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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올 여름 ‘한파 주의보’
[머니] 올 여름 ‘한파 주의보’
  • 이경숙 기자
  • 승인 2004.0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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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타이밍을 찾아라

“집값 거품은 10년 뒤에 터진다.
” “주식 매도 기회는 3, 4월에 찾아라.” “가계 건전성은 내년 하반기에나 회복될 것이다.
”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의 분석은 세간의 통념을 깨뜨린다.
그는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올 상반기엔 돈을 벌 기회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올여름 한철은 현금을 깔고 누워야 두발 뻗고 잘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올해 중 한 번쯤은 주식 매수 기회가 올 것이란다.
게다가 앞으로 10년은 일본의 80년대처럼 자산을 축적하는 시기가 될지도 모른다.



이경숙/ 환율이 떨어진다, 원자재 물가가 높아진다고 난리들이다.
투자자들은 이것을 어찌 봐야 하나.

김영익/ 두려워할 것은 없다.
원자재 물가는 중국이 고성장해 원자재 수요가 늘어 높아진 것이다.
중국 경제가 크면 우리 수출도 늘어난다.
원자재 가격에 따른 부정적 측면보다는 수출 증대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시라. 환율이 떨어진 건 미국 달러 약세 때문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수출경쟁국 환율도 영향을 받는다.
우리 수출경기가 크게 악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김영란/ 경기가 어려운데 물가까지 높아 살기 힘들다.


김영익/ 장바구니 물가가 근원물가보다 조금 높다.
장바구니 물가는 조류독감으로 채소 수요가 높아지면서 3% 후반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근원물가는 에너지와 음식료 같은 변동폭이 큰 상품 물가를 뺀 것인데, 한국은행은 이것을 보고 물가정책을 쓴다.
근원물가는 현재 2.8%선이다.
더 오르더라도 한국은행이 목표 상한선을 둔 3.5%엔 미치친 못할 것이다.


이경숙/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면 안 그래도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더 얼지 않겠나?

김영익/ 경제지표가 물가보다 중요하다.
경기가 풀리면 투자심리도 풀린다.
소비자 체감 경기가 좋아지려면 서비스업이 좋아져야 한다.
통계청 서비스업지수는 지난해 12월 2.7% 올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소비자 기대지수도 98까지 올라갔다.


이경숙/ 체감경기가 언제 풀리겠는가. 가계부채 과다로 올해 안엔 내수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김영익/ 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돈이 내 돈이다”하고 부채를 끌어다 써 과소비가 늘었다.
이 문제는 거시적으로 해소가 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가계가 부채를 쓰느라 저축을 하지 못했는데 지난해 2, 3분기에 다시 가계가 저축을 하기 시작했다.
가계 금융자산이 가계 부채보다 빨리 늘어나다 보면 내년 하반기엔 가계가 건전성을 찾을 것이다.
가계가 아직 저금리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설명회에 나가면 주부들이 “금리가 이렇게 싼데 어떻게 부동산 가격이 안 오를 수 있냐”고 말한다.
고금리 시대에서 저금리 시대로 옮겨갈 때 일어나는 착각이다.


김영란/ 그러면 투자를 어디에 해야 하는가. 저금리라 은행에만 둘 수도 없다.


김영익/ 주식 투자는 간접투자가 낫다.
요즘 펀드매니저들이 공부를 많이 하고 리스크관리도 개인투자자보다 잘한다.
개인투자자는 리스크를 관리하기가 어렵다.
꼭 종목 투자를 하겠다면 삼성전자를 장기 보유해라. 주가가 100만원을 넘을 때가 올 것이다.


이경숙/ 삼성전자엔 기업 리스크가 없나?

김영익/ 있어도 굉장히 적다.
삼성전자가 비싼 덴 이유가 있다.


심영철/ 삼성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완벽하다.
5~6년 전에 2~3만원이던 주가가 최근 50만원이 됐다.
장기적으로 액면 분할도 기대된다.
유통 분량이 없으니까 지금은 사도 좋다.
10주 사면 500만원이 넘어 매수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그럴 땐 종가로 단주 주문을 내라.

김영익/ 주가가 부담스러워 삼성전자를 못 사겠다면 코덱스200지수, ETF를 사라. 삼성전자를 비롯해 코덱스200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 주가가 1만1천원대다.
개인투자자는 기업의 구체적 내용을 모르니 큰 흐름에 따라 긴 안목으로 묻어두면 크게 손해 보지 않을 것이다.


김영란/ 주식이든, 예금이든 짧게 투자해 돈 번 적이 없다.
장기투자가 좋다는 건 알겠는데, 애들이 있어 돈 들어갈 데가 많다 보니 길게 묻어두기가 힘들다.
40대는 돈을 벌면서 써야 하는 입장이다.
묻어둘 자금을 가지고 있는 집은 별로 없다.
단기투자할 곳은 없는가?

김영익/ 주식투자로 큰돈 벌 생각을 하지 않으면 은행 금리 이상으로 벌 수 있다.
주식투자로 연 평균 10% 정도 벌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개인투자자가 체감경기가 좋아져야 주식시장에 들어온다는 데에 있다.
하지만 주가는 경기에 선행해서 뜬다.


김영란/ 언제 사야 하나?

김영익/ 언론이 어렵다고 할 때가 주식을 사는 시점이고, 좋다고 할 때가 서서히 주식을 팔아야 할 시점이다.
5~8월 시장은 좋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는 주가변동이 심해 많이 떨어졌다가 다시 오를 것이다.


이경숙/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온다면 목돈 굴릴 자산가들은 시스템 펀드를 고려해 볼 만하겠다.
시스템 펀드는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사고 주가가 올라가면 팔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수익을 낸다.
목돈이 없는 샐러리맨이 시장 변동 리스크에 대처하려면 적금식으로 매달 사는 적립식 펀드가 좋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란/ 지수연동상품은 어떤가? 지금까지는 금융사들이 상승형을 많이 팔았는데 요즘은 하락형이나 혼합형도 나오고 있다.


심영철/ 지수연동상품 중 하락형엔 투자할 필요 없다.
많이 하락했다고 수익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고 6~7% 정도 준다.
그보다는 투자성공확률이 높은 종목이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게 낫다.
연 10%는 어렵지 않게 벌 수 있다.


이경숙/ 장세는 전문가조차 맞추기 어렵다.
일반투자자가 장세 전망을 하면서 투자전략을 짜서 성공하는 경우를 거의 못 봤다.


김영란/ 언론보도만 보면 투자 판단을 잘할 수 있을까?

김영익/ 보도내용은 기자들 시각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데이터도 현재 것을 많이 본다.
2001년 뉴욕 테러 직후 주가가 급락하자 언론사 인터뷰에 나가 “지금이 살 때”라고 했는데, 한 방송사 기자는 “이렇게 시장이 어려운데 어떻게 주식을 사냐”며 방송을 내보내지 않았고 다른 방송사의 기자는 그대로 내보냈다.
이후 주가가 많이 올랐다.
한 언론의 보도만 보고 상황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심영철/ 부동산에 투자할 땐 언론보도만 잘 봐도 돈을 벌 수 있다.
주식과 달리 부동산은 뉴스에 나올 때 사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지하철이 들어선다고 하면 그때 사도 입주 전, 후로 계속 오른다.


김영익/ 부동산 가격은 단기적으로 안정적일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10년 이내 주식, 부동산에 큰 거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구조에서 인구구조가 중요하다.
40대 인구가 늘어나면서 자산가격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과 미국도 그랬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10년 동안 40대가 늘어날 것이다.
40대는 노후대책으로 자산을 축적하는 세대이다.
금융자산도 오르고 부동산도 오를 것이다.
앞으로 10년이 일본의 80년대처럼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심영철/ 공감한다.
앞으로 10~15년 사이 주택 수요는 탄탄하다.
다만 부동산 가격 차별화는 심화되고 있다.
어떤 곳에 사두는가가 중요하다.
나는 요즘 원판 불변의 법칙을 이야기한다.
서울의 원판은 강북이다.
청계천, 상암동을 통해 신강북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강남은 땅값이 너무 비싸서 이마트나 박물관, 미술관도 없다.
강북지역 중에서도 단독주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커지는 아파트 단지 근처에 있는 단독주택은 유망하다.


이경숙/ 상반기 자산배분 전략은 어떤가?

김영익/ 5~8월까지 자산시장 전체가 안 좋을 것으로 전망한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기회가 별로 없을 것이다.
3, 4월에 매도시기를 찾아야 한다.
지금은 현금을 많이 보유해라. 그러다가 굉장히 좋은 기회를 한 번은 만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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