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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꼼꼼히 따져봐야 할 아파트값 통계의 겉과 속
[부동산]꼼꼼히 따져봐야 할 아파트값 통계의 겉과 속
  • 김혜현/ 부동산114 차장
  • 승인 2004.03.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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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29 대책 이후 아파트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무수한 예상과 기대감을 뒤로 한 채, 올해 초부터 ‘집을 사야 하나?’ 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떨어지는 듯하던 아파트값이 요즘에는 다시 오른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사람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과연 10·29 대책 이후 집값은 정말 떨어졌을까?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10·29 대책이라는 큰 이슈 이후에 아파트시장이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를 살펴보면 향후 아파트시장의 흐름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통계 수치만을 놓고 본다면 지난해 10월24일 이후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분명히 떨어졌다.
서울이 1.1%, 신도시를 제외한 수도권은 0.5% 하락했다.
2억원짜리 아파트라면 서울은 평균 220만원, 수도권은 140만원 하락한 것이다.
그러나 5대 신도시는 오히려 1.5% 상승했다.
이는 10·29 대책 직후 수천 만원씩 하락할 듯하던 분위기와는 다른 양상이다.
1.1%와 0.5% 가격하락의 의미는 무엇인지, 신도시 아파트값은 왜 떨어지지 않았는지 살펴보자. 소형 아파트 하락, 대형 아파트 상승세 우선 입주시점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10·29 대책 이후 서울, 수도권 아파트값이 전체적으로는 다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주 10년 이내의 아파트값은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5년 이하 신규 단지의 경우, 서울은 0.65%, 신도시 5.9%, 수도권 0.28% 상승했다.
아울러 입주 6~10년 정도의 단지들도 소폭이나마 가격이 올랐다.
다만 입주한 지 11~15년 이상, 또는 16년 이상된 노후 단지들의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16년 이상 단지의 경우, 하락폭은 서울이 평균 2.6%, 수도권은 3.76%였다.
특히 노후 단지 가운데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들의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의 가격은 서울 4.3%, 수도권 5.8%씩 떨어졌다.
재건축을 추진하지 않은 단지들보다 평균 2%포인트 가량 큰 하락폭을 나타낸 것이다.
또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 가운데는 저밀도지구보다 저밀도지구 이외의 재건축 단지가 2배 가량 하락폭이 컸다.
나아가 사업계획인가를 받은 단지보다 재건축 사업추진 초기단계의 아파트값이 2배 이상 크게 하락했다.
결국 입주시점별로는 노후 단지, 특히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강화된 정책으로 인해 매매값이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은 평형별로 살펴보자. 10·29 대책 이후 소형 아파트는 값이 떨어진 반면 대형 아파트는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 신도시, 수도권 할 것 없이 20평형 이하 소형 아파트값은 일제히 떨어졌다.
특히 서울은 5%, 수도권은 4.1% 하락해서 하락폭이 비교적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1평형 이상의 대형 아파트는 일제히 값이 올랐다.
신도시의 경우 51평형 이상 대형 아파트는 4.1% 올랐고, 서울도 0.5%, 수도권도 1.1% 상승했다.
소형 아파트값의 하락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재건축 대상 소형 아파트값이 떨어진 게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재건축 추진이 없는 신도시에서도 소평 아파트값은 0.2% 하락하는 등 소형 아파트값은 약세를 보인 반면, 대형 아파트는 꾸준히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 단지 규모별로 따져보자. 1천가구 이상 대형 단지들은 대체로 시세가 하락한 반면, 500가구 미만 중소 규모의 단지들은 오히려 매매값이 올랐다.
수도권의 경우 3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는 0.37% 상승했지만 1천가구 이상의 대규모 단지는 1.67% 하락해 대조를 보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단지 규모 간 격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최근 4개월간의 가격흐름에서 단지 규모 변수의 영향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집값 상승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 끝으로 최근 아파트값의 흐름을 살펴보도록 하자. 10·29 대책 이후 아파트값 변동률 평균을 살펴보는 것보다는 최근 아파트값이 어떻게 움직였는가를 보는 게 더욱 중요할 것이다.
10·29 대책 이후 크게는 수천 만원까지 떨어졌던 아파트값은 점차 하락폭이 줄어드는가 싶더니 올해 1월 중순 이후에는 아예 오름세로 반전됐다.
다만 오름폭이 크지도 않고 2월 말로 접어들면서는 그나마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최근의 가격상승은 이사철로 인한 반짝 오름세에 그칠 공산이 크다.
초·중·고의 방학과 전세 만기가 도래해 이사수요가 증가한 데다, 3월 입학을 앞둔 봄 이사철은 가을보다 가격변화가 더욱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거래가 줄어드는 3월부터는 아파트 가격도 점차 안정세를 되찾을 전망이다.
한 가지 더. 부동산 투자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자금은 부동산시장 주변을 맴돌고 있다.
이슈가 되는 지역이나 일부 부동산상품에서 예상치 못한 가격상승이 있을 수도 있는 이유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투자위험은 커지고 세금 등 거래비용은 증가했다.
때문에 전반적으로 아파트 시세가 급등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10·29라는시점을 기준으로 아파트값의 변화추이를 입주시기별로, 평형별로, 단지 규모별로 살펴봤다.
결론적으로 볼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전반적인 아파트값이 어떻게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희망하는 아파트가 어떤 단지인지를 먼저 선택하는 게 손해를 보지 않는 방법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아파트 가격 급락이라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신규 단지는 꾸준히 올랐다.
소형 아파트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대형 아파트값은 건재했다.
더 세분화해 보면 조망권이나 입지여건, 교육환경, 교육환경, 교통 및 개발 계획에 따라 아파트값은 민감하게 변하고 있다.
최근에는 웰빙 바람을 타고 건축자재를 어떤 걸로 썼느냐에 따라서도 집값이 달라진다.
따라서 막연하게 매스컴 보도에만 의존해 부동산값이 어떻게 될 것이라고 섣불리 판단을 내리는 건 금물이다.
오히려 본인의 자금여력을 따져보고, 본인의 취향에 따라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가 정해지면 해당 아파트 주변 정보와 비슷한 유형의 단지들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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