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비즈니스] 대우인터내셔널, 루머로 몸살
[비즈니스] 대우인터내셔널, 루머로 몸살
  • 이현호 기자
  • 승인 2004.02.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광 개발설 등으로 곤혹…소액주주들, 정보공개 요구 점점 거세 “통상적으로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작은 영업활동이나 계약건에 대해 직접 움직이거나 장기간에 걸쳐 출장을 가지는 않습니다.
최근 이태용 사장이 2주 이상의 일정으로 출장을 간 것으로 확인됐기에, 소액 개미님들은 단기 주가에 너무 상심하셔서 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기다리십시오!” 증권가 정보지에 실린 문구가 아니다.
대우인터내셔널 주주들의 인터넷카페인 ‘대우인터’에 올라와 있는 공지사항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 A-1 광구에서 가스전을 발견한 이후 나타난 풍경이다.
대우인터내셔설은 지난 1월15일, 60%의 운영권 지분을 보유 중인 미얀마 A-1 광구에서 약 4~6조 입방피트(LNG 8천만~1억2천만톤) 가채매장량을 비롯해, 인근에서 7~12조 입방피트 규모의 추가 가스전 징후가 보였다고 발표했다.
경제적 가치만 11~18조원에 이를 것이란 얘기다.
주주들의 ‘대박설’을 자극한 셈이다.
다음날인 1월16일, 주가는 2001년 3월 재상장 이후 처음으로 1만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쯤 되자 소액주주들은 다양한 루머가 부풀려지고 있는 데도 회사측이 추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미얀마 가스전사업을 범국가적 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청와대와 산자부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우회적으로 회사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회사측은 몸살을 앓고 있다.
회사측은 “회사 경영상 필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공시와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있지만, 주주들에게만 별도의 투자정보를 제공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원석 홍보팀 부장은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자료엔 한계가 있다”며 “현재로서는 투명한 경영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진을 믿어 주어야 하지 않겠냐”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엔 가스 외에 금과 은이 발견됐다는 미확인 소문이 돌면서 회사측이 또 한차례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지난 2월2일, 외국계 플래티넘에셋매니지먼트가 대우인터내셔널 주식 414만5270주(4.33%)를 장내매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이 한층 거세졌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2월4일, 또다시 보도자료를 통해 인도에 가스 수출계약을 추진 중이거나 매장량이 40조 입방피트에 달한다는 외신보도를 부인하고 나섰다.
아울러 “오는 3월께 전체구조에 평가정을 뚫어 탐사한 후에나 정확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2월12일에 열릴 기자간담회 참여를 둘러싸고 주주들과 회사측의 마찰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주주들의 인터넷카페 ‘대우인터’엔 주주들의 당연한 권리라며 당초 2월9일로 잡혀 있던 기자간담회에 참여하려 했는데, 회사측이 사전에 정보를 습득해 기자간담회를 9일에서 12일로 늦췄다는 내용이 공지되기도 했다.
오는 3월 열리는 주총에서도 소액주주들의 힘을 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인터넷까페 ‘대우인터’는 2월5일 특별총회를 갖고 회사측의 태도를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을 모아 회원들에게 전파했다.
일단 기자간담회를 지켜본 다음, 집단행동을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오원석 대우인터내셔널 홍보팀 부장은 “소액주주들의 어떠한 집단행동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못박고 나섰지만,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무작정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박진 LG증권 연구원 역시 “소액주주라고 할지라도 회사의 투자자로서 정보요구와 어떠한 집단행동도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대박설이 솔솔 퍼져나옴에 따라, 정확한 정보에 목말라 하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는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