 국제 해운업계 “차이나 띵호와”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3.1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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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호황 덕에 물동량 급증…주요 업체 수익성 개선, 내년에도 이어질 듯 세계경제의 엔진 역할을 떠맡은 중국경제의 높은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세계 해운업계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해 내내 쏠쏠한 재미를 본 세계 주요 해운업체들은 내년도에는 이런 추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한층 밝은 사업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드라이벌커, 컨테이너, 탱커 등 해운업종의 3대 사업 분야 모두에서 중국 특수는 크게 두드러진다.
이 가운데서도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실적을 올린 분야로는 드라이벌커를 꼽을 수 있다.
주요 광물 및 곡물의 해상물동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초호황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이벌커 분야의 시황을 가늠하는 기준인 BDI(발틱드라이지수)나 곡물 평균 운임을 살펴보면 이런 분위기를 분명히 느낄 수 있다.
특히 마치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하는 주가지수에 견줄 만한 BDI는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초 1730포인트에서 출발한 BDI는 지난 10월1일 사상 최초로 3000포인트를 돌파한 데 이어, 그 여세를 몰아 10월 말에는 4560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분야의 가파른 성장세를 충분히 짐작케 해 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BDI를 끌어올린 주요 원인을 중국의 철강 및 석탄 수요 증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 산업생산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여타 지역으로부터의 1차 산품 수입도 덩달아 크게 늘어난 게 보탬이 됐다.
국제 무역거래의 향방을 가늠케 해 주는 컨테이너 분야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편에서 무역장벽과 보호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편이긴 하지만, 대세를 뒤집을 정도는 결코 아니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태평양 노선과 아시아-유럽 노선을 오가는 해운업체들에겐 올 한해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 분명하다.
이 분야의 시황을 재는 국제표준인 HR종합용선지수도 연일 급등세를 이어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HR종합용선지수는 올해 7월17일 사상 처음으로 1000포인트 벽을 넘은 데 이어, 10월 들어서도 1100 포인트대를 오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관련지수 연일 최고치 경신 고공행진 국제 원유 물동량에 크게 영향을 받는 탱커 분야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라크 전쟁의 여파로 올해 초 한때 탱커 평균운임이 감소하기도 했으나, 4분기 이후 들어서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세계 경제회복세가 뚜렷해지는 데다, 중국의 원유수입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탄탄한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이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증가의 35% 정도를 담당했다는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 8월까지 전년도에 비해 30% 가까이 원유수입량을 늘린 중국의 행보가 큰 역할을 했다는 말이다.
IEA는 내년도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져, 세계 원유 수요 증가의 30%는 중국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처럼 세계 해운업계가 호황을 누림에 따라, 주요 업체들의 수익도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싱가포르 선적의 컨테이너 해운업체인 NOL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태평양 항로에서 8%,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10% 정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운임을 기준으로 할 때, 올해 수익이 두 항로에서 각각 20%, 37% 늘어났다는 걸 뜻하기도 한다.
이 밖에 세계 벌커 물동량의 30~40%, 탱커 물동량의 50% 정도를 담당하는 발틱익스체인지도 최근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의 5억4600만달러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중국경제의 성장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해운업계의 수익성 또한 더욱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각지로부터 원유나 석탄 및 광물을 수입하는 중국의 행보에 브레이크를 걸 만한 별다른 요인을 찾아보기 힘든 것도 있고, 여기에 나이지리아, 베네주엘라, 러시아 등의 원유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그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미국과 일본의 국내경제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펴면서 세계경제의 회복세에 더욱 힘을 보탤 경우, 내년도 세계 해운업계는 더없이 행복한 한 해를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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