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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읽기] 에너지정책 제고해야
[경제읽기] 에너지정책 제고해야
  • 신후식 대우증권 수석 이코노
  • 승인 2004.01.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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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석유가격의 급등 국면이 장기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 가격은 배럴당 35달러선에 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미국과 이라크와의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의 유가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처럼 유가가 오른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의 민간 석유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자 난방유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상업용 석유재고는 2억6900만배럴로 7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석유가격이 오른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바로 세계 경기의 회복으로 인한 석유수요 증가가 그것이다.
물론 달러화 약세 등으로 석유슈출국기구(OPEC)가 석유 생산량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이라크 등 일부 산유국들의 원유생산 및 수출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기대도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
그러나 유가급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과 중국의 원유수입 확대 때문으로 보인다.
고유가 국면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전략 비축유를 늘리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원유수입은 전년도에 비해 31%가 증가한 6억7000만배럴 (하루 184만배럴)에 달했다.
선진국들의 원유 소비 증가율이 1∼2% 내외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중국의 원유수입 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중국이 원유수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중국 내 원유생산이 급속히 고갈되고 있는 데다가 높은 성장으로 원유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 2004년과 2005년 중 일본에 수출할 원유수출 규모를 지난해 수출규모의 6분의 1인 연간 50만톤으로 줄일 것이고, 원유수출 가격도 대폭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는 첫째로 중국의 주 원유 생산유정인 대경유전의 생산량이 크게 줄고 있다는 점, 둘째 자동차 분야에서의 가솔린 수요 급증과 전력, 건설분야에서의 디젤수요가 크게 늘면서 중국 내 원유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중국이 일본에 원유를 더 이상 수출할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통보한 것이다.
당분간 고유가 국면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는 석유 수출국들의 복잡한 국내 상황도 한몫 거들고 있다.
이라크 내의 지속적인 테러로 이라크의 석유생산 및 수출이 조기에 정상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다 미국의 4대 석유수출국인 베네수엘라에선 차베스대통령의 신임투표 실시 여부로 정치적 긴장이 약화되지 않고 있다.
이란도 하타미 대통령과 근본주의자들과의 갈등으로 내홍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 약세가 장기화될 기미를 보이면서 OPEC도 조기에 원유생산을 늘리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유 등 에너지를 거의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원유소비 절감을 위한 각종 에너지효율 제고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우선 에너지를 절약하는 기술개발 투자에 더욱 과감한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원유 이외의 풍력, 수력, 원자력 등 대체에너지 개발노력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국내 정유사들은 중국 등 동북아 국가들의 석유시장에 적극 진출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정유시설을 이용한 원유의 임가공을 통해 석유 제품을 중국 내에 판매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는 수평적인 연합관계의 구축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으로서 수직적인 통합관계와 함께 석유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긴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와 일본의 잉여 비축시설을 활용하여 동북아 석유시장의 구축을 도모할 필요도 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 특히 사할린의 원유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해 이 개발원유를 조기에 국내 도입함으로써 원유도입선의 다변화와 원유안보를 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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