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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미국 금리 읽으면 주가 보인다
[증권] 미국 금리 읽으면 주가 보인다
  • 이원재
  • 승인 2001.06.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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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인하 때는 내수실적 호전 우량주에 주목… 아닐 땐 수출관련주가 유망 주식시장은 여전히 ‘외국인 투자지 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외국인이 팔면 떨어진다.
외국인들이 8주 만에 매도세로 돌아선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도 그에 따라 내림세를 보였다.
5월4~11일에 2.54포인트라는 소폭 내림세를 보였던 주간을 뺀다면 4월9일 497포인트 이후 주간 단위로는 처음 종합주가지수 내림세가 나타난 것이다.
이쯤 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요즘 어떤 이유로 한국 시장에서 매수세로 나서고 어떤 이유로 매도세로 돌아서곤 하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어떤 종목들을 사고 어떤 종목들을 팔고 있는지, 그 행태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도 역시 관심사다.
‘외국인 매매종목’에 관심집중 사실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게 된 것은, 그만큼 4월 초 이후 주가 반등세를 그들이 든든하게 떠받쳐왔다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현금화 기회만 노리고 있었던 듯 주가가 오르기만 하면 매물을 내놓았고, 기관투자가들도 아직 장에 확신을 갖지 못한 듯 어정쩡한 모습이었다.
이런 국내 세력들의 어정쩡한 태도에 견주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말 그대로 파상공세를 벌인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5월 한달 동안 거래소 시장에서 9956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과 일반법인은 28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9672억원어치를 순매도해, 개인이 내놓는 물량을 외국인들이 사들이는 형국이었다.
4월까지 되돌아보면 정도는 더 심해진다.
외국인들은 4월 한달 동안 거래소에서 1조12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과 일반법인은 373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7503억어치를 순매도하면서 5월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매수물량을 대주는 모양새였다.
이 정도가 되니, 이렇게 사들인 외국인 순매수물량이 매도물량으로 돌변하지 않을까 투자자들이 가슴을 졸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다시 궁금증은 외국인들이 왜 이렇게 한국 주식을 사들였을까에, 또 어떤 원인이 이들의 매매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지로 번져간다.
물론 국내 기업구조조정 진행 정도나 경제지표 동향에도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외국인들의 매매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미국 시장이라는 것을 각종 지표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외국인 매매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깜짝 금리인하 쇼’였다.
미국 연준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올해 다섯번에 걸쳐 2.5%포인트의 연방기금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 가운데 1월3일과 4월18일의 두번은 통상 금리인하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리지 않는 날에 단행한 ‘깜짝 쇼’였다.
그 깜짝 쇼들은 나스닥지수 상승을 이끌기도 했지만, 나스닥은 금리인하 다음달쯤이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드는 등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바다 건너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행태에 더욱 큰 영향을 끼쳤다.
1월 6.5%에서 6%로의 깜짝 인하 이후 한달반여 동안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3조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4월18일 5.5%에서 5%로의 깜짝 금리인하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5월 말까지 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의 외국인 순매수가 일어난 것이다.
결국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추세를 내다보려면 미국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있을 것인지를 예측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미국의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오는 6월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책당국자들이 여전히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기를 연착륙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금리인하 행진을 좀더 이어갈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는다.
오히려 그 크기가 0.25%포인트냐 0.5%포인트냐를 놓고 논쟁하는 정도다.
우선 연준 그린스펀 의장이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경제성장률이 평균을 밑도는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경제 약세가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심화할 수 있는 위험에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며 “추가적인 정책대응을 요구받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로버트 맥티어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도 5월31일 2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소폭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해 추가 금리인하론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6월1일 발표된 5월 실업률이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치인 4.6%보다 조금 낮은 4.4%로 나타나면서 반대의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실업률이 4월의 4.5%보다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미루어 경기둔화세가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경기둔화세가 약해지면 추가 금리인하로 경기둔화 속도를 늦춰 연착륙시켜야 한다는 명분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결국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을 예측하려면 6월 중 발표되는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들을 면밀히 살펴보아 추가 금리인하 여부와 그 강도를 짐작해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금까지 철석같이 믿고 있던 금리인하와 외국인 자금 유입의 순환고리가 흔들릴 수 있게 된 것이다.
6월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 가운데 추가 금리인하 여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는 우선 가장 가까운 7일과 14일, 21일 발표되는 주간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있다.
이는 월간실업률 추이의 선행지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실업수당 신청이 늘 경우 실업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커지게 된다.
더 중요하게는 14일에 발표되는 생산자물가지수와 15일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극도로 민감하다.
물가가 오르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당연히 추가 금리인하는 부담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커지는 쪽이라면 외국인 자금의 거래소시장 유입은 어느 정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초부터 5월 말까지의 움직임을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외국인이 주도권을 이어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럼 어떤 종목일까? 5월을 되돌아보면, 외국인들은 한달 동안 LG전자, 국민은행, 한국타이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내수실적호전주, 업종대표주들을 집중적으로 순매수했다.
4월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이 하나은행, 하이닉스반도체, 주택은행, 현대자동차, 굿모닝증권의 순서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4월 순매수 2위였던 하이닉스반도체는 5월에는 순매도 상위 5위에, 순매수 5위였던 굿모닝증권이 순매도 4위로 전락할 정도로 판이 뒤집어졌다.
즉 구조조정재료보유주, 수출관련주들의 퇴조가 역력하고 실적이 성장하는 내수관련주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이다.
물론 이유가 있다.
미국 금리인하로 한국 주식시장으로 자금유입 여력은 생겼으나, 금리인하는 곧 경기둔화세가 이어진다는 뜻이기 때문에 대미 의존도가 심한 한국에서 수출관련 기업은 매력이 없다.
당연히 내수관련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이다.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외국인 자금유입이 이어진다면 이런 흐름 역시 이어질 전망이다.
5월 순매수 상위 종목들을 비롯해 내수실적 호전 관련 재료가 나오는 업종과 기업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실적호전이 가속도를 타고 있는 자동차업종은 외국인매수가 이어진다면 여전히 매력이 남아 있어 보인다.
대신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가 주춤하고 경기둔화세가 약화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사고를 전환해 수출관련주와 그동안 많이 떨어진 IT주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한다면 한국쪽에서는 수출산업이 가장 유망해지는 것이고, 외국인투자가들 역시 이런 점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화학·음식료 실적호전주 유망
증권사들은 롯데삼강, 농심, 동원산업 등 음식료 관련주들에 큰 관심을 보였다.
경기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분명한 테마도 드러나지 않는 ‘지지부진 장세’에는 확실한 실적호전 업체들이 득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보였다.
한국포리올, 동양제철화학 등 저평가된 화학업체들에 대한 추천도 있었다.
최근 논란이 된 A&D주에 속하는 모헨즈도 투자유망종목으로 추천받아 눈길을 끌었다.
교보증권 롯데삼강 : 여름 성수기 빙과관련 업체의 주가는 보통 6월까지 종합주가지수 대비 초과수익률을 올리는 것으로 과거 통계에서 나타나 상승세 유지 전망. 롯데삼강을 중심으로 선두 4개사가 공격적 마케팅을 추구하면서, 올해 빙과업계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전망. 롯데삼강 매출도 역시 전년대비 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 동원산업 : 선망참치 가격이 급상승(톤당 500달러에서 4월 940달러로)해 올 매출 2915억원(전년대비 32.6%증가), 영업이익 482억원(102%증가), 경상이익 379억원(522%증가)으로 전망되는 등 대대적 실적호조 예상. 참치가격 인상에 따른 효과가 반기결산 때 반영된다는 점 감안해 저가매수 유효. 씨엔씨엔터 : 카드업계에서 IC카드 도입을 2005년까지 단계적 추진중이므로 성장성 부각중. 액면분할로 유동성 확보 전망. 동원증권 동양제철화학 : 동양화학의 높은 자산가치와 제철화학의 우수한 현금창출력 결합으로 재무안정성 높아짐. 올 예상실적 기준 PER 4배로 저평가 상태. 자사주펀드로 보유중인 60만주 소각과 제철유화와 합병 때 주가 레벨업 가능. 포리올 : 주가상승에도 예상실적기준 올해 PER 5배 수준으로 업계평균 6.7배에 비교해 저평가. 석유화학 경기에 따른 매출 및 손익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전문 화학업체에 대한 시장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상승 여력 있음. 국민신용카드 : 정부의 신용카드 사용 장려 등 우호적인 정책 지속. 조달금리 하락으로 수익성 여전히 높은 수준. 수익성 악화 초래 가능성 높은 ‘신용카드업 개선방향’ 시행 유예기간이 애초 예상했던 1년6개월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 삼성증권 호텔신라 : 금융비용 절감, 달러강세, 면세점 내국인한도 확대 등으로 실적 대폭호전 전망. 2001년 한국방문의 해와 2002년 월드컵 등 대규모 국제행사로 수혜 기대. 고배당정책 등 주주가치 극대화 노력도 긍정적. 모헨즈 : 영상솔루션 등 정보통신사업으로 A&D를 진행중. 증자 통한 현금조달로 재무안정성 양호. 대신증권 한국포리올 :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고 앞으로 3년간 경상이익률 14%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상장 화학업체 가운데 최고 수준의 재무안정성, 독과점적 시장지위 확보. 조정 뒤 거래량 증가로 재상승을 보이고 있어 주가 추가상승 가능. 한성기업 : 1분기 실적호전. 자회사 한성텔리안의 영업호전. 굿모닝증권 일성신약 : 스미스클라인에서 도입한 주력제품인 페니실린계 항생제 오구멘틴이 의약분업 이후 타사 저가 카피약품보다 의사 처방선호도 높아 매출급증. 1분기실적 대폭호전. 하반기 크놀에서 도입하는 비만치료제 리덕틸 출시계획으로 성장추세 지속 전망. 농심 : 원가율 하락과 안정적 매출증가로 6월결산에서 사상 최고이익 실현 전망. 내년에도 제품가격 반영으로 사상최대 이익 기록 전망. MSCI지수 신규편입된 업종대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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