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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크머니] 내년 상반기 증시,불안한 상승
[씽크머니] 내년 상반기 증시,불안한 상승
  • 박현/<한겨레> 경제부 기자
  • 승인 2003.12.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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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장세 따른 등락 거칠 듯…세계 경제 호조·내수 회복 땐 큰폭 상승 기대 최근 증권사들이 내놓은 내년 증시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다.
대우증권은 내년 상반기 종합주가지수가 최저 800, 최고 105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삼성증권은 내년 상반기 적정주가로 900을 제시했다.
대신증권과 동원증권도 각각 950과 900 안팎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는 골드만삭스가 내년 상반기에 890~900까지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반면 JP모건증권은 내년 1분기에 700 밑으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나 2분기에는 87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반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이 내놓는 장밋빛 전망치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이 증시에 많이 참여하면 할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만큼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속성이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해에도 2003년 주가가 최고 900~11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어느 증권사도 올해 주가 최고치를 맞추지 못했다.
결국 직접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스스로 시황관을 세우거나 기업가치를 분석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간접투자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외국인 순매수 지속·개미들 보수적 투자 내년 상반기까지 주가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펀더멘털(기초여건)과 수급 측면을 기본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내년 초까지 경기와 기업이익 모멘텀이 살아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경제는 그동안 금리와 재정정책을 통해 부양해 온 경기가 투자와 소비 증가를 토대로 선순환 구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원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그동안 누적된 정책의 효과가 투자와 고용 회복으로 이어지며 본격적인 선순환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주가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경기선행지수 추이는 내년 상반기 중 고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익재 메리츠증권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 산출에 포함되는 통화(M2)증가율 등 금융 관련 지표들이 최근 하락하고 있어 내년 1분기 말에는 경기선행지수가 하락 반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더라도 경기가 본격적으로 상승한다면 주가는 더 상승한다.
따라서 내년 미국 경제를 바라보는 핵심적인 키워드는 최근의 경기회복의 지속성과 강도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의 경기회복이 내년 하반기에는 주춤할 수도 있지만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 박윤수 상무는 “향후 우리의 관심은 미국의 금리·재정정책이 펀더멘털의 개선 없이 단순히 자산가격의 상승을 더욱 부추겨 또 한번의 거품을 형성할지 아니면 디플레 압력을 해소하고 인플레 환경으로의 이행이라는 선순환을 가져올지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추세적일지는 모르지만 내년 상반기 미국 경제는 인플레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국내 경기도 미국 등 선진국과 중국 경제의 성장으로 수출이 크게 호전돼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보다 높은 5%대에 이를 것으로 경제조사기관들은 내다본다.
다만 내수 경기는 내년 상반기에도 본격 회복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처럼 수출 호조와 내수 침체라는 양극화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승식 삼성증권 증권조사팀장은 “이번 내수침체의 원인은 과거와 달리 우리의 내부 문제인 가계 부실과 부동산 과열에 따른 정부의 가계신용 억제정책에서 비롯된 만큼 회복 속도가 매우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애초 예상을 상회하는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내수경기 침체의 공백을 부분적으로 메워 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이익은 올해보다 큰 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내년 거래소 상장사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올해보다 43.7%나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동원증권은 128개 상장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2%, 39.7% 증가하고, 순이익도 48.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은 144개 상장사의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5%, 41.7% 증가하고 순이익은 60.4%나 늘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증시는 ‘미국발 유동성’ 장세로 특징지워진다.
만약 실적 회복이 예상대로 이뤄진다면 내년 증시는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순조롭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적 장세는 돈의 힘으로 급하게 밀고 올라가는 유동성 장세와 달리 지그재그형의 등락 과정을 거치면서 오를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이 경기회복 과정을 하나씩 확인해 가면서 주식을 매입하기 때문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 국내 투자자 매도’라는 올해 증시의 특징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투자자들은 내수침체에 따른 체감경기 부진, 주식연계증권(ELS) 등 보수적 상품 선호 현상 등으로 증시에서 지속적으로 이탈했는데, 내년 초까지도 이런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
문제는 외국인들이 올해처럼 지속적으로 순매수를 해 줄 수 있느냐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와 아시아 증시 선호 현상 등으로 외국인들이 내년 상반기에도 순매수를 지속할 수 있지만 순매수 규모는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은 “외국인들은 그동안 많이 산 데다 선행투자를 해 온 만큼 이제는 차익실현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유동성이 올해처럼 풍부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여기서 핵심 이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언제쯤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인지다.
12월 초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은 연준이 내년 초에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최근 연준이 더딘 고용 회복 등을 들어 당분간 금리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해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될 것이라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김영익 실장은 “금리인상은 내년 5월 전후로 예상하지만 총통화(M3) 증가율이 과거 10% 안팎의 증가에서 지난 11월에는 6% 증가로 둔화되고 있는 등 돈이 조금씩 덜 풀리고 있다”고 말한다.
글로벌 유동성이 차츰 축소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얘기다.
경기 상승세 타고 수출·IT주 등 부상 이런 펀더멘털과 수급 측면을 고려해 볼 때 내년 상반기까지 주식시장은 큰 폭 상승세보다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와 기업이익 모멘텀이 살아 있지만 내년 상반기에 모멘텀이 꺾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수급 측면에서도 썩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주가가 올해 이미 단기 급등했다는 점도 이런 예상을 뒷받침한다.
다만 선진국과 중국의 경기가 예상 외로 호조를 보이고, 내수 경기도 회복 단계에 들어선다면 주가는 한 단계 레벨업할 가능성도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내년 상반기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경기에 민감한 수출주를 꼽았다.
대우증권은 내년 1~2분기에 IT하드웨어 업종이 가장 빠르게 업황 고점에 이르고, 그 뒤를 조선, 철강 등 소재·산업재 부문이 이을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투자유망 업종으로는 TFT-LCD, 반도체, 인터넷, 조선, 해운·항공 등을 꼽았다.
동원증권은 석유화학, 해운업의 중국 특수가 계속되는 가운데 선진국 경기의 본격 회복으로 들어서 자동차, 반도체, 가전, 디지털미디어 등의 업황이 좋아지고, 조선업종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세계 경기 회복과 관련된 IT, 자동차, 중공업 관련주와 중국 경기 호황과 관련된 소재, 해운 등 경기 관련주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처럼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높은 종목과 자사주 매입을 대량으로 하는 기업 등이 내년 상반기에 주가 탄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1월 효과’라는 계절 효과가 내년에 나타날 수 있을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월 효과는 기관들이 연말 결산기에 수익을 확정하기 위해 주식을 팔았다가 다음해 1월에 다시 주식을 편입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연초에 경제나 정부 정책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쏟아져 나옴에 따라 투자심리가 호전되는 것도 1월 효과가 나타나는 요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박효진 수석연구위원은 “1월 효과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발생했다”며 “특히 기관들이 연말에 주식을 정리할 때 소형주 위주로 정리했다가 1월에 다시 이런 주식들을 사들이기 때문에 ‘소형주 효과’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분기별 투자유망 업종(자료 : 대우증권) 1분기: TFT-LCD 반도체 반도체장비 인터넷포털 가전 기계 조선 유통 음식료 해운 항공 교육 출판 2분기: 단말기 전자부품 전자상거래 화학 철강 자동차 자동차부품 제지 내수의류 3분기: 무선인터넷 가구목재 건설 시멘트 4분기: 네트워크장비 SW/SI 셋톱박스 시멘트 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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