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금융사 채무재조정 제도 이용...다중채무자는 개인워크아웃 신청

“선생님, 저 좀 도와주세요.”

신용회복지원위원회에서 처음 전화상담을 할 때 가장 먼저 들은 목소리다.
“갚아도 갚아도 빚은 줄어들지 않고 채무는 더욱 늘어나고…. 결국 신용불량자가 되었습니다.
”

과도한 빚에 시달리는 신용불량자가 매월 늘어 지난 10월 말에는 360만명에 육박했다.
우리나라 경제 인구 2300만명 중 15.6%로 경제활동인구 6.5명당 1명이 신용불량자인 셈이다.
가계빚은 440조원으로 가구당 2921만원에 달하고 있다.


신용불량자 문제가 사회의 이슈로 등장하자 금융회사마다 여러 가지 신용회생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모든 신용회생 프로그램이 채무 변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즉 신용불량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빚을 갚는 방법 외에는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빚을 내어 빚을 막는 악순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본인의 상황에 맞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빚을 갚는 전략이 필요하다.



소득, 생계비와 총부채 우선 따져 봐야

채무를 상환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는 소득, 생계비와 총부채이다.
따라서 신용회복 지원제도를 이용하기에 앞서 소득, 생계비와 부채의 구체적인 내용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급여 생활자나 일용직 근로자인 경우 소득은 매월 실제 지급받는 금액이다.
자영업자는 매출원가 및 영업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이 소득이다.
한달 소득의 평균금액을 계산하기 어려우면 3개월, 6개월 평균 금액으로 산출해도 된다.


지출부분을 계산할 때는 꼭 필요한 돈인지, 때에 따라서 필요한 것인지,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인지를 정리해서 가계지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
채무액은 은행, 카드, 금고, 캐피털, 보험 등 각 기관별, 금리별로 정리하면 된다.


이렇게 주변 상황을 모두 파악한 이후에,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방법으로 빚 갚기를 시작해야 한다.
가장 처음 찾아갈 곳은 빚을 진 금융사다.
해당 금융사에서 제공하는 채무재조정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면 신용불량으로 등록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금융회사들은 자체 기준에 따라 연체이자 등 원리금 일부 감면, 장기분할 상환, 이자율 조정, 연체이자 상환시 특별 대환대출 같은 방법으로 채무를 재조정해 준다.
본인이 매월 부담할 수 있는 원리금의 상한선을 정확히 산정하고 현재의 상황을 금융기관 담당직원에게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기관수가 많고 채무가 분산돼 채무 조정을 받기가 어려운 다중채무자들한테는 신용회복위원회가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채무조정 수단을 제공해 준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채무자들을 대리해 금융기관과 협상을 벌여 상환기간 연장, 금리조정 같은 방법으로 채무를 조정한다.


다중채무자들의 유일한 탈출구인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 제도는 최저생계비 이상 소득이 있고 2개 이상 금융기관에 3억원 미만의 빚이 있는 신용불량자를 대상으로 한다.
본인의 소득에서 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으로 최장 8년 안에 빚을 모두 갚아야 한다.
본인의 소득이 없거나 부족할 땐 부모나 배우자, 친척의 소득을 공유받아서 채무를 상환하겠다고 서약하면 개인워크아웃 기회를 받을 수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서 취업 알선도

신용회복 지원제도로도 갱생이 어려울 땐 개인 파산을 선언할 수 있다.
개인 파산을 신청하려면 거주지에 있는 지방법원을 찾아가 파산 신청을 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개인 파산 선고→면책 신청→면책 여부 결정 과정이 진행된다.


그러나 파산 선고를 받았다고 개인의 채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파산 선고 후 면책 결정을 받으면 법원은 채무자의 재산을 채권자에게 균등 분배한다.
이때 모든 채무가 사라지고 ‘파산인’에서 ‘정상인’으로 신분이 바뀐다.
단 도박, 낭비 등 부적격 사유가 있는 사람은 면책 결정을 받을 수 없다.


위원회에서 일하다 보면 빚을 갚지 않고 ‘버티고 보자’는 식으로 방치했다가 더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채무자는 성실하게 빚을 갚겠다는 생각을 끝까지 버려선 안 된다.
돈을 벌어야겠다는 의지도 끝까지 잃지 말아야 한다.
신용불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일을 해 빚을 갚을 수 있는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용회복위원회는 12월1일부터 취업안내센터를 열고 신용불량자를 위해 직업을 소개하고 부업도 알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