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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지하철 테마 데이트 어때요?
[생활경제] 지하철 테마 데이트 어때요?
  • 한정희 기자
  • 승인 2004.02.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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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연인일지라도 똑같이 반복되는 데이트 코스는 지겹기 마련이다.
만약에 아주 적은 비용으로 색다른 데이트를 할 수 있다면? 한 가지 방법으로는 바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시시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가 않다.
일반인들이 하루하루 쳇바퀴 돌 듯한 생활로 지하철을 교통수단으로만 이용하고 있을 때, 지하철 역사는 하나둘씩 사람들의 생활문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 테마 데이트. 말만 들어도 재밌지 않은가? 자, 이제 지하철을 이용한 테마 데이트 계획을 짜 보자. 먼저 어떤 곳에서 어떤 즐거움을 느껴 볼 것인지 계획하기 위해 지하철 사이트에 들어가 보자. 1, 2, 3, 4호선은 서울시지하철공사에서 5, 6, 7, 8호선은 서울시도시철도공사에서 각각 운영하기 때문에 각각의 사이트를 살펴봐야 한다.
요즘에는 역사마다 음악 공연을 자주 하기 때문에 라이브 공연을 하는 역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2월에도 각종 공연이 많다.
포크송 라이브 공연, 재즈 연주, 마임, 색소폰 연주, 어떤 역에서는 트럼펫과 고전무용까지 공연한다.
만나는 시간을 공연시간과 맞춘다면 애인과 만날 때 좀 더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만나서 공연을 함께 본 후에는 충무로역으로 간다.
올 2월에 새단장을 하고 개관한 충무로 영상센터를 찾아가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용료가 저렴할 뿐 아니라 일반 극장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2월 영화제의 주제는 ‘성장통’. 청소년들이 겪는 성장의 아픔을 주제로 한 영화제다.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해 만든 단편 작품과 기성작가들이 세대와 국가를 뛰어넘어 성장의 아픔을 주제로 한 장편들이 상영된다.
만약 애인이 영화제의 주제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영상센터 안의 비디오방을 가면 된다.
작품성이 있는 희귀 영화나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등이 진열되어 있어서 원하는 작품을 골라 볼 수 있다.
작품을 고르면 총 6대의 모니터가 있는 비디오방에서 바로 볼 수 있다.
지하철역마다 색다른 볼거리 풍성 영화를 보고 나면 녹사평역으로 간다.
녹사평역에는 ‘그린 결혼식’으로 유명해진 테마 결혼식장이 있다.
6호선 녹사평역은 돔 형식으로 만들어진 유리지붕 아래가 지하 4층까지 시원스럽게 트여 있어 햇살이 환하게 비친다.
역사 벽면은 여러 가지 작품들과 유리로 장식되어 호텔 같은 분위기가 난다.
이곳에서 은근슬쩍 애인의 마음을 떠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2월22일에도 한 커플이 결혼식을 올린다는데, 그날 다시 오는 것도 좋을 것이다.
때마침 녹사평역에서는 요술풍선 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연인들의 마음도 한껏 부풀어 오른다.
색다른 지하철 데이트. 오늘 하루 연인들의 데이트 비용은 얼마였을까? 궁금하면 그대로 한번 해 보시라. 지하철 테마 데이트는 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하다.
연인과의 데이트가 아니라 해도 지하철 공간에서 일반인들이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지하철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고 싶다면 제일 먼저 지하철공사나 도시철도공사 홈페이지를 구석구석 살펴보는 것이 좋다.
먼저 목적지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을 알고 싶다면 최단경로검색을 이용하면 된다.
주변 건물에서 가장 까가운 역을 찾는다면 건물 이름만으로도 검색할 수 있다.
최근에 지하철에서 물건을 잃어버렸다면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유실물을 검색할 수 있는 방법도 체계적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실물 바로바로 찾기’에는 잃어버린 물건을 분류해 놓아서 혹시 시일이 지났더라도 검색이 가능하다.
게시판에는 최근에 등록된 유실물들이 시간별로 올라와 있고 습득장소와 보관장소가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보관장소로 전화하면 확인할 수 있다.
주민등록증 발급 등의 행정 서비스와 국내항공권 예매도 가능하다.
어떤 역에서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한지 살펴보려면 사이버 스테이션에서 검색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지하철역 36개소에서는 환승주차장도 운영한다.
공휴일에는 무료로 개방하는 곳도 꽤 있으며, 지역에 따라 차등은 있지만 비교적 저렴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사이트에서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 이용하면 좋다.
외부 편의시설 외에도 역사 내부에 편의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도시철도공사에서는 최근에 모유수유실을 개방했다.
5호선 광화문역과 7호선 고속터미널역에는 아기침대, 소파, 탁자 등이 설치되어 있어 편안하게 모유를 먹일 수 있다.
갑자기 비가 와도 걱정 없다.
전 역사에서는 비가 올 경우 우산을 대여해 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대여 시스템을 체계화해서 항시적인 서비스로 제공할 예정이다.
영화제·전시회 감상에 결혼식까지 현재 지하철 역사 중 특별한 테마장소로 유명한 곳이 결혼식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녹사평역이다.
그동안 여러 쌍이 결혼식을 올린 녹사평역은 색다른 추억을 만들기에도 좋고, 폐백실도 있어 결혼식장으로도 손색없이 꾸며졌다.
이용을 원하는 사람은 전화나 직접 방문해 접수를 하면 된다.
평일 주말 모두 가능하며 접수순서에 따라 우선권을 준다.
임대료, 청소료, 전기료 등은 무상으로 제공되지만, 드레스 대여, 사진, 비디오 촬영, 피로연 등 행사비용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연인들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충무로 영상센터는 지하철 부대시설 중 최근 떠오르고 있는 시설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볼 만한 영화제를 기획해서 꾸준히 상영하며, 도서관, 비디오방, 편집실 등이 있어서 영화 마니아들이나 관련 교육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하다.
도서관에는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해외 영상자료나 서적, 잡지 등을 열람할 수 있고, 편집실에는 편집장비가 구비되어 있어 개인이 직접 와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단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영상센터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이며 월요일은 쉰다.
최근 상영하는 영화에 대한 정보는 영상센터의 홈페이지 www.ohzemidong.co.kr를 참조하면 된다.
그 밖에 광화문갤러리에서는 전문예술인의 전시회를 접할 수 있으며, 일반 역에서도 생활전시회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역사의 재량에 따라 문화센터를 유치하는 곳도 있다.
모란역에서는 테마별로 무료 취미교실을 운영하는데, 올 2월에는 요일별로 비즈공예, 꽃꽂이반, 퀼트반, 한지공예반, 산사진반 등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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