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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SM3 비교광고, 신뢰성 구설수
[비즈니스] SM3 비교광고, 신뢰성 구설수
  • 이현호 기자
  • 승인 2004.01.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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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업체의 테스트 의뢰 결과 뒷거래…업계 “입맛에 따라 악용” 쓴소리 르노삼성자동차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내보낸 SM3의 비교광고가 뒤늦게 신뢰성에 의심이 간다는 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논란이 불거진 이유는 테스트 결과를 르노삼성측이 뒷거래를 통해 다른 업체로부터 사들였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비교광고에 대해 “주력 차종인 SM3가 시장에서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게 되자, 이를 회복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며 “테스트 의뢰자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개인업체라는 점이 의심스럽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르노삼성측은 펄쩍 뛰고 나섰다.
준중형차 시장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경쟁 업체의 흔들기 작전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르노삼성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신뢰할 만한 객관적인 자동차 데이터가 전혀 없는 것이 국내 현실”이라며, “독일의 세계적인 자동차 테스트기관인 데크라(DEKRA)의 비교결과는, 소비자들에게 준중형차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이번 논란의 대상이 된 테스트 의뢰자는 따로 있었다.
르노삼성측에 테스트 결과를 판 업체는 유럽 자동차잡지 <에이엠에스>의 ‘아우토 카탈로그’ 한국어판 발행업체인 ‘아우토파워코리아’다.
자동차 메이커들의 차량 테스트를 자체적으로 기획해, 테스트 결과를 제공하는 순수 연구기관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이 불거질 소지가 있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식의 정보제공의 경우엔 막대한 금전적 거래가 뒤따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M3가 2003년 2월부터 판매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준중형차 시장의 꼴찌 자리를 면치 못하던 상황에서 사들인 외부 업체의 테스트 결과는, 회사의 입맛에 따라 악용될 소지가 충분했던 셈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한 관계자는 “메이커가 직접 의뢰한 테스트가 아닌 경우엔 회사의 전략 차원에서 입맛에 맞어떨어질 때만 그 결과를 사들이기 때문에 마케팅시장의 질서를 흔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증증권 용대인 연구원 역시 “메이커가 직접 의뢰하지 않은 테스트 결과는, 비공식적으로 지하시장에서 업체의 이해타산에 따라 검은 돈이 오가는 뒷거래로 이어지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처음에 아우토파워코리아가 접촉을 시도했을 때는 거절했다”며 “한참 후에 독일의 자동차 테스트기관 데크라가 세계적인 기관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 구입했을 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그는 “메이커가 직접 테스트를 의뢰하면 오히려 신뢰성에 의심을 받기 때문에 순수하게 소비자에게 객관적인 자료를 알리자는 취지로 해석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르노삼성의 도덕성이 충분히 시비에 휘말릴 만하다는 분위기는 두루 형성돼 있는 편이다.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KATRI) 장형진 선임연구원은 “국내에도 분명히 최첨단 시설을 갖춘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 있는데도 메이커 스스로가 테스트 의뢰를 마다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그만큼 메이커가 해당 차종에 자신감이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장 선임연구원은 “이제라도 국내 메이커들이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를 스스럼없이 이용하고 결과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제도가 정착되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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