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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
[사람들]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3.12.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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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아태시장을 책임집니다”

방일석(40) 사장을 ‘올림푸스한국 대표’라고 소개하려니,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좀 더 큰 물에서 노는’ 경영자가 됐기 때문이다.
방일석 사장은 12월1일자로 본사인 올림푸스의 아시아·태평양 영상시스템 그룹 총괄 사장으로 선임됐다.
올림푸스차이나 영상시스템 그룹 부회장도 겸임한다.


흔한 승진 인사발령 가운데 하나쯤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용을 들어 보면 꽤 자랑할 만한 뉴스거리다.
방일석 사장은 지난 2월 올림푸스 동아시아 마케팅 총괄 책임자에 선임된 이후 10개월 만에 아태지역 총괄 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올림푸스 전 사업부문을 통틀어 최연소 총괄 사장이다.
게다가 비일본인이 올림푸스 아태지역 총괄 사장을 맡은 건 방 사장이 처음이다.


그가 맡은 부문도 올림푸스 본사에선 ‘알짜’다.
아태지역은 올림푸스 세계시장의 12.9%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을 제외한 중국·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54개국이 포함돼 있다.
안정기에 도달한 유럽 및 미국시장에 비해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주목받는 중요한 시장이다.
방 사장이 책임지는 영상시스템 그룹도 의료시스템·산업시스템·생명공학 그룹 등 올림푸스 4개 사업부문 중 43.4%의 매출 비중을 지닌, 가장 중요한 사업부문이다.


이만하면 승진을 자랑하기에 앞서 막중한 책임감에 걱정이 앞설 만도 하다.
하지만 방일석 사장은 자신 있다는 태도다.
성공의 단맛을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방일석 사장은 지난 2000년 10월 올림푸스한국을 맡은 이후 2년여 만에 소니·삼성 등 내로라하는 경쟁사들을 제치고 올림푸스를 국내 1위의 디지털카메라업체로 성장시켰다.
올해 초 동아시아 마케팅 총괄을 맡으면서는 중국시장 개척에 주력해, 10개월 만에 제품 출하대수를 13배나 끌어올리며 중국 내 1등 브랜드로 변모시키기도 했다.
이런 성과들이 본사로 하여금 방 사장 손에 아태지역을 맡긴 배경이 됐다.


새로이 중책을 맡은 만큼, 방일석 사장의 각오도 남다르다.
방 사장은 “현재 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슬로건 ‘마이 디지털 스토리’를 올 12월 중국시장을 시작으로 내년 4월까지 아시아·태평양 전체에 도입하는 등 아태지역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효율적으로 통합 운영해 나가겠다”고 의욕을 밝혔다.


이를 위해 방일석 사장이 내세우는 것은 ‘감성 마케팅’이다.
방 사장은 “소비자들은 ‘가장 좋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가장 사고 싶은 제품’을 선택한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기업의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나도 찍어 보고 싶다’고 스스로 느껴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 한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던 디지털카메라 교육프로그램과 임대 체험행사 등을 바탕으로 아태지역의 시장조사를 시행해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그렇다고 국내시장을 소홀히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방일석 사장은 “6개월마다 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와 구매 선호도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한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브랜드 인지도와 구매 선호도에서 소니·삼성에 밀렸지만, 올해 6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로 올라섰다.
내친김에 방일석 사장은 “올림푸스한국은 출범 이래 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 가운데 최고의 성장세를 보여 왔다”며 “2005년 3200억원의 매출을 올려 한국 내 외국계 기업 중 30위권 안에 진입하겠다”고 욕심을 내비쳤다.


방일석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에서 엔지니어와 마케터 생활을 거친 뒤 2000년 10월 올림푸스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 786억원의 매출을 이룬 방 사장은, 올해 19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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