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사람들] 걸프리드 토마 / BAT코리아 사장
[사람들] 걸프리드 토마 / BAT코리아 사장
  • 류현기 기자
  • 승인 2004.05.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은 사회의 일원...이익만 추구해서야”

“사회보고서는 우리 사업과 관련된 이슈를 함께 논의하겠다는 신념을 반영했죠.” 세계적인 담배회사인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 코리아)가 ‘사회보고서’를 펴냈다.
“더 이상 기업은 상업적인 목적만을 추구해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걸프리드 토마(50) BAT코리아 사장은 “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지역사회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회보고서 발간의 의의를 설명했다.
BAT 코리아가 펴낸 사회보고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보다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실천하기 위해,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아 경영에 반영한 결과를 사회에 보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BAT코리아가 펴낸 ‘사회보고서’가 다른 기업들이 펴낸 환경보고서와 다른 부분은 각종 이해단체들과의 피드백이 강조됐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정부관계자, 사업파트너, 민간단체 등 각종 구성원들이 참여했다.
토마 회장은 이를 ‘사회와의 대화’라고 말하는데, 단순히 기업을 중심으로 놓고 만든 보고서와는 차이가 있는 대목이다.
BAT코리아의 사회보고서는 국제적인 프로세스 기준인 AA1000을 따르고 있는데, 이는 사회 윤리책임 연구소에 의해 개발된 사회 윤리경영 보고를 위한 절차와 방법을 담고 있다.


일단 BAT 코리아의 사회보고서가 일으킨 반향은 기대 이상이었다.
사회보고서가 나오자마자 경쟁사를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벤치마킹을 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토마 사장은 “사회보고서를 통해 다른 많은 기업들이 사회가 기대하는 방향으로 더욱 책임감 있는 기업활동을 하길 바란다”며 긍정적인 효과를 예상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토마 회장은 말한다.
공장이 위치한 사천지역의 이해 관계자들과 공청회를 가지면서 그 지역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도 하고, 또 약속을 하나하나 이행하면서 지역사회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BAT가 실천을 약속한 40여개 가운데 47.5%가 실행됐고 BAT는 2004년 말까지 100% 끝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 가운데는 청소년 흡연방지 프로그램과 지역사회를 위한 요청이 포함되어 있고, 순수익의 0.5%가 예산으로 쓰여질 예정이다.


물론 첫 번째 사회보고서는 앞으로도 많은 수정이 이뤄질 것이다.
토마 사장은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요구사항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며 “10년 후 사회보고서는 지금과 다를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사회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수차례 공청회를 가지고, 이에서 나온 요구사항을 수정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BAT가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인 이유는? 물론 담배회사가 가진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토마 사장은 “상업적인 성공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인 책임감이 있는 기업으로 성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기업과 사회는 별개가 아니라 사회의 일원이다”라는 쪽에 무게를 둔다.
에디오피아의 난민 어린이를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고, 대학 시절에도 적은 돈이지만 매년 기부를 한 토마 회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이해가 갈 만하다.


BAT 코리아가 내놓은 사회보고서가 단지 한 권의 책으로 끝날지, 적극적인 실천의지를 보여주는 보고서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현재 분위기 속에서 ‘사회보고서’가 가지는 의미는 나름대로 다른 기업들에는 각별하게 다가설 수 있다.
토마 사장의 이후 행보에 눈길이 가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