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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런던↔베를린 항공요금 1만원∼”
[아일랜드] “런던↔베를린 항공요금 1만원∼”
  • Hannes Mosler
  • 승인 2004.07.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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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 급성장…동아시아 등서도 수요 늘어날 듯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5만원.” 어느 노래 가사의 한 대목이다.
하지만 이젠 이런 얘기도 들린다.
“베를린에서 런던까지 항공요금 1만원!” 바로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초저가 항공사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라이언에어(Ryanair)를 비롯해 이지제트(EasyJet), 에어베를린(Air Berlin) 등 초저가 항공사들은 항공요금을 파격적으로 내려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비밀은 바로 불필요한 서비스를 과감히 없애버린 것. 최대 항공시간이 2∼3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기내 음식 등 기내 서비스를 없애버렸을 뿐 아니라, 모든 업무는 인터넷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도록 한 것. 인건비가 대폭 줄어든 건 물론이다.
초저가 항공사들의 폭발적 인기를 맨 앞장서 이끌고 있는 건 바로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다.
지난 1985년 런던-더블린 구간에 초저가 항공 서비스를 시작하며 메이저 항공사들에게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라이언에어는,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그 누구도 무시 못할 존재로 떠올라 있다.
현재 라이언에어는 16개국 149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라이언에어의 올해 1분기 성적표에서도 이런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연간 승객수는 2313만명. 1년 사이 승객수는 47%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수익은 28%나 늘어나 10억7420만유로를 기록했다.
앞으로 10년 안에 유럽 최대 항공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 그리 헛된 꿈만은 아니라는 것을 짐작케 해준다.
기존의 메이저 항공사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라이언에어의 실적은 계속 이어진다.
승객수송 성장률 유럽 1위. 직원 1명당 승객수 1만50명이라는 기록은 유럽 지역 항공사를 통틀어 생산성이 가장 높음을 보여준다.
라이언에어의 성공비결은 무엇보다 무료 기내 음식을 없애고, 기내 음식 유료 선택권을 승객에 부여한 점, 카운터 서비스 대신 100% 인터넷 영업을 정착시킨 점 이외에도 불필요한 공항시설을 이용하지 않은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이착륙료가 비싼 메이저 공항보다는 도시 외곽의 중소공항을 주로 아용하는 것도 보탬이 됐다.
이 점 때문에 초저가 항공사의 등장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 편이다.
승객들은 거품을 뺀 저렴한 가격에 항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좋고, 중소공항을 끼고 있는 지역경제는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좋은 셈이다.
이처럼 라이엔에어를 비롯한 초저가 항공사들이 제 영역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된 건 90년대 들어 유럽연합이 항공산업에 대한 규제를 큰 폭으로 줄이면서부터다.
그간 몇몇 메이저업체들의 독과점 상태로 운영되던 항공산업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여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초저가 항공사의 급속한 성장은 바로 이런 조건에서 가능할 수 있었다.
최근엔 라이언에어의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예컨대 헝가리의 위즈에어는 동유럽의 유럽연합 가입 이후 늘어난 이 지역 항공 서비스시장을 겨냥해 옛 동유럽권 지역에 특화된 초저가 항공사로 자리 잡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 신용카드 결제가 일반화되어 있지 않은데다 공항시설 등 관련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 지역에서 빠른 시일 내에 라이언에어의 성공 스토리가 재연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 점에서는 오히려 싱가포르의 아시아에어가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잠재적 항공 수요가 무궁무진한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앞으로 초저가 항공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 전망이다.
35% 수익률을 유지하는데다 올해 상반기에만 1천만달러 이상의 순익을 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아시아에어에 높은 점수를 주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는 편이다.
어쨌든 세계 항공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온 장본인인 라이언에어의 성공 스토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다른 지역에서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는 초저가 항공 서비스 움직임과 맞물려 라이언에어의 행보는 계속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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