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커버] 추락하는 집값, 바닥은 어디인가
[커버] 추락하는 집값, 바닥은 어디인가
  • 김호준 기자
  • 승인 2004.01.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동산 전문가 100인 설문조사...
73% 하락 예상, 49% 내집 마련 적기로 상반기 꼽아


“집을 살까. 그냥 전세로 눌러 살까.” 집값이 비싼 우리나라에선 대부분 사람들이 한번쯤은 이런 고민에 빠지게 된다.
집을 사는 건 전 재산을 ‘올인’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지난 3년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집값이 최근 꼬리를 내리면서 고민은 더 깊어진다.


예전처럼 잠깐 떨어지다가 다시 오를 것인가, 아니면 장기간 하락곡선을 그릴 것인가? 2004년에도 집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진다면 굳이 서둘러 집을 장만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조만간 집값이 다시 오른다고 보면 내집 장만을 마냥 미루는 것은 부담스럽다.


에서는 이와 같은 궁금증을 풀어 주기 위해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내년 집값 전망을 들어 봤다.
이번 조사는 과 <한겨레>, <스피드뱅크> 공동기획으로 진행됐다.
학계 및 연구소, 금융 및 투자기관, 부동산 시세 조사업체, 부동산 컨설팅업체에 종사하는 대표적인 부동산 전문가 100명이 설문조사에 응해 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이 2004년에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설문조사 결과 부동산 전문가 100명 가운데 73명이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내다본 전문가는 17명에 불과했으며, 9명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락폭에 대해서는 5% 미만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자가 49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10% 이상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본 전문가는 2명에 불과해 ‘폭락은 없다’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


또한 전문가들은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2004년이 내집 마련의 적기라고 전망했다.
“내집 마련에 나서기에 적당한 시기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2004년 상반기’라는 답변이 49%로 가장 많았다.
‘2004년 하반기’라는 답변도 30%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 밖에 2005년은 12%, 2006년 이후는 7%에 불과했다.
집값이 2004년 상반기 혹은 하반기에 바닥을 칠 것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셈이다.



“조정기, 그러나 폭락은 없다” 대다수

집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본 전문가들 역시 2004년 상반기를 내집 마련 적기로 꼽았다.
대체로 4월15일 총선을 기점으로 집값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4월까지는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다가 총선 이후에는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봄 이사철이 끝나고 비수기인 5, 6월이 내집 마련의 적기”라고 밝혔다.
한편 하락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은 하반기 혹은 2005년 이후 집을 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 말한 전문가들은 투기억제 정책이 본격적으로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비슷한 맥락에서 전문가들은 2004년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종합부동산세 도입과 보유과세 인상’(30명), ‘토지공개념 제도 실시 여부’(25명), ‘금리’(20명) 등을 꼽고 있다.
2004년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정부 정책을 꼽고 있는 셈이다.


실제 2004년부터 10.29 부동산 종합대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1가구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율이 크게 오르는 것을 비롯해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부담이 늘어난다.
아울러 일부 지역에 주택거래 신고제가 도입되면 집값을 살 때 내는 취득세와 등록세 부담도 2∼3배 가량 무거워진다.


최근 2달 동안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설문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집값 폭등을 주도했던 일부 재건축 단지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스피드뱅크 자료를 보면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7주 연속 하락했다.


아파트 분양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서울지역 동시분양에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으며 경기 파주 교하지구에선 1순위 청약에 신청자가 단 1명도 나타나지 않는 단지도 있었다.
김성식 LG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정부의 투기억제 대책으로 투기수요가 빠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분양가격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기존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느긋하게 구입 시기를 저울질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이야기도 된다.


아울러 아파트 입주물량은 공급이 많았던 2003년보다도 더 늘어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보다 8.6% 늘어난 28만7천호에 이른다.
특히 주택수요가 많은 수도권 입주물량(12만9천호)은 4만호 가량 늘어 수급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단 서울은 5만2800호로 2003년보다 2만호 가량 줄어든다.



“강남권 하락폭 상대적으로 크다” 전망

한편 대다수는 집값이 다소 조정을 받더라도 ‘폭락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시중 부동자금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집값이 다소 조정을 받는 가운데 모기지제도가 도입되면 주택 수요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주택경기가 급격히 하락하면 정부에서 정책의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슷한 맥락에서, 중장기적으로는 하락세가 이어지기보다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견해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2004년 연말까지 하락세가 이어지다가 2005년 이후는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남 등 최근 집값이 급등한 지역의 하락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아파트값의 변동을 물어본 결과 69명이 떨어진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5~10% 미만 하락한다는 답변이 28명으로 가장 많다.
10% 이상 떨어진다는 응답자는 16명, 5% 미만 소폭 하락한다고 점친 이는 25명이다.
전국 아파트값이 5%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24명에 불과했지만 강남권은 44명이나 됐다.


수도권과 강남을 비교해도 강남의 하락폭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수도권 아파트값에 대해 전체 응답자 가운데 69명이 떨어진다고 봤다.
이 가운데 42명이 5% 미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고, 27명이 5% 이상 떨어진다고 점쳤다.
강남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덜할 것으로 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안명숙 스피드뱅크 소장은 “집값 조정기에는 가격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의 하락폭이 크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집값이 급등한 89년 1월 이후 2년 반 동안 영등포구와 강동구의 평당 아파트값은 각각 184%, 167% 올랐다.
같은 기간 용산구는 120%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대세 하락이 시작된 91년 7월 이후 1년 동안 영등포구와 강동구는 각각 27%, 28%나 가격이 빠졌지만 용산구는 9% 하락하는 데 그쳤다.



전셋값도 하락세 유지가 다소 우세

2003년 한 해 동안 꾸준히 하락곡선을 그린 아파트 전셋값에 대해서도 떨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조금 많았다.
‘하락세 유지’에 손을 든 전문가는 43명, 반면 상승쪽에 무게를 둔 전문가는 30명이다.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도 26명이다.
이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다가구주택,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 주택 공급물량이 여전히 풍부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소는 다가구주택을 세대별로 산정하고 주거용 오피스텔을 포함하면 2004년 주택공급 물량은 70여만호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의 주택공급 목표치인 연간 50만호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이다.


다만 전세가격에 대해서는 소폭 상승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일반적으로 짝수해는 임대차 계약 건수가 많은 데다 2003년에 전세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택 관련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구입수요 대신 전세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강남지역은 전세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자가 절반 가량으로 차지했다.
이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본 전문가는 21명에 불과했다.
2003년에 역대 최대 규모로 재건축 사업 승인이 이루어지면서 새해에는 상반기에 이주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100인 명단
1. 학계 및 연구소(29명)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 김성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김용순 주택도시연구원 팀장 김찬호 중앙대학교 부교수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김호철 단국대부동산학과 부교수 노태욱 강남대학교부동산학과 교수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박철수 서울시립대 교수 백성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원 서후석 명지전문대 조교수 양승철 한국감정평가연구원 연구원 이승주 서경대학교 교수 이용만 한성대학교 교수 이재우 한국감정평가연구원 연구원 이창무 한양대학교 조교수 이창석 강남대학교 교수 임재만 대구대학교 조교수 장영희 서울시정연구개발원 연구위원 정용현 서울부동산컨설턴트 대표 진정수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최희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최만규 주거환경연구원 팀장 박신영 대한주택공사 연구원 한혜수 대한주택공사 과장 안정근 한성대학교 조교수 박헌수 중앙대학교 교수 김갑성 연세대학교 교수 김병두 서해대학 교수 2. 금융 및 투자기관(21명) 김병욱 코람코 부장 한미숙 리얼티 어드바이저스 코리아(RAK) 과장 유상철 대우증권 부동산팀 팀장 오용현 메리츠증권 부동산팀 팀장 김재욱 국민은행 PB센터 과장 심영철 모네타 재테크팀 팀장 서기수 한미은행 재테크팀 팀장 강우신 기업은행 재테크팀 팀장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팀 팀장 김인응 우리은행 재테크팀 팀장 임동하 하나은행 웰스매니저 이기철 외환은행 PB본부 과장 김성수 제일은행 PB사업부 차장 허진호 CBRE 코리아 차장 차명훈 도이치방크 상무 지윤환 캐피탈 어드바이져 이사 조영래 코리아에셋 인베스트먼트 대표 홍성환 아스펜 대표이사 허진호 씨비리차드엘리스 차장 김주연 BHP KOREA 부장 조명래 코리아에셋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3. 건설업계(24명) 양영복 LG건설 상무 태방석 한진중공업 팀장 이상봉 한화건설 과장 김우식 우림건설 팀장 박정서 벽산건설 상무 김경수 동일토건 이사 문창엽 한국토지공사 부지사장 이부용 롯데건설 팀장 강현구 신동아건설 부장 신동현 금강종합건설 과장 차화영 대우건설 팀장 박정일 대림산업 부장 조근호 삼성건설 과장 박호덕 쌍용건설 과장 최덕화 계룡건설 부장 임현철 코오롱건설 과장 이명호 극동건설 과장 양현윤 신도종합건설 팀장 강정남 현대건설 팀장 곽동찬 현진종합건설 부장 서정훈 동일하이빌 팀장 류찬희 한국토지공사 과장 노명철 대한주택공사 차장 배문호 대한주택공사 차장 4. 부동산 정보제공 및 컨설팅업체, 감정평가법인(26명) 성종수 스피드뱅크 부사장 곽창석 닥터아파트 이사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 박종덕 부동산114 부사장 이동익 하나컨설팅 대표 변재현 알투코리아 이사 정요한 텐커뮤니티 이사 안명숙 스피드뱅크 소장 양해근 부동산뱅크 실장 고종완 RE멤버스 대표 김지홍 부동산007 소장 어득해 하우징파트너스 대표이사 윤진섭 부동산뱅크 취재팀장 김광석 닥터아파트 과장 김혜현 부동산114 차장 박상언 내집마련정보사 차장 백준 조인스랜드 대표 서진 한겨레이앤씨 부동산컨설팅 이사 박배근 동아감정평가법인 대표이사 황종하 나라감정평가법인 대표 최호근 제일감정평가법인 서울지사장 은민수 다우감정평가법인 대표이사 구두회 한국감정평가회 의원 임효곤 새한감정평가법인 평가사 송남섭 새한감정평가법인 평가사 곽기석 한국감정원도시정비사업단 단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