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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삼성전자, 매출액서 2위 모토로라 제쳐
[비즈니스] 삼성전자, 매출액서 2위 모토로라 제쳐
  • 한정희 기자
  • 승인 2004.01.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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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업체 시장 잠식, 1위 맹추격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신화는 계속된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부문 매출액이 11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2위 업체인 모토롤라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해 1월20일(현지시각), 2003년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모토롤라의 지난해 매출액은 100억달러 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2년 매출액이 모토롤라 108억달러, 삼성전자 86억달러였던 것에 견주면 크게 달라진 수치다.
동양증권 민후식 애널리스트는 “이미 지난해 1분기에도 매출액 부문에선 삼성전자가 모토롤라를 앞선 적이 있고, 3분기 매출액도 삼성전자 29억달러, 모토롤라 24억달러였다”며, “2003년이 모토롤라를 처음 앞지른 원년이라면 2004년은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2위의 자리를 확실히 다지는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판매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엔 아직도 모토롤라가 앞선다.
시장조사 기관인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세계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은 모토롤라가 14.7%, 삼성전자가 11.2%였다.
2002년에 6400만대를 판매했던 모토롤라의 지난해 판매량은 7천만대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모토롤라의 시장점유율은 2000년부터 최근까지 14.6%대를 꾸준히 유지하는 중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2003년 판매목표치를 5100만대로 잡았다가 중간에 5500만대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삼성전자측 관계자는 “수정된 목표치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라며 지난해 판매실적이 5500만대보다 훨씬 웃돌 것임을 내비쳤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아시아 태평양지역만 놓고 봤을 때 삼성전자가 모토롤라를 이미 앞질렀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이처럼 모토롤라의 판매량이 더 많은 데도 매출액면에서 삼성이 앞서는 이유는 삼성전자의 단말기가 상대적으로 고급 제품인 데다, 영업이익률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단말기의 평균 판매가격은 대당 194달러이고, 모토롤라는 119달러였다.
또한 이 기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20%를 넘어 다른 업체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2004년에도 명실상부하게 세계 2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판매량에서도 모토롤라를 앞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문제는 그리 녹록치만은 않은 일이라는 데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모토롤라의 시장점유율을 따라잡기 위해선 최소한 7천만대 이상을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생산 역량을 놓고 봤을 때, 설령 수요가 있다 하더라도 공급이 따라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게다가 모토롤라의 2004년 판매량이 7450만∼8천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있따르고 있어 올해에도 삼성전자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어느 정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이 격차를 얼마나 좁히는가에 따라 2005년 이후 세계 2위 자리 등극 여부를 점칠 수 있다는 분위기다.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노키아를 얼마나 따라잡을지도 관심거리다.
노키아는 세계 시장점유율 35%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데다, 차세대 기술력 또한 겸비한 버거운 상대다.
노키아는 2002년 한해 동안 휴대전화 분야에서만 22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1월22일 2003년 실적발표를 앞둔 노키아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당초 예상을 훨씬 넘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월 초 노키아측은 노키아는 지난해 4분기 휴대전화 판매량이 3분기에 비해 22%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치를 공개한 바 있다.
노키아에게도 삼성전자가 그리 만만한 업체는 아니다.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쇼스텍그룹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노키아·모토롤라 등 3대 휴대전화 업체를 대상으로 3대 성공요소를 적용해 비교한 결과, 제품혁신과 디자인 및 유통 측면에서 앞선 삼성전자가 종합경쟁력에서도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이 워낙 크고 안정적인 상태라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따라잡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키아의 점유율이 떨어진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삼성이 추격을 한다면, 노키아의 점유율을 공략한다기보다 여타 후보군들의 시장을 잠식하면서 1위와의 격차를 좁히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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