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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스메모] 나는 희망한다, 변화를
[에디터스메모] 나는 희망한다, 변화를
  • 편집장 최우성
  • 승인 2004.01.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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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간지의 ‘시제’는 ‘미래형’이다.
독자들의 눈길은 으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또 벌어지고 있는지 보다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더 쏠리는 경향이 있는 탓이다.
예컨대 우리 주위의 보통 사람들은 다음주엔 주가가 오를지 떨어질지, 혹은 경기는 앞으로 좋아질지, 더 나빠질지에 대해 시원스런 해답을 구하고자 목말라 한다.
지난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워낙 움츠러들었던 탓인지는 몰라도, 지난해 끄트머리 무렵부턴 곳곳에서 2004년 세계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들이 쏟아졌다.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애틋한 소망의 투영일지, 아니면 분명 세계 경제가 또 한 차례 거대한 용트림을 시작하고 있는 것일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물론 새해 첫 장이 열린 당일, 종합주가지수는 10포인트 이상이나 뛰어오르며 새해를 여는 분위기를 한층 돋우기도 했다.
조금은 들뜬 기분으로 새해의 시작을 즐기는 분위기 속에 은 ‘2004년 한국 경제 앞에 놓인 최대의 암초는 무엇인지’라는 물음에 잠시 눈길을 붙들어 맸다.
단지 올 한해 살림살이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주위의 흔한 목소리를 정면으로 거스르려는 뜻이 담긴 건 아니다.
다만 그렇게도 세차던 바람이 조금씩 잦아들고 흐린 날씨가 점차 갠다고는 하지만, 한국경제호(號)가 헤쳐 가야 할 바닷속 곳곳엔 무수한 암초들이 고개를 내밀락말락하며 버티고 있음을 한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은 되새기고 싶었다.
새해를 맞아 가슴속에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희망에다 밝은 눈과 냉철한 머리를 더하고픈 독자들이라면, 이 전하는 메시지를 꼼꼼하게 곱씹어 줄 것으로 믿는다.
2002년 가을, 이 이 땅에 사회책임 투자(SRI)란 화두를 처음 던질 때만 해도, 뜻은 좋으나 먼나라 얘기일 뿐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호엔 세계의 주요 메이저 금융기관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자양분 삼아 어떻게 성공적인 기업경영과 보다 성숙된 자본주의라는 열매를 만들어 내는가에 관한 연재기사도 담겨 있다.
때마침 국내은행의 대표주자 가운데 하나인 국민은행이 신년사에서 “기업의 재무성과와 함께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게 평가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이 땅에서 “사회책임 투자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당당히 밝히고 나섰다.
진정으로 반가운 일이다.
세상은 소리 없이, 하지만 분명 변하고 있음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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