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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SK텔레콤(017670) 번호이동성 후폭풍 어디까지?
[뷰포인트] SK텔레콤(017670) 번호이동성 후폭풍 어디까지?
  • 이희욱 기자
  • 승인 2004.01.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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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 미미 vs 수익성 제한 번호이동성제도를 시행한 지 일주일을 넘기면서, 이동통신 3사의 주가 향방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애당초 시장의 관심사는 SK텔레콤에서 KTF와 LG텔레콤으로 빠져나가는 고객수가 어느 정도인지에 쏠려 있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7일을 기준으로 SK텔레콤에서 KTF와 LG텔레콤으로 이동한 고객은 8만1천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가입자 가운데 4만6천여명이 KTF로, 3만5천여명이 LG텔레콤으로 이동하는 등 모두 8만1700여명이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되면 자사 가입자를 지키려는 소극적인 자세밖에 취할 수 없는 SK텔레콤이 불이익이 당할 거란 건 예상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개장 일주일까지는 8만여명에 이르는 이탈고객은 SK텔레콤의 주가를 흔들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는 무엇보다 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의 약정할인을 인가했다는 소식이 새해 벽두에 알려진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최영석 연구원은 “정통부가 SK텔레콤에게도 약정할인제를 허용한 결과, 번호이동성제도의 핵심이었던 약정할인제가 결국 SK텔레콤에는 전화위복이 됐고 후발 사업자에는 무용지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최영석 연구원은 “번호이동성 도입에 따른 마케팅 비용증가 부담이 해소돼 향후 주가는 강세가 예상된다”며 목표 주가 25만원의 ‘매수’ 의견을 내놓았다.
이런 기대가 반영된 탓인지 새해 첫 장이 열린 1월2일, SK텔레콤 주가는 전날보다 무려 1만1000원이 오른 21만원을 기록하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개장 둘째날과 셋째날인 5, 6일에 소폭 하락하며 잠시 주춤거리긴 했지만, 7일부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대거 몰리면서 또다시 전날보다 1만원이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 갔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SK텔레콤의 손을 들어 주는 쪽은 지금의 번호이동성제도가 SK텔레콤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데 주목한다.
동원증권 양종인 연구원은 “현재까지 가입자 이동 수치만 놓고 보면 SK텔레콤 입장에선 가입자 이탈을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양종인 연구원은 “가입자 이전이 집중되는 시행 초기치고는 이동 규모가 작고 2월 이후 이동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010 통합번호를 부여받는 신규 가입자 유치를 고려하면 번호이동성의 효과는 희석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영증권의 박세용 연구원도 “후발 사업자들이 많은 마케팅비를 들여 가입자를 확보할 수록 SK텔레콤의 반격이 더 강력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가입자 이동이 많을수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후발 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에게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SK텔레콤의 주가가 견조세를 유지하는 것이 세계 통신업황의 호전에 발맞춘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세종증권 김민성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주요 통신 서비스업체들은 2002년 말부터 진행돼 온 저성장과 수익성 악화로 그동안 IT주 주가 상승시 제외됐다”며 “M&A와 투자확대 등으로 미국과 유럽 통신 서비스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회복되면서 세계 통신 서비스 주식의 동반상승에 힘입어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대형 통신주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주가 강세가 일시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현대증권 서용원 연구원은 “번호이동성 하에서 수익성 향상이 제한되고, 10.5% 자사주 처리의 마땅한 방법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SK텔레콤의 주가 강세가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주가 강세에 대해서도 “미국 이동통신사들은 번호이동성 도입에도 불구하고 전월 예상보다 많은 가입자 확보를 보이며 2003년 연말부터 주가 상승을 보이고 있지만, SK텔레콤은 7월 전까지는 경쟁사 가입자를 유치하지 못하므로 미국과 다르다”고 진단했다.
JP모건증권 또한 “SK텔레콤이 크게 저평가된 수준에서 거래가 되고 있지만, 올 주당순이익(EPS)이 10% 이상 줄어들 것을 감안하면 중립 투자 의견이 적정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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