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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박재규 우편사업단장
[사람들] 박재규 우편사업단장
  • 한정희 기자
  • 승인 2004.04.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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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물류센터 우체국이 만든다!

“고객님이 우체국에 오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들이 찾아가겠습니다.
고객님이 어디에 계시든지 상관없습니다.
인터넷과 콜센터를 통해서 원하는 서비스를 언제든 받으실 수 있습니다.
” 박재규(44)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장은 ‘고객은 왕’이라고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언제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무원 조직에서 고객을 이야기하는 것이 왠지 어설프게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우편사업단은 이 고루한 공식에 종지부를 찍었다.


우편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은 지난해 6월 우편사업단에 박재규 단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박재규 단장은 취임하자마자 단장실 한쪽 벽에 우편사업 경영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기록판을 설치했다.
일반 형황과 영업실적, 성과지표 등을 기록해 현재 우편사업 서비스가 어떤 수준에 와 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지표경영’을 시작한 것이다.


“맨 처음 왔을 때, 적자가 1천억원이 넘었습니다.
우편물은 계속 줄고 있었고, 무엇보다 고객 서비스 지표가 전혀 없었습니다.
” 박 단장은 곧바로 우체국 택배 ‘5대 만족 서비스’ 운동을 전개했다.
방문접수 약속시간 준수하기, 반품 24시간 이내 수집하기, 출발 전에 수취인에게 전화하기, 배달시에 임의위탁 안 하기, 반송시에 적정 여부 확인하기 등이다.
이러한 운동을 전사적으로 실시해 그 성취도를 지표로 기록한 결과, 고객 만족도가 대폭 향상됐다.


“우편 서비스는 서비스산업입니다.
서비스산업의 핵심은 고객 만족이죠.” 박 단장은 처음부터 민간기업이 벤치마킹할 만한 모범적인 정부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장에 취임했다.
그래서 고객 만족 경영이나 생산성 향상, 재무적 관점에서의 경영 등 민간기업의 경영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신규 기업고객을 발굴하기 위한 전담조직으로 우편 마케팅팀을 새롭게 발족시켰다.
공무원 조직에서 마케팅부서가 생긴 것은 우편사업단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앞으로 민간기업들이 운용하고 있는 고객관계관리(CRM) 기법을 우편업무에 본격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박 단장이 이렇듯 강력한 의지를 갖고 업무를 추진하는 데에는 우체국의 인프라를 볼 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의 강점은 전국 방방곡곡에 위치한 3700여개의 우체국 영업점입니다.
이미 서비스 거점이 확보되어 있는 것이죠. 특히 22개의 우편집중국과 대전에 있는 우편물 교환센터는 아주 경쟁력 있는 물류 인프라입니다.


우정사업본부의 강력한 인프라는 박 단장의 경영 능력과 맞물려 현재 확실한 시너지를 내고 있는 셈이다.
미국 MIT 공대에서 물류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95년부터 LG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전략 신사업 개발, 해외자본 유치업무를 담당하면서 경영감각을 키워온 박 단장은 2001년부터는 LG홈쇼핑에서 마케팅 본부장과 고객 서비스 부문장을 역임한 정통 물류맨이다.


현재 박 단장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EMS(국제특송 서비스)다.
독일의 우정국처럼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물류 서비스업체가 되는 것이 그의 꿈이다.
“독일의 DHL은 독일 우정국의 자회사입니다.
전 세계 물류망을 거느리고 있죠. 최근에는 미국쪽의 택배망도 장악하고 아시아에도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동북아의 허브 물류센터는 우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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