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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이랜드 왕성한 식욕 어디까지?
[비즈니스] 이랜드 왕성한 식욕 어디까지?
  • 양선아/ <한겨레> 경제부
  • 승인 2003.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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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12개 브랜드 늘려, 뉴코아백화점 인수…유통·패션업 강자로 떠올라 경기 불황으로 인해 대부분의 회사가 보수적 경영을 하고 있는 요즘, 유독 사세 확장을 펴며 공격적으로 경영을 펼치는 곳이 있다.
바로 ‘이랜드’가 그 주인공이다.
이랜드는 올해 들어서만 12개의 브랜드 및 회사를 인수하거나 신규 진출한 데 이어, 최근 법정관리 중인 뉴코아백화점에 대한 인수 본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패션·유통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이랜드는 지난 5일 백화점 10개, 킴스클럽 15개를 운영하는 뉴코아백화점을 일괄 인수키로 했다.
인수대금은 6247억원이며 임금채권 등 공익채무 2100억원도 승계하기로 했다.
인수대금 가운데 2천억원은 새롭게 발행되는 뉴코아 주식을 2001아울렛컨소시엄(2001아울렛, 이랜드월드, 교원공제회)이 사들이고, 나머지 4247억원은 기존의 회사채로 인수할 예정이다.
이랜드와의 본계약 체결로 뉴코아는 조만간 채무변제를 위한 정리계획변경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고, 빠르면 이달 말께 관계인 집회를 거쳐 회사정리절차 변경에 대한 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이랜드는 본계약 체결을 하면서 총 인수대금의 10%를 계약금으로 납입했으며, 나머지 잔금은 정리채무 변제를 위한 관계인 집회 전날까지 납입키로 했다.
문기환 이랜드 상무는 “지난해 이랜드 그룹 전체 매출액이 1조1천억원대였는데 새로 인수한 뉴코아의 유통망까지 합치면 이랜드 그룹은 이제 매출 규모가 2조가 넘는 기업이 됐다”며 “이로써 이랜드는 단순한 패션기업이 아닌 패션·유통 전문기업으로 급부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뉴코아 핵심상권 진출 노려 사실 이랜드가 갑작스럽게 유통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이랜드의 계열사인 ‘2001아울렛은’ 지난 1994년 ‘2001아울렛 당산점’을 열면서 기존에 백화점과 할인점이 장악하고 있던 유통시장의 틈새시장를 파고 들었다.
‘백화점식 매장 구성’에 ‘할인점식 가격 정책’을 편 2001아울렛은 현재 당산점과 중계점, 천호점, 신길점, 안산점, 안양점, 분당점 등 서울 및 경기지역에 총 7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2001아울렛은 사업을 시작한 지 4년 만인 98년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으며 지난해 4300억원에 달하는 매출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해 이랜드 ‘2001아울렛’은 연간 30억원 이상의 영업 손실을 내는 적자 점포였던 킴스클럽 분당 미금점을 ‘2001아울렛 분당점’으로 재개점해 3개월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전업주부를 주 타깃으로 한 철저한 ‘고객 중심·입소문 마케팅’이 이 같은 성공을 이끌었다”며 “2001아울렛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랜드는 패션과 유통업을 결합한 사업 방식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그동안 쌓아 온 유통 및 패션 관련 노하우를 바탕으로 뉴코아 인수에 나섰고, 이번 본계약 체결을 통해 핵심 상권지역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랜드가 뉴코아를 최종적으로 인수할 경우 뉴코아백화점 강남점, 평촌점과 킴스클럽 강남점, 분당 야탑점 등은 당장 영업이 가능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과연 이들 지역에서 이랜드가 어떠한 성공을 거둘지가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랜드의 ‘몸집 불리기’는 유통쪽뿐만 아니라 패션업쪽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그룹 전체 경영 전략의 하나로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선택한 이랜드는, 패션업계가 불황기를 겪었던 올해 적극적으로 패션 브랜드를 대거 인수했다.
이랜드가 지난 2000년부터 인수합병을 통한 경쟁력 강화 전략을 취하기 시작한 것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경험이 없는 부문에서 직접 브랜드를 런칭해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랜드는 지난 10월 고급 유아동복 ‘프리치’를 새로 출시하고, 같은 달 아동복업체 새난으로부터 앙떼떼, 베이비루니툰 등 유아복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하고 본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어린이 속옷 브랜드 ‘쁘띠랭’을 선보인 바 있다.
유·아동복의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국면에서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경영 호조로 “자금 동원 문제 없다” 뿐만 아니라 지난 8월에는 중견 여성복회사인 ㈜데코의 경영권을 106억5천만원에 확보해, 단번에 데코의 6개 브랜드를 인수하기도 했다.
게다가 2~8월에 걸쳐 엘덴, 뉴골든, 캡스, 제이빔 등의 브랜드 상표권을 차례로 인수했다.
이랜드는 또 내년 초 ‘뉴트’(NEWTT)라는 브랜드로 남성복시장에 재진출할 예정이다.
이랜드가 남성복사업에 나서는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 써헌트, 제롤라모, 워모 등의 남성복사업을 접은 지 5년 만이다.
내년 봄 시판될 ‘뉴트’는 뉴서티(new thirties)의 약자로 30대 남성을 주고객층으로 한 캐주얼 의류 브랜드이다.
이로써 이랜드는 올해 들어서만 12개의 브랜드 및 회사를 인수하거나 신규 진출한 셈이다.
이 같은 이랜드의 공격적 확장 경영에 대해 유통계와 패션계 일각에서는 이랜드의 자금 동원력을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랜드쪽은 “올해 초, 2001아울렛이 자산담보부채권(ABS) 발행으로 1500억원을 확보했고, 지난해 당기 순이익 1300억원, 올 상반기 순이익 800억원 등 경영 실적이 좋아 자금 동원에 문제가 없다”며 이 같은 의심을 일축했다.
이랜드가 올해 인수한 브랜드 및 신규 진출 브랜드 3월/아동복 엘덴 인수/이랜드월드에서 진행 4월/주니어 내의 ‘쁘띠랭’ 신규 출시/이랜드월드에서 진행 6월/아동복 뉴골든, 캡스 인수/이랜드월드에서 진행 8월/데코 인수(6개 브랜드)/관계사 형태로 독립운용 8월/제이빔 인수/2001아울렛 PB로 운용 10월/유아복 앙떼떼, 베이비루니툰 인수/이랜드월드에서 진행 10월/고급 유아복 ‘프리치’ 신규 출시/이랜드월드에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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